2009년 2월 24일 화요일

코리아나 챔버뮤직 소사이어티 제36회 정기연주회, 2009. 2. 24.

고클래식에 티켓 신청을 했었는데, 전에도 몇 번 신청은 했었지만 된 적이 없어서 잊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로그인을 했다가 쪽지함이 반짝거리는 것을 발견...! 그런데... 헉 공연이 바로 당일인 것이다. 쪽지가 온 지 며칠 되었는데 반짝이는 걸 그제서야 본 것이다. (아니면 로그인을 며칠 간 안했을 수도...)

급히 같이 갈 사람을 찾아 보았는데 별로 없어.... 도윤이에게 물어 보았더니 간다고 해서 모녀가 밤마실 나가는 겸해서 콘서트 나들이를 하기로 했다^^; 실내악이라서 나는 꽤 관심이 가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과연 도윤이가 얼마나 지겨워하지 않고 있을 수 있을지 궁금했다.

도착하여, 도윤이에게 자그만치 2,500원이나 하는 조그만 카스테라를 사주고 (음악당 안의 카페는 정말 심하게 비싼 듯..ㅠㅠ 하지만 연주회 시간 동안 엄마 말 잘 듣게 하기 위한 투자이기 때문에 사줘야...;;;)... 1시간 반 좀 넘게 이어진 콘서트 내내 도윤이는 잠도 안자고... 별로 많이 지겨워 하지도 않고... 꽤 착하게 앉아서 잘 들었다. 그건 그렇고... 

첫 곡은 전에 우리 앙상블의 은아씨가 나중에 꼭 해야 한다고 했던 바로 그 곡. 프로그램에는 미뉴엣이 적혀 있었는데, 연주는 알레그로만 했다. 기대했던 것처럼 정교한 연주가 아니어서 조금 실망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듀엣연주는 언제나 보기가 좋다. 비올라나 첼로가 낮은 음역을 가지고 있는 악기이긴 하지만 살짝 더 날카로운 음색으로 조금 더 앙상블을 잘 이루었다면 좋았을 텐데 싶긴 했다.

이어지는 곡은 하이든의 Fifth. 에르완 리샤가 들고 나온 비올라가 엄청 커 보였고...^^; 퍼스트 바이올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곡인 듯 했다. 안단테 악장이 아름다왔다.

이 곡과 나중의 도흐나니 퀸텟을 들으면서 우리 앙상블도 이 곡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들었는데 하이든 같은 경우는 퍼스트 바이올린만 잘하면 가능할 수도 있을 듯 하고... (잘하는 분을 영입해야..;;;) 도흐나니는 어느 악기가 리딩한다는 느낌 없이 각자가 맡은 파트를 매우 충분한 소리를 내면서 연주해야 할 것 같았다. 하이든보다 도흐나니가 서로 묻어가면서 재미있게 연주할 수 있을만한 곡이지 않을까. 사실 도흐나니의 피아노 퀸텟이 연주되는 것 까지 보다 생각해 보니 이번 연주회 프로그램은 우리 앙상블의 구성으로 연주하기에 딱 좋은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었다.

도흐나니의 곡은 매우 재미있었다. 각 악기들이 더하고 덜하고 없이 모두 자기 몫을 하면서 즐거운 앙상블이 되는 것을 보니 정말 부러웠다고나 할까. 집에 와서 인터넷에서 악보를 찾아 보았는데, 나름 최근 작곡가여서 그런지 무료악보는 없고 유료로 구해야 할 듯 하다. 아다지오 악장만이라도 한 번 해보면 어떨까 했는데 말이다.

연주는 앵콜 없이, 커튼 콜도 없이 그냥 끝났다. 어쩐지 마지막 곡의 화려한 엔딩과는 맞지 않는 맹숭맹숭한 느낌이랄까. 이런 소규모 음악회가 사실 더 즐겁고 재미있을 수 있는데... 오는 길에 도윤이에게 일전에 성당에서 했던 실내악 공연 (대중적인 클래식 소품들이 잔뜩 연주되었었다)이랑 이번 공연이랑 어느 것이 더 재미있었냐니까 뜻밖에 이번 공연이 더 좋았다고 한다. 도흐나니가 맘에 들었던 걸까... 아니면 무대가 가까이에 확 들여다 보이는 자리 덕분일까...

P/R/O/G/R/A/M

L.v.Beethoven Duet with two obbligato eyeglasses for Viola & Violoncello
Allegro-Menuetto
Va.. 김상진 Vc. 임경원

J.Haydn String Quartet No.61 in d minor Op.76 No.2
Allegro
Andante o piu tosto allegretto
Menuetto: Allegro ma non troppo
Finale: Vivace assai
Vn. 양승희, 지성호 Va. 에르완 리샤 Vc. 김호정

intermission

E.v.Dohnanyi Quintet for Piano & String Quartet Op.1
Allegro
Scherzo
Adagio, quasi andante
Finale (Allegro animato)
Pf. 오윤주 Vn. 지성호, 양승희 Va.. 서수민 Vc. 이유미

댓글 4개:

  1. 도흐나니는 그의 스트링 콰르텟으로 알게된 작곡가 입니다. 한동안 정말 좋아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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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손가락쟁이 - 2009/03/01 03:58
    그렇군요. 도흐나니...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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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7년인가요? 일전에 학교에 문화행사로 온 적이 있어서 (공짜로)본 적이 있었는데.. 그당시에는 그다지 인상이 강하게 남지 않았어요.

    개인적인 느낌이라면 개인적 기량은 좋은편인데 앙상블이 제대로 안된달까.. 뭐랄까 자기들이 너무 잘나서 따로 노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덤으로 저희 문화행사떄도 앵콜은 없었답니다.. 그때는 무료공연인데다 관객들이 맘에 안들어서 그랬는줄 알았는데.. 원래 그런걸지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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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진혁군★ - 2009/03/02 05:11
    솔직히 말하자면.... 다는 아니구요... 개인적 기량들도 매우 뛰어나지는 않아 보이긴 했습니다.^^;; 어쩐지 충분한 연습없이 무대에 선 것 같아 보이더군요. 사실 앞의 두 곡은 좀 더 그런 느낌이었죠. 앵콜까지는 준비할 시간이 없었을지도..?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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