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2일 일요일

뒤포르 정기연주회

우리 팀 까페에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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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친기와 뒤포르 정모가 모두 끝났습니다. 정말 모두들 수고 너무 많으셨고 다들 고생하셨어요. 이번 연주를 하면서 제가 인복이 있어서 좋은 분들을 이렇게 만났구나 싶었어요^^.

사실 이번엔 그다지 큰 부담을 가지지 않고 한 연주회들이었는데... (노관객때는 부담이 왕창이었어요) 막상 무대에서는 꽤 많이 부담이 되더군요. 곡을 시작한 후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버릇은 여전했고..;;

게다가 이번엔 처음에 상콤하게 삑사리와 더불어 시작하느라...;;;; 급 긴장.... 손가락과 팔이 서서히 얼어가느라 비브라토도 없고..; E현은 찢어지는 소리라서 비브라토를 넣어 주어야 하는데 소리는 찢어지고.. 쉬프팅도 불안정하게 되어 음정도 엉망이고... 점점 얼음인간으로 변해 가는 제 자신을 느끼며... 급 좌절했었습니다.ㅠㅠ

이래선 안되고 지금부터라도 잘하자... 계속 생각하면서 연주를 했는데 ㅜㅜ 무대에서 내려와서도 계속 슬프더군요..ㅠㅠ 특히 아마추어 연주회인데 너무 잘하시는 분들이 뒤에 쭈르르 연주하시니 자괴감이 물흐르듯 넘쳐나왔...;;;; (뒤포르 정모 안갈랍니다. 아마추어 쭉 세워 놓고 나중에 전공자들 출연은 비록 귀는 호사를 했지만.... 먼저 연주한 아마추어 초보들에겐 좀 가슴 아픈 일이라... 물론 비교는 무의미하지만요..ㅠㅠ)

일단.... 연주 들어가기 전에 뒤의 두마디 운운하여 친구를 제물로 삼으려다가 제가 망가지게 된 점... 인과응보라고 생각합니다. ㅠㅠ

그리고.... 녹음을 듣고 생각한 것인데.... 연주곡의 편곡이 썩 좋은 건 아니었지 않나 싶습니다. (안되면 곡 탓이라도 해야..;;;) 특히 1 바이올린이 계속 멜로디를 반복하여야 하는데 솔직히.... 사실 전 마지막 까지도 이 곡을 어떻게 연주해야 하는지 판단이 서질 않았었습니다...; 강약이 없다고 제가 말씀드렸던 것도 그런 맥락이었는데, 그저 단순한 멜로디의 반복이어서인지 아니면 원래 가사가 있는 곡이어서인지, 그저 바이올린 선율만으로는 느낌이 살아나질 않았었어요. 역시.... 전 감수성 훈련이라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ㅠㅠ 다음엔 감수성 훈련이 덜 되어도, 좀 더 연주하기 좋고, 듣기 좋은 곡을 찾아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나저나.... 뒤포르 정모는 (제가 연주에 참여만 안했더라면) 참 재미있는 연주회였어요. 더구나 아마추어인데도 정말 잘하시는 몇 분들 너무나 부럽고... 뒤에 라흐 연주자들은 말할 것도 없구요.  정말 열심히 해야 발끝이라도 따라가겠구나 싶었어요. 그래도 열심히 해야 겠다는 의지를 붇돋아 주니 좋더군요^^;;;

그 불타는 의지를 가지고... 집에 와서 허리가 아플 정도로 잠을 잤....;;; (양배추 스프만 먹으니 배고파서 잠만 자게 됩니다. ㅠㅠ) 씻고 레슨 대비 연습이나 좀 해야겠습니다. ㅎㅎㅎ

2009년 11월 16일 월요일

에바피라찌

현을 사놓고도 귀찮아서 안갈다가 녹슨 현을 쓰곤 한다..ㅡㅡ;; 이번에도 한달 정도 전에 현을 몇 세트 사놓았었는데도 그냥... 올 봄에 걸어 놓은... 인펠트 블루를 계속 쓰고 있었다. 요즘 계속 악기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활털을 갈아야 할까, 악기 점검을 하러 가야 할까 고민 중이었는데, 서초동까지 가는 것이 또 귀찮아서....ㅡㅡ; (집도 가까운데.... 아.. 난 왜 인생이 다 귀찮기만 한 걸까...) 그냥 저냥 버티고 있다가, 현을 사둔 것이 생각이 났다.

찌간느와 도미넌트와 에바피라찌를 바라 보다가... 구슬은 꿰어야 보배고, 현은 갈아야 제맛이라며 가장 고가인 에바를 골라 들었다. 결과는.... 음..... 왜 다들 에바를 쓰는 지 이제야 알겠다.

전에도 에바를 몇 세트 사본 적이 있었는데, 어쩐지 그 촌스러운 초록색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냥 다 지인들에게 넘겼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한번도 에바를 끼워 본 적이 없었다.  반골기질 탓인지... 의도적인 것은 아닌데 어쩌다 보면 항상 남들이 좋다는 건 꼭 피해가고 있더라는...  

일단 악기 소리가 매우 맑고 커졌다. 답답하고 어두운 소리가 나던 악기가 맑고 밝은 소리를 내주니 매우 신기하다. 문제는 단명한다는 에바가 과연 며칠이나 버텨줄까 하는 점인데. 버텨주거나 말거나 난 일단 내년 봄에 개나리 필 때까진 이 녀석을 쓰련다. 흐윽... 또 본전 생각이...ㅠㅠ

2009년 11월 12일 목요일

신종플루 검사...

어제 오후에 큰 아이가 학교에서 전화를 했다. 목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다고. 동네 소아과에 가보라고 했는데, 편도선염인 것 같다고 약을 지어왔다. 5시 반이 되어서 또 전화를 하더니 열이 38.4도 정도 된다는 것이다. 목이 부었으면 열이 나는 것이야 당연하긴 하지만... 혹시나 신종플루일까 싶어서 다시 소아과에 전화를 했더니, 플루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의심이 되면 검사를 받으라고...;;;

 

퇴근시간 10분을 남겨놓고 후다닥 집에 와서 아이를 데리고 성모병원에 갔다. 둘째도 감기기운이 있긴 하지만, 가능하면 그런 바이러스 소굴(?)에는 최소인원만 가야 할 것 같아서 큰 아이만 데리고 갔다. 신종플루검진소는 문을 닫아 응급실에서 검사를 하는 모양이다. 한 7시쯤 접수를 하고 한 시간을 기다려서 진료를 받고, 검사를 하고... 그리고는 약이 나오길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약이 나오질 않는다. 환자가 많거나... 약사가 다 퇴근하고 한 명만 남았거나...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ㅠㅠ

 

아이는 계속 머리 아프고 답답하다고 칭얼대다가 심지어 응급실 의자에서 잠이 들고... 이렇게 오래 걸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진료 끝나자 마자 집에 데려다 놓고 올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 즈음, 결국 남편에게 전화를 해서 애를 먼저 데려가라고 했다. 9시 10분 쯤 아이가 가고.... 거의 9시 반이 되어서 약이 나왔다. 타미플루는 무상공급이라고 하고... 항생제, 진찰료, 검사비 등등.. 12만 7천원이 조금 넘는다.

 

아이 검사 결과는 2-3일 후에 나온다고 하는데, 플루인지 아닌지 모를 환자들이 잔뜩 있는 응급실 대기실에서 2시간 반을 있었더니 머리도 어질어질.... 없던 플루도 생길 것 같다. 아무래도 나도 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하나 싶을 지경이다. (그런데 너무 비싸서..ㅠㅠ)

 

사실 나는 지난 주에 머리가 심하게 아파서 거점병원을 갈까 그냥 내과에 갈까 고민하다가... 퇴근하고 동네 내과에 갔었는데 첫번째 간 곳에서는 환자가 많아 진료 못한다고 하여 쫓겨나고..ㅠㅠ 두번째 간 곳에서는 1시간 반을 기다려서 진찰을 받았다. 열이 37.1도라고 그냥 감기약을 지어 주었는데 열이 오르면 그냥 타이레놀 먹으라고..;;;; "집에 타이레놀 있으시죠?" "네..." 하니 의사가 "오케이~" ㅡㅡ;

 

그건 그렇고....; 오늘은 수능시험 보는 날이라고 해서 열나고 아픈 아이 (큰애), 열안나고 아픈 아이 (작은애) 모두 학교 가지 않고 있는데, 내일은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걱정이다. 나는 일단 회사로 왔는데... 잘 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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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검사한 지 3일째인 오늘 아침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결과는 음성. 결과가 안나와서 오늘 있는 시사촌 결혼식도 못갔는데 말이다... 음성이니 다행이긴 하지만, 일주일 재택근무의 꿈은 물거품으로....^^;;;;;

2009년 11월 9일 월요일

[공연안내] 12/5 강주미 바이올린 독주회


<명 바이올리니스트 콘서트 시리즈 2>

-차세대 선두주자, 바이올리니스트 강주미 독주회-

 

2009년 12월 5일 요일 저녁 730

 모짜르트

 

 

예매신청 및 문의: http://cafe.naver.com/concertseries.cafe (클릭!)

예매 오픈 : 11월 8일 일요일 오후

 

명 바이올리니스트 콘서트시리즈 에서 오주영씨에 이어 2번째로 초청한 연주자는

2009년 서울국제음악콩쿨에서 우승하고

2009년 하노버 국제콩쿨에서 준우승하여 우리에게 큰 기쁨을 준

젊은 연주자 강주미양( 클라라 주미 강) 입니다.

 

인터넷으로도 생중계된 이번 콩쿨들에서

심플하면서도 아름답고 기품있는 연주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킨 강주미양은,

깊이있는 음악성과 아름다운 외모로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청중들이 뛰어난 연주자들을 직접 초청하여,

연주자와 열정적인 관객들이 하나가 되는  저희 콘서트 시리즈에서는

 

예비관객들의 열화 같은 요청에 의하여

차세대 선두주자 강주미양을 이번 주인공으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이번 독주회에서 강주미양은

평소에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연주곡목들을 준비하여 여러분께 다가갑니다..

 

 

PROGRAM

 

W.A. Mozart ............    Sonatas for Piano and Violin 

(모짜르트...................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중 1곡)

 

S. Prokofiev.............     Sonata  No.1 for Violin and Piano  in f minor

(프로코피에프 .......... 바이올린 소나타 1번 f단조 )

                                  1.  Andante  assai

                                  2.  Allegro brusco

                                  3.  Andante

                                  4.  Allegrissimo - Poco piu tranquillo

 

 

-Intermission(휴식)-

 

P. I. Tchaikovsky............Works For Violin & Piano

(차이콥스키..............피아노와 바이올린를 위한 곡들 중 2곡)

 

Pablo de Saradate ........Virtuoso Works For Violin & Piano 

(사라사테...............비르투오소 바이올린 showpiece 3곡)

 

프로그램은 연주자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학력
•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재학
•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사 졸업
•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악대학
   예비학교
• 독일 쾰른 국립음악대학 예비학교
•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 예비학교
• 독일 뤼베크 국립음악대학 예비학교
• 독일 만하임 국립음악대학 예비학교

지도교수   
• 김남윤 • 크리스토프 포펜 • 자카르 브론  
• 도로시 딜레이 • 강효  • 발레리 그라도프

수상경력

• 2007년 스위스 티보르 바르가 국제바이올린콩쿠르 3위
• 2005년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국제음악콩쿠르 준결선
• 2005년 핀란드 얀 시벨리우스 국제바이올린콩쿠르 준결선

@2009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우승

@2009 하노버국제콩쿠르 2위

 

1987년 6월 10일생

 

                                           사진 출처 : 하노버 국제 콩쿨 홈페이지

                                                               서울국제음악콩쿨 홈페이지

 

 

찾아오시는 길


제9회 바이올린친구되기 정모

바친기 정모에는 여러 번 참석했었지만... 연주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실력도 변변찮은데다가 무대공포증 (대인공포증인가...)이 심해서 남들 앞에서 연주하는 것이 정말 무서웠기 때문..;;

 

앙상블을 하는 것도 사실 연주를 하고는 싶지만, 혼자서는 너무 무서우니까...ㅎㅎㅎ... 라는 이유도 있었다. 확실히 혼자 하는 것보다는 엄청나게 힘이 된다.

 

그래서 이번엔 바친기 정모에 도전. 연주 신청한 사람들을 보니 모두 잘 하시는 분들 같고...  우리같은 초보는 별로 없는 듯 했지만... 역시 머릿수로 밀어 붙이자라는 도전정신 (?)으로 참가 신청을 했다.

 

당일 아침에 모여서 맞춰 봤는데, 도무지 악기 소리가 맘에 들지 않는다. 활 탓이라는 둥, 날씨 탓이라는 둥... 나중에는 아침을 거르고 와서 그런 걸까... 라는 생각까지 하면서 종로로 왔다.

 

정모 장소인 티포투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잔뜩있는 아주 예쁜 까페였다. 생각보다 훨씬 더 좋았다. 다만 첼로를 든 은하가 4층까지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 점은 좀 안됐었다ㅠㅠ 첼로까페 정모는 절대로 여기서는 못할 듯...ㅎㅎㅎ

 

 

리군과 싫어양이 정모를 준비하느라 엄청 고생한 듯 했다. 명색이 스텝이면서 하나도 도와주지 않고 달랑 연주만 하러 가고 보니 무지 미안했다는..ㅠㅠ

 

 

blackneye님의 첫 연주. 이제 막 악기를 배우기 시작하신 분인데 첫번째 연주로 올라가셔서 정말 떨리셨을 듯 하다. 그래도 어찌나 씩씩하게 하시던지 다들 용감하신 듯...

 

그리고 이어진 우리 차례. 조그마한 무대가 있었는데, 그 위로 "희귀악기"라면서 첼로와 비올라를 올려 놓고 바이올린들은 아래에 섰다. 연습했을 때랑 배치가 달라지고 서로의 얼굴이 잘 안보여서 템포를 맞추기가 좀 어려웠다.


 

간단한 소개를 하고 연주를 시작했는데, 처음엔 괜찮더니 진행할수록.... 숨도 안쉬어 지고 비브라토도 안되고..ㅠㅠ 그나마 큰 삑사리 안낸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 건지...;

 

연주자가 많지 않을 것 같아 나름 정모에 도움을 주려는 생각으로.... (도무지 무슨 생각인지...) 한곡을 더 연주했는데, 흑... 엉망진창..ㅠㅠ 왜 그걸 더 했을까...; 첼로, 비올라, 피아노가 불안하게 시작을 하고 나서 그저 선율 따라가기에 급급... 멜로디도 잘 안들렸을 듯 싶다 ㅠㅠ


(조금 전에 연주 녹음을 한번 더 들어봤는데, 일단 긴장이 되어서 비브라토가 살아나지 못했다. 울게하소서에서는 호흡조절이 여전히 안되어서 인지 어딘가 여유롭지가 못했다. 연습할 때는 그래도 음정이 좀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음정이 맞지 않는 부분들이 거슬린다. ㅠㅠ 간단한 곡인데도 말이다... 하나하나의 악기가 아름다운 음색을 내어 주어야 하는데 전반적으로 밋밋한 느낌... 레가토와 비브라토 특훈이라도 해야 할까 보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에서는 갑자기 연주를 한 탓인지 너무 급하게 연주를 했다. 전혀 여유라고는 없게 들리는데다가 악상을 살리지 못해서 그런지 곡이 무슨 군가처럼 씩씩하기까지 하다.ㅡㅡ;;; 일단 정신을 못차리고 연주한 티가 팍팍난다. ㅠㅠ 어떻게 해야 곡의 느낌을 살릴 수 있을지 좀 연구를 해봐야 할 듯하다..)

 

그 이후로 3명이 훌륭한 연주를 들려 주시고, 뭔가 나만 당할 수 없다는 생각에 제비뽑기를 제안했다. 제비에 걸린 두 분이 보충연주를 들려 주셨는데, 그 중 한 분은 전공자였다는...;; 어쩌다가 내 사악한 음모에 걸려서 급 연주해주신 두 분께 감사를...;

 

아래는 이번에 정모한다고 네이버가 나눠 준 선물. 이것 말고도 선물이 좀 더 있었다는데, 차량 동원이 안되어 못 가져 왔다고 한다. 그럴 줄 알았으면 내가 싣고 오는 건데 말이다.

 

 

사진출처: 바친기의 미어캣님뭐라할까님의 포스팅

2009년 11월 7일 토요일

[공연] 바흐페스티벌 - 헬무트 릴링 2009.10.31

올해 바흐페스티벌 중에서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아 보기로 한 공연. 헬무트 릴링이 이끄는 바흐 콜레기움 슈투트가르트와 게힝거 칸토라이의 헨델과 바흐 공연이고 바흐페스티벌의 마지막 공연이기도 했다.

 

성악과 합창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합창석을 원했었는데 합창석은 아예 오픈을 하지 않았고 자리는 3층으로 배정이 되었다. 합창석에 앉아 성악공연을 보면 음향이 완전히 엉망진창이 되기 때문에 3층이 훨씬 나은 자리이긴 했지만 연주자들 모습이 제대로 보이질 않는 점이 좀 아쉬웠다.

 

일요일 저녁. 정말 많은 사람들이 노장의 지휘를 보러 예당을 찾아 왔다. 3층까지 거의 꽉 찬 자리를 보니 릴링의 명성이 대단하다 싶었다. 바흐 페스티벌의 다른 공연과는 달리 고악기가 아닌 모던 셋팅의 악기로 연주하는 바흐와 헨델이지만 현재의 바흐 해석에 큰 영향을 미쳐온 거장의 연주는 어떤 것일지 기대가 되었다.


프로그램


George Frideric Handel (1685~1759) Dixit Dominus Domino meo, HWV.232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Cantata "Weinen, Klagen, Sorgen, Zagen", BWV.12


Intermission


Motet "Jesu meine Freude", BWV.227

Magnificat in D major, BWV.243

 

현대악기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정제되고 깔끔한 음색의 현악 앙상블과 오르간으로 헨델이 연주되었다. 21명의 합창단은 오케스트라에 비해서 좀 많은 인원인 것 같았는데 (오케스트라가 합창단에 비해서 적은 것인가..) 바흐나 헨델의 시대에도 그런 식으로 구성되었을 것 같아서 크게 이상하게 들리진 않았다. 합창은 정말 탁월했다. 첼로와 알토의 듀엣 또는 각 파트별로 한 악기씩으로 서로 주고 받듯이 연주되는 부분들이 간결하면서도 서정적으로 연주되었다.


트럼펫과 오보에가 덧붙여진 바흐의 칸타타 '울며 탄식하며'에서는 오보에 독주가 전반적인 곡을 리드하면서 연주되었다. 정말 아름다운 오보에... 오보에의 구성은 다음곡인 모테트 '예수, 나의 기쁨'에서 4대로 확대되었다. 모두 11곡의 다양한 모테트들이 (이상하게도 내 귀엔) 박진감 넘치게 느껴졌다. 마지막 마니피카트에서는 알토와 현악기들만의 아리아, 오보에 다모레와 소프라노가 듀오로 연주하는 아리아 등 서정적인 곡들, 귀엽고 간결한 느낌의 플룻과 알토 아리아 등이 좋았다.


오보에는 현대악기라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았는데.. .플룻과 트럼펫은 어쩐지 세련되면서도 너무 반지르한 느낌의 현대악기의 느낌이 많이 느껴져서 현악기나 합창, 그리고 독주자들의 소박하고 절제된 느낌과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듯한 생각이 들긴 했다.


프로그램에 가사가 적혀 있는 것 같아서 하나 구입을 했는데, 들고 들어와 살펴보니 한글 번역만이 적혀 있었다. 열심히 제목과 가사를 맞추어 보려고 했지만, 한글만으로는 합창이나 독주자들이 어떤 부분을 어떤 감정으로 노래하고 있는지 완전히 파악하기가 어려웠다는 점이 좀 아쉽다. 독일 합창단이어서인지 바흐의 독일어 가사들이 곡의 매력을 더하는 듯 했는데 말이다..;

2009년 11월 5일 목요일

[공연] 오주영 바이올린 리사이틀 2009.10.29

연주회 일주일 뒤에 쓰는 매우 게으른 후기.

 

어쩌다가.... 공연 주최측이 되어 버린 공연. 예매, 예매자 관리, 티켓 교부.. 등등의 일을 했었다. 원래 그다지 'people person'은 아니어서 공연 기획은 내 영역은 아니고... 내가 도와 줄 수 있는 일은 예매 관련된 일인 듯하고 해서.... 어쩌다 보니 내가 그 일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뭔가 공연 시작 전에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반차를 내고 공연장으로 갔는데... 너무 일찍 도착해서 인지 썰렁... 오는 길에 관객들 사은품 (기침하지 마시라고 주려는 목적도 있었음)인 멘토스까지 사서 왔는데도 너무 일찍 도착한 듯. 6시반 이전에는 그다지 할 일도 없을 것 같아서 집에 갔다가 영어학원 가기 싫다는 지윤이랑 같이 공연장에 6시반경에 다시 돌아왔다.

 

바이올린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지윤이가 표 나눠 주는 일은 엄청 재미있나 보다. 공연 보러 안들어 가고 계속 표를 팔겠다는 이야기까지 하더라..;;

 

첫 곡인 서주와 타란텔라를 시작하는데... 바이올린 소리가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다. DS홀 음향이 별로라던데 그 탓인가 싶었다. 하지만 곡이 진행될 수록 소리도 연주도 나아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조금씩 맞지 않는 피아노..;; 아무래도 리허설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타이스의 명상곡과 아름다운 로즈마린이 끝나고 지윤이에게 "엄마가 저 곡들 연습할 때랑 많이 다르지?"하고 물었더니..."저 곡들 다 처음 들어 보는데? 언제 저거 연습한 적 있었어?"라고 대답을....ㅠㅠ

 

점점 좋아지는 연주에 후반부는 훨씬 더 좋아질 것 같다는 기대를 가지고 인터미션... 그리고 그 예상대로 후반부에 오주영씨는 정말 훨훨 날아다녔다.

 

폰세의 작은별 대신에 포르 우나 카베짜를 연주했는데... 예전에 본인은 탱고 음악도 무척 좋아한다고 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사실 오주영씨 스타일에 퍽 잘 어울리는 음악들인 듯 하다. 프로그램 마지막곡인 지고이네르바이젠까지 끝났는데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가 이어지고... 앵콜곡들이 이어졌다. 헝가리안 무곡 5번은 혼자 연주하는데도 엄청난 음량...; 두번째 앵콜은 피아니스트와 페이지터너를 무대에 올려 놓은 채 무반주 즉흥곡을 연주. 그리고는 "마지막으로..."라고 이야기하면서 몬티의 차르다쉬로 마무리.  

 

연주가 끝나고는 관객들이 길게 늘어서 CD를 사고, 싸인을 받고... 오주영씨의 팬이 꽤 많구나 싶었다. 피곤할텐데도 하나하나 싸인해주고 사진도 찍어주는 모습을 보니 오주영씨 성격이 정말 좋다는 생각도....

 

테크닉도 좋고, 소리도 좋고, 딱 본인에 맞는 곡들을 선택해서 연주하는 연주자. 매우 감성적이고 느낌이 충만한 연주자가 오주영씨인 것 같다. 테크닉은 차원이 다르니 논외로 하더라도..... 도무지 느낌이라고는 없는 나로서는 어떻게 그렇게 연주가 될 수 있는지 신기하다. 음악성이 부족한 건가... 감수성이 부족한건가..;;;;;

2009년 10월 23일 금요일

호흡

레슨시간에 항상 지적받는 것 중 하나가 "급하다"라는 것이다. 빠르게 연주하는 것도 아니고, 박자가 많이 이상한 것도 아닌데, 늘 급하게 연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인드 콘트롤이 필요한가'보다 하고 생각을 했었다. 혼자할 때는 좀 느긋한데 선생님 앞에서 하니 긴장이 되어 급해지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하지만 정확하게 어떻게 해야 급하지 않게 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요즘 앙상블 연습을 하고 녹음해서 들어 보면서 선생님이 늘 말씀하시던 "급하다"라는 것이 좀 다른 뜻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역시 녹음을 해서 들어 보는 것은 꽤 도움이 되는 일인 것 같다. 들을 땐 무지 괴롭지만..ㅠㅠ) 물론 박자를 충분히 지켜주지 않아서 급한 면도 없지는 않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프레이즈 사이의 호흡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숨을 쉬지 않으니 급해질 수 밖에...

 

어릴 적 피아노를 배울 때는 박자를 지적받은 기억이 없었던 것 같다. 급하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없고.. 피아노를 치면서 호흡을 하는 것이 바이올린을 하면서 호흡을 하는 것보다 쉬운 건가..? 별로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그 때는 자연스럽게 호흡이 되었었는데 이젠 그게 잘 안되는 것인지도...;;;;

 

여하튼... 당면 과제는 숨을 쉬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숨이 쉬어 지지 않는다면 의식적으로라도 숨을 쉬어야 한다. 프레이징이 눈으로 보이고 머리로도 이해가 되는데 숨이 안쉬어진다면 말이다. ㅠㅠ

2009년 10월 13일 화요일

세계지식포럼

매경에서 세계지식포럼이라는 행사를 주최하는데, 꽤 쟁쟁한 연사들이 참가하는 모양이다. 이런 행사가 있다는 것도 잘 몰랐는데... 어제 크루그먼의 블로그에 가봤더니 "흥미로운 라인업"이라고 되어 있더라. 링크된 주소에 가보니... 정말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크루그먼 블로그의 댓글들이 더 웃긴다. 예를 들면, Associating Bush with knowledge is in itself big news.... 이런 글들...

 

http://krugman.blogs.nytimes.com/2009/10/12/seoul-feud/

 

아래가 세계지식포럼 사이트인 모양이다. 매경 다니는 지인에게 내일 나도 놀러가봐도 되냐고 물어 보고 싶어졌다 ^^;; (참가비가 어마어마한 걸 보니 아마 절대 안되겠지..)

http://www.wkforum.org/WKF/v3/kor/main.php

[공연] 데라카도 료 독주회 2009.10.11

꽤 오랫만의 연주회였다. 일요일 저녁, 엄마따라 가겠다고 TV를 포기하고 나선 도윤이와 같이 신촌으로 갔다. 시간이 넉넉하면 연대 앞에서 맛있는 것이라도 사주고 싶었는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시간이 별로 없다. 루스채플에서 표를 받아서 연대 정문으로 나가 공갈 호떡을 3개 샀다. 정문까지 꽤 한참 걸어가야 되는 줄 알았는데, 아이 걸음으로도 5분 밖에 안 걸리더라. 길 건너 가볼까 잠시 고민했으나, 아무래도 시간이 모자랄 것 같아서 도로 돌아왔다.

 

대학교에 처음 와 본 도윤이는 "여기도 학교도 저기도 학교야?", "이렇게 늦게까지 공부하는 언니오빠들이 이렇게나 많아?", "학생이 천 명도 넘을까?", "우리 학교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생이 800명인데..." 라고 재잘대면서 즐거워 했다. 이렇게 큰 학교가 있는 것이 신기한 모양이다. 엄마 다녔던 학교는 이 학교보다 더 넓었다고 얘기하고 나니 언제 한번 아이들을 데리고 엄마 아빠 다니던 학교에 놀러 가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연대에서 주최하는 음악회라서, 게다가 교회에서 열리는 음악회라서, 음악연구소 소장의 인사말과 담당 목사의 기도까지 있은 후에 음악회가 시작되었다. 61년생인 데라카도 료는 생각보다는 동안.

 

익숙한 헨델 소나타 D장조가 시작되자마자 도윤이는 꿈나라로 가고..;;; 바로크 바이올린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악기 소리가 아주 울림이 좋은 것은 아니었고 상당히 소박한 느낌이었다. 연주장소가 울림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데라카도 료는 보통의 바로크활 잡는 것보다는 활을 더 길게 잡고 연주하는 듯 했다. 도윤이는 4악장 중간에 깼다. ㅎㅎ 그래도 내내 자지 않아서 다행이다.

 

비버의 파사칼리아는 살짝 빠른 듯한 느낌이 들었고 깊이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데라카도 료 만의 표현과 해석을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나에게 와 닿지 않는 느낌이랄까.

 

이어지는 헨델 소나타 d단조. 첫 곡인 HWV371 보다 더 좋아진 느낌이다. 그리고 1부 마지막 곡인 샤콘느. 역시 좀 빠르게 템포를 잡은 듯 한데, 어디선가에서부터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파사칼리아나 샤콘느나... 어느 정도 사람들이 기대하는  분위기와 깊이가 있는 곡들인데, 어쩐지 그 날의 데라카도 료는 그걸 이끌어내는 포인트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았다. 샤콘느에선 테크닉적으로도 그다지 깨끗한 연주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휴식시간에 아까 먹다남은 호빵을 먹고 들어갔더니 웬 청년이 우리 자리에 앉아있었다. 한 줄 뒤에 앉았다. 비올론첼로 다 스팔라 연주가 이어진다고 했지만, 작년 쿠이겐이 예당해서 했던 다 스팔라 연주가 아주 좋지는 않았었기 때문에 별로 기대를 하지는 않고 있었다.

 

그러나, 데라카도 료의 연주로 프렐류드가 시작되자 생각이 바뀌었다. 작년 쿠이겐의 연주와는 음색에서 아주 많이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연주 자체도 상당히 안정적으로 보였고, 소리도 일반적인 첼로의 소리만큼의 깊이와 폭이 있었다. 같은 제작자의 악기를 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연주기법이나 연주자에 따라 소리가 다른 것인지.. 아니면 예당 콘서트홀이 너무 넓어서 소리가 건조하게 들렸던 것인지 잘 모르겠다.

 

다시 바이올린으로 바꾸어 쳄발로 주자인 조성연씨와 같이 나온 데라카도 료는 프로그램 마지막 곡인 바흐 소나타를 연주했다. 앵콜은 역시 바흐 소나타. 헨델에서 시작해서 바흐로 이어지는 연주회의 마무리로 좋은 앵콜곡이었다. 마지막과 앵콜의 바흐는 무리없이 연주되었고 전반부 보다 훨씬 안정된 음색을 들려 주었다. 무반주 곡들보다는 챔발로와 같이 연주하는 편이 더 나은 것일까. 도윤이는 앵콜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밤에 아이와 같이 산책나온 기분으로 들렀던 음악회. 사실 도윤이 신경쓰느라 집중하는 것이 좀 힘들기는 했지만... 바로크 바이올린 연주를 실컷 들을 수 있는 아름다운 가을 밤이었음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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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헨델(G.F. Handel, 1685 - 1759)

바이올린과 쳄발로 소나타 D장조 HWV 371

Affettuoso - Allegro - Larghetto - Allegro

 

하인리히 폰 비버(H. I.1644- 1704)

팟사칼리아(Passacaglia) g단조

 

헨델(G.F. Handel, 1685 - 1759)

바이올린과 콘티뉴오를 위한 소나타 d 단조 HWV 359a

Grave - Allegro - Adagio - Allegro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S. Bach, 1685 - 1750)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제2번에서 샤콘느 d단조  BWV 1004

 

-휴식-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S. Bach, 1685 - 1750)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1번 G 장조 BWV 1007

Prelude - Allemande - Courante - Sarabande - Minuets - Gigue

 

바이올린과 쳄발로 반주를 위한 소나타 제3번 E 장조 BWV 1016

Adagio - Allegro - Adagio ma non tanto - Allegro

 

[앵콜] 바이올린과 오블리가토 하프시코드를 위한 소나타 c단조, BWV 1017

제1악장 Siciliano, Largo  

 

2009년 10월 6일 화요일

오랫만에 적어 보는 레슨일지

그 레슨이 그 레슨 같고 도무지 발전도 진보도 없는 것 같아서 레슨일지를 통 쓰질 않았었다. 하지만 레슨은 꾸준히... 절대 쉬지도 않고... 절대 건너뛰지도 않으면서 잘 받고는 있었다^^; 요즘은 포스팅 할 거리도 없고 한데 간만에 오늘 받은 레슨 이야기나 써볼까 싶다.

 

그런데... 레슨일지만 쓰면 꼭 자기비하의 극을 달리게 되는 지라, 어떻게 해야 객관적으로 그리고 발전적으로 나 자신을 바라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일단 처음엔 완전 기본적인 씨메이저 1포지션 스케일에 활쓰기만 조금 가미된 걸 했는데... 1포지션 음정도 틀리는 건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 지... 흐유...; 뭐 그래도 다음 줄 해오라신다.

 

실력과는 무관하게 책에 있어서 하게 된 레겐데. 내가 겹음을 못하는 걸 어찌 알고 딱 거기에 배치를 해놓았는지 편집자가 원망스럽고, 곡을 건너뛰지 않는 선생님이 좌절스러우나...; 그냥 한 6개월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할 생각이다. d선과 g선을 동시에 그으면서 g선에서 운지를 해야 하는 부분은 포지션을 잘 못 읽어 갔다. 그냥 1포지션에서 하는 줄 알았더니 중간에 2포지션을 잠깐 갔다 오는 것이었던 것. 어쩐지..좀 이상하더라니..; 그러나 저러나... 안되긴 매한가지다. 어쨌거나 다음 알레그로 부분까지 악보를 봐오라고는 하시는데... 영 걱정이 되시는지, 이 곡은 한 소절 한 소절, 아니 두 마디씩 두마디씩 끊어서 확실하게 연습해야 한다고 하신다. 알레그로 부분은 시종일관 더블스탑...ㄷㄷㄷ

 

늘 그렇듯이 만만한 호만은 쉽기는 했으나, 엇박자에서 선생님 박자를 따라가는...;; 싱코페이션을 못해서라기 보다는, 박치인 내가 점점 빨리 연주하기 때문인 듯하다. 그부분은 메트로놈과 한판 승부를 해야 할 듯...

 

카이저는 시간이 없어서 패쓰... 레겐데 때문에 한시간 20분이나 레슨을 했는데도 카이저할 시간이 없었다. 했었더라면.... 크레센도 데크레센도가 전혀 살아나지 않는다고 한소리를 들었을 것이 틀림없다.

 

완성도를 중요시 하지 않으시는...;;; 선생님 덕에 헨델 소나타는 넘어가긴 했지만, 활 각도가 잘 안맞아서 깨끗한 소리가 나지 않으며, 음정이 분명하게 나지 않는다는 기본적인 지적을 한참 들었다. 내가 봐도 영 별로인데 넘어간 걸 보면, 선생님이 헨델을 좋아하지 않는 것임에 틀림없다.

 

바흐는 한 바닥을 읽었는데, 빠른 악장만 나오면 죽을 것 같다. 활도 그렇지만... 손가락이 안돌아가서... 하프시코드를 치는 듯한 느낌으로 가볍게, 통통거리는 듯한 느낌으로 하라신다. 원래는 좋아하는 곡인데 한 3달 연습하다보면 엄청 싫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든다..^^;; 한 1년 뒤에 다시 "들어보면" ('연주해 보면'이 아님) 다시 좋아지게 되겠지...ㅠㅠ

 

추석 연휴로 그 동안 연습을 통 못하긴 했지만, 오늘 회사가 쉬는 바람에 그래도 한 두시간 초치기를 하고 갔는데도 영 어렵다. 연습해야할 분량은 언제나 너무 많고 (심지어 레슨시간도 모자랄 지경이니...) 나는 늘 시간이 없는데다가 타고난 농땡이라 오래 연습도 못한다. ㅠㅠ

2009년 9월 22일 화요일

[공연안내] 오주영 바이올린 독주회

 

<명 바이올리니스트 콘서트 시리즈 1>

-이 시대의 가장 익사이팅한 바이올린 비르투오소 오주영 독주회-

 

2009년 10월 29일 요일 저녁 8

 DS

 

 

10월 29일 목요일 저녁 8시. 예술의 전당 건너편 DS홀에서

세계 정상급 기량의 젊은 바이올린 비르투오소 오주영 씨를 모시고 독주회를 갖습니다.

 

 저희 콘서트 시리즈는 

순수한 바이올린 음악 애호가들의 모임으로서,

 

청중의 입장에서 평소에 만나고 싶었던 뛰어난 연주자들을 직접 초청하여,

연주자와 열정적인 관객들이 하나가 되는 연주회를 개최하면 어떨까 하는

우연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마츄어 음악팬들이 기획하는 음악회이지만

평소에 꿈꾸어왔던 최고 수준의 연주회 시리즈로 만들기 위해

철저하게 비영리적으로, 모든 입장수익을 연주자 섭외와 연주홀 준비에 투입하여

 

음향과 기타 연주조건 면에서 최고 수준의 음악홀에서

최정상급의  연주자를 모셔서 이어나가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이번에 모시게 된 오주영씨는

어린 나이에  국내에 천재소년 연주자로 알려지며 화려하게 데뷔하여

미국 유학 전 이미 KBS교향악단, 서울시향등과 수차례 협연한 세계 정상급 기량의 연주자입니다.

도미후, 줄리어드의 전설적인 명교수 도로시 딜레이 여사의 손꼽히는 제자였으며

미국에서는 1996년 14세의 나이에  최고권위의 Young Concert Artists International Audition에서 우승하여

그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줄리어드 음악원 졸업 후에도

줄리어드 음악원 대학원 과정에서 20세기 후반부 최고의 명연주자 이차크 펄만을 사사하고

현대 최고의 명교수 자카르 브론과

뉴욕 필하모닉의 콘서트 마스터 글렌 딕터로우와의 계속적인 수업을 통해

한층더 깊이 있는 음악세계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현재 정상급 기량을 지닌 젊은 비르투오소로서 전세계 무대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는 오주영은

화려한 테크닉의 불꽃같은 연주로 이미 국내에서는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2008년의 전국 순회 리사이틀은 모두 매진되고 MBC를 통해 방송되어 그의 명성과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으며,

2009년 3월에는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의 협연자로서 세번째로 재초청받아,

섬세하고 열정적으로 멘델스죤 협주곡을 연주하여 극찬을 받았습니다.

이번 연주회는 그의 화려한 테크닉과 환상적인 연주력을 뽐낼 수 있는

황금시대의 바이올린 쇼피스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저희 <명연주자 콘서트 시리즈>는

오주영씨께 저희 회원 중 한 분의 소유인 Gaetano Gadda 바이올린을 후원하게된 계기로

시리즈의 첫 연주자로 그를 모시게 되었습니다.

 

콘서트 시리즈의 첫 출발인 이번 오주영 독주회는

연주자와 관객이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선착순 예약 관객 200분을 모시고

서초동의 DS홀에서 시작합니다.

콘서트 시리즈 까페의 예매 게시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열렬한 바이올린 음악 애호가 청중들과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 바이올리니스트가 만들어내는

그 영감과 에너지 넘치는 무대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PROGRAM

 

G. Tartini, Violin Sonata in g minor "Devil's Trill"  
    주세뻬 타르티니 바이올린 소나타 g단조 "악마의 트릴"
F. Kreisler ,
Tambourin Chinois
    프리츠 크라이슬러  "중국의 북"
F. Kreisler,
Liebesleid
    프리츠 크라이슬러 "사랑의 슬픔"
H. Wieniawski ,
Scherzo Tarantella
    헨릭 비에니아프스키  "스케르쪼 타란텔라"
C. Saint-Saens,
Introduction&Rondo Capriccio
    까미유 생상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Intermission-

F. Kreisler, Preludium and Allegro
    프리츠 크라이슬러 "전주곡과 알레그로"
F. Chopin,
Nocturne in C-sharp minor
    프레데릭 쇼팽 "야상곡 c-sharp 단조"    (편곡 : 나탄 밀스타인)
A. Bazzini ,
La Ronde Lutins
    안토니오 바찌니 "요정의 론도"
M. Ponce,
Estrellita
    마뉴엘 퐁세 "에스트랄리타(작은 별)"      (편곡 : 야샤 하이페츠)
Pablo de Sarasate, Zigeunerweisen

    파블로 드 사라사테 "찌고이네르바이졘" - 집시의 노래-

 

 

 

예매신청 및 문의 - http://cafe.naver.com/concertseries.cafe

2009년 9월 20일 일요일

재미있는 영상 - crab canon 눈으로 보기

바흐의 음악의 헌정에 나오는 crab canon의 구성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상이다. 1747년 포츠담을 방문하고 프레드리히 황제를 만난 바흐가 황제가 준 (좀 심술궂은) 주제로 즉흥연주를 했던 곡에 몇 곡을 덧붙여 내놓은 것이 음악의 헌정.

 

 

아래의 canon은 황제의 주제를 담고 있는 캐논의 첫 곡으로 crab canon 또는 cancrizans이다. 악보만 보고 곡을 머리 속에서 재구성하여 연주를 상상하기는 어려운데, 아래 동영상은 어떻게 곡이 이루어져 있는지를 매우 잘 보여준다.

 

이 캐논에 대한 간단한 설명은 여기 (영어임).

 

출처: http://strangepaths.com/canon-1-a-2/2009/01/18/en/

 


 

  1. Animation created in POV-Ray by Jos Leys. Music performed by xantox with Post Flemish Harpsichord, upper manual. []

 

2009년 9월 8일 화요일

케이스를 질렀는데.....

미친척하고 케이스를 질렀는데....

좀 전에 판매처에서 이메일이 왔다. 쉽핑하는데까지만 3개월이 걸릴거라나...;;;; 주문 받고 재료부터 하나하나 준비하기 시작하나 보다. 악기도 3개월 정도만에 만드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케이스도 그렇게 만드는 건가..ㅡㅡ;;; 통나무를 구해서 안을 긁어내 만드는 케이스도 아니구..

지금 가지고 다니는 염가케이스가 상당히 망가져 가고 있는 상황이라 사실 당장 케이스가 필요하긴 한데... 3개월을 버티려면 옛날에 쓰던 빈터 삼각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ㅠㅠ 악기보호가 전혀 안되는뎅...ㅡㅜ

2009년 9월 4일 금요일

손 닿는 거리까지 온 신종플루

신종플루 때문에 온나라가 시끌벅적하다. 여름이 끝나가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니까 더 기승을 부리는 것인지... 사망자가 늘어나니까 불안한 모양인지...

 

일반 독감이나 다른 질병에 비해 결코 사망률이 높은 것이 아니라고는 하는데... 워낙 들썩들썩하니.... 아마도 매우 빠른 전염력 때문에 다들 두려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회사에서는 열이 나거나 병에 걸리거나 하면 유급휴가를 주겠다는 지침도 정해진 모양이다. 우스개 소리로 걸리고 10일 쉬면 딱 좋겠다는 이야기도 오고 갔었는데....

 

어제 급기야는 확진환자가 한 명 나왔다고 한다. 우리가 근무하는 빌딩은 아니고... 강님에 있는 다른 사업부. 오늘부터 그 건물에 출근하는 모든 직원의 체온을 재고 소독제로 손을 박박 씻은 후에 출입을 하게 했다고 한다. 환자가 나온 사무실은 전원 재택근무와 병원 검진에 들어갔다고.....

 

다른 관계회사에서도 환자가 나왔다는 소문이 도는 가운데... 멀지 않아 내가 근무하는 사업부 쪽까지 번져 올 것 같다는 불안감(기대감?)이 퍼지고 있는 모양이다. 꿈에 그리던 재택근무... 어쩌구 하면서...ㅡㅡ;;;

 

그나저나... 엊그제부터 기침도 나고 목도 아픈데... 열나면 병원가야 하나 그냥 가봐야 하나.. (병원갔다가 오히려 옮을 듯...;;;;;)

2009년 9월 3일 목요일

태백..... 고원자연휴양림, 검룡소, 매봉산 풍력발전소

지난 주말에 태백에 다녀왔다. 친정식구들과 같이 간 여행이어서 11명이 같이 움직여서 다녔다. 숙소는 태백 고원자연휴양림. 18인용 통나무집을 빌렸는데, 큼직하고, 시설도 깨끗하고 좋았다. 다만... 자연휴양림 치고는 가격이 그다지 저렴한 편은 아닌 듯하다. ;ㅇ;

 

우리는 조금 늦게 출발했고, 일찍 출발한 다른 사람들은 용연동굴까지 들러서 숙소에 도착했다.

 

▽ 우리가 머물렀던 통나무집 전경.

 

▽ 데크에 마련된 야외 테이블과 바베큐 그릴 (신문지 날아가지 말라고 스팸으로 눌러 놓는 센스..;;;;)

 

▽ 집 뒤의 산책로 입구. 아이들과 어머니는 도착하자 마자 산책을 다녀왔다. 게으른 나는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오고...;;;

 

▽ 열심히 고기를 굽는 중...

 

이렇게 고기를 구워 먹고, 맥주에다가 위스키까지 좀 마셔 주신 후....; 아저씨 세 명은 불장난을 시작했다는... 밤이 되어 가면서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 불은 자꾸 꺼지고 그 불씨를 다시 살려 보겠다고..... 고기도 없는데 사온 숯을 다 써서 태우고 쓰레기 중에서 종이류도 태우고 근처에 있는 나뭇잎도 태우고..;;;; 결국 비가 이겼다. 불은 꺼지고... 게임은 오버.

 

▽ 역시 아이들이 가장 신났다. 유일한 남자아이는 좀 멀리 있어서 나머지 여자아이 4명이 쪼르르 모여 앉았다. 저녁을 먹고 2층 난간에서 1층을 내려다 보는 아이들. 도윤이는 장난치느라 얼굴을 내밀었다 발만 내밀었다 하는 중...^^

 

 

▽ 아침식사. 전날 고기먹고 술먹었다고 40분을 걸어 북어를 사오신 어머니...;; 산책삼아 다녀오기엔 좀 먼 거리인데... 그 덕에 아침상이 진수성찬이다.

 

▽ 떠나기 전에 담은 통나무집.

 

▽ 아무리 똑딱이지만 정말 사진 못 찍는다고 구박을 받은 후에 시도한 꽃 접사 사진들... 역시 해도 안됨...ㅡㅡ;;; (큰 오빠는 사진기와 가방이 다른 짐보다 더 많은 듯....)

 

그나저나 무지몽매한 나로서는 이름을 알 수도 없는 예쁜 야생화들이 정말 많이 있었다.

 

 

 

 

 

 

한강 발원지라는 검룡소로 향했다. 검룡소는 지난 겨울 (지지난 겨울이던가...?) 왔었는데, 눈이 너무 많이 쌓인데에다 시간도 늦어서 중간 쯤 올라가다가 돌아나온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인적도 없는 산길에 눈을 밟아 가면서 길을 냈었는데.... 이번에는 사람들도 많고 날씨도 좋다.

 

▽ 검룡소로 올라가는 길에서 바라본 계곡 풍경. 하얀 야생화 꽃밭이 물 길을 따라 계곡에 지천을 이루었다. 꽃이름이 개망초라고 하던가..;;; 천국이 있다면 저런 모습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고요하고 아름답고 깨끗하다.

 

▽ 드디어 도착한 검룡소. 검룡소에서 솟아난 물이 흘러 내리고 있다.

 

 

▽ 사진에 보이는 이 샘이 바로 검룡소. 이 작은 샘에서 하루에 2000톤의 물이 솟아난다고 한다. 샘만 봐서는 그렇게 물이 많을 것 같지 않은데 아래로 흘러나오는 물이 마치 폭포같은 모습인 걸 보니 그 말이 맞나 보다.. 한다.

 

 

▽ 다시 내려 오는 길에 찍은 사진들. 야생화 꽃밭에, 쭉쭉 뻗은 나무들, 정성스레 나무에 달려 있는 이름표와 설명들.... 울창한 수풀과 그 사이로 난 길을 걷자니 이래서 자연이 좋은 거구나 싶다. 산림욕이 절로 된다.

 

▽ 어머니와 남편. 딸은 뒤에서 쫄래 쫄래 사진이나 찍으면 쫓아가는 중.

 

 

 

검룡소를 벗어나서 바로 근처에 있는 매봉산에 풍차 구경을 갔다.

 

지난 번 겨울에 왔을 땐 그 근처에 배추밭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온통 눈으로 덮여 있어서...) 다시 보니 검룡소 가는 길부터 배추밭이 계속 이어진다. 눈 쌓인 것을 보고는 비료푸대 빌려다가 썰매타면 딱 좋겠다 싶었었는데... 그게 다 배추밭이었던...;;

 

그런데, 풍차를 보러 매봉산을 차로 오르다 보니... 아래에서 본 배추밭은 장난이었다는.... ㅡoㅡ 그 높은 산꼭대기까지 끝도 없이 배추밭이 이어져 있었다. 전국의 여름배추가 다 여기에서 나는 모양이다. 이제야 시장에 쌓여 있는 배추들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어떻게 그렇게 많이 있을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끝도 없이 산을 빙빙 둘러 난 길을 오르다 보니 차는 어느새 구름 속에 있었다. 구름이 짙어서 바로 앞에 뭐가 있는지도 알 수 없다. 무시무시해진다고 생각할 즈음에 좀 넓은 곳이 나타났다. 주차장처럼 보여 차를 세우고 보니, 눈 앞에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보였다. 거대한 날개가 윙윙 돌아가는 것이 짙은 구름 사이로 흐리게 보인다.

 

▽ 풍력발전기 - 우리가 내렸던 곳엔 두 대가 있었다. 아마도 더 있을테지만 구름이 짙어 보이질 않았다.

 

▽ 구름 속은 안개비가 내리고 있는 것 같았다. 춥고 바람이 불고 옅은 비가 흩날리는데... 반팔을 입고는 춥지 않다고 하는 지윤이.

 

▽ 안개비 때문에 우산을 쓰고 바람이 불어 점퍼를 꺼내 입은 사람들. 언덕처럼 보이는 뒷 편이 모두 배추밭이다. 산꼭대기인데..; 희미하게 배추밭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도 보인다.

 

마치 롤러 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산길을 다시 돌아 매봉산을 내려왔다. 태백이라는 곳... 겨울에도 신비했는데, 여름 끝자락에 찾으니 여름도 아름답다. 음.... 나중에 은퇴하면 남해나 섬진강 유역에 살까 했는데... 태백으로 갈까 싶은 생각도 든다는...;;;;

 

그나저나 피곤했는지 난 돌아오는 차에서 계속 잤다. 별로 한 일도 없는데... 전날 밤에 불장난을 오래해서 그런가..;;; 다른 식구들은 중간에 내려서 곤드레밥인지 하는 것도 드신 모양이다.

 

서울로 돌아와 제주항에서 갈치조림을 먹고는 해산.

 

2009년 8월 31일 월요일

아... 겹음...

바이올린이 처음으로 좋아졌던 건 어릴 적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기쁨을 들었을 때였던 것 같다. 처음 시작하면서 나오는 더블스탑을 듣고는 이런 멋진 소리를 내는 악기가 다 있다니...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에도... 곰곰히 생각해 보면.... 정말 멋진 바이올린 음악들엔 늘 겹음이 있었다. 단선율만 연주할 수 있는 악기라고 생각했었는데, 다성부를 멋들어지게 소화해 내는 것을 보면서 혹하고 빠져들게 되었던 모양이다. 그러니까 더블스탑의 매력에 나는 바이올린을 배우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왜.... 실제로는 절대로 멋진 겹음이 안되는 걸까..ㅠㅠ 악보에 더블스탑이나 트리플 스탑이 나오면 일단 손가락이 긴장되면서 경직...;;;; 단순한 코드도 그런한데, 성부가 나뉘어져서 나오면 완전히 패닉이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기본기 부족 때문이다. 자세, 보잉, 운지까지 복합적인 문제인 듯. ㅠㅠ

 

주말에 연습하려고 했는데... 금요일부터 악기에 손도 못 대봤으니... 오늘은 얼른 집에 가서 딱 1시간만 연습해야지. ㅠㅠ

2009년 8월 28일 금요일

여름 끝자락의 제부도

휴가를 찔끔찔끔 쓰고 있는 이번 여름. 화요일엔 제부도에 다녀왔다. 게으름뱅이 가족이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경...

 

갯벌에는 게를 잡는지 조개를 잡는지 가족끼리 연인들끼리 모여 있는 사람들이 한 가득이다. 지윤이는 아빠랑 신나게 갯벌을 파는데, 도윤이는 신발이 불편하다고 그냥 나와 버렸다.

 

갯벌이 끝나는 곳에서 매바위까지는 온통 바위다. 썰물 때라서 걸어서 매바위까지 갈 수 있다. 바닷물이 따끈 따끈하다.

 

현수막에 "개샤워장"이라고 쓰여진 것 같아서 뭐 저런 곳이 있나싶어 다시 봤더니 "샤워장 개장"에서 '개'와 '장'을 양쪽으로 띄여 쓴 모양이다. ㅡㅡ; (찍을 땐 몰랐는데 뒤에 사람들이 있었군..;;;;)

 

갈매기들......

 

그리고 물빠진 바닷가에 1-2미터 간격으로 널려 있던 해파리들....

 

조개 줍느라 여념이 없는 아이들.

 

천원짜리 슬리퍼를 신고 온 불쌍한 도윤이는 결국 부상을 입고... 소독약과 반창고를 사가지고 저녁을 먹으러 조개구이집으로...

 

전망 좋은 식당 2층에서 바라 본 바다.

 

그리고 음식들. 너무 많이 시켜서 조개랑 새우를 많이 남겼다는..ㅠㅠ

 

얌얌 맛있게 먹고 나니 창 밖으로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려 한다. (위의 사진과 비교해 보면 물이 꽤 많이 차 오른 걸 알 수 있다)

 

밥 먹고 바닷가 산책로를 따라 산책을....

 

모래에 이름을 쓰면서 노는 아이들.

 

제부도의 석양

 

물이 가득 차서 모래밭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바닷물이 넘실 넘실...

 

떠 밀려 왔던 해파리들도 다시 차오른 바닷물에 흐물흐물... 올해 서해안에 해파리가 이상증식 했다더니 정말 많다. 평생 본 해파리 숫자보다 그 날 본 개체 수가 더 많은 듯.

 

점점 해가 기울고....

 

산책에도 지친 가족은 바닷가에 차려 놓은 까페"몽"으로.

 

코코아와 쥬스,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를 시켜 놓고, 만화책도 보고, 게임도 하고, 수다도 떨면서 물이 빠지길 기다렸다. 10시 가까이 되어야 다시 육지로 가는 길이 열리는 모양이다.

 

제부도에서 건진 수확. 풍선 터뜨리기에서 받은 고양이 인형과 바닷가에서 주운 조개껍질들.

 

9시 50분 경에 다시 길이 열렸다. 넘실 거리는 바닷물이 금방이라도 다시 길을 덮을 것 같은 사이를 차를 타고 돌아 나왔다. 제대로 여행 한 번 못해보고 여름이 가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어쨌거나... 산도 보고 바다도 본 걸로.... 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