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7일 토요일

[공연] 바흐페스티벌 - 헬무트 릴링 2009.10.31

올해 바흐페스티벌 중에서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아 보기로 한 공연. 헬무트 릴링이 이끄는 바흐 콜레기움 슈투트가르트와 게힝거 칸토라이의 헨델과 바흐 공연이고 바흐페스티벌의 마지막 공연이기도 했다.

 

성악과 합창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합창석을 원했었는데 합창석은 아예 오픈을 하지 않았고 자리는 3층으로 배정이 되었다. 합창석에 앉아 성악공연을 보면 음향이 완전히 엉망진창이 되기 때문에 3층이 훨씬 나은 자리이긴 했지만 연주자들 모습이 제대로 보이질 않는 점이 좀 아쉬웠다.

 

일요일 저녁. 정말 많은 사람들이 노장의 지휘를 보러 예당을 찾아 왔다. 3층까지 거의 꽉 찬 자리를 보니 릴링의 명성이 대단하다 싶었다. 바흐 페스티벌의 다른 공연과는 달리 고악기가 아닌 모던 셋팅의 악기로 연주하는 바흐와 헨델이지만 현재의 바흐 해석에 큰 영향을 미쳐온 거장의 연주는 어떤 것일지 기대가 되었다.


프로그램


George Frideric Handel (1685~1759) Dixit Dominus Domino meo, HWV.232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Cantata "Weinen, Klagen, Sorgen, Zagen", BWV.12


Intermission


Motet "Jesu meine Freude", BWV.227

Magnificat in D major, BWV.243

 

현대악기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정제되고 깔끔한 음색의 현악 앙상블과 오르간으로 헨델이 연주되었다. 21명의 합창단은 오케스트라에 비해서 좀 많은 인원인 것 같았는데 (오케스트라가 합창단에 비해서 적은 것인가..) 바흐나 헨델의 시대에도 그런 식으로 구성되었을 것 같아서 크게 이상하게 들리진 않았다. 합창은 정말 탁월했다. 첼로와 알토의 듀엣 또는 각 파트별로 한 악기씩으로 서로 주고 받듯이 연주되는 부분들이 간결하면서도 서정적으로 연주되었다.


트럼펫과 오보에가 덧붙여진 바흐의 칸타타 '울며 탄식하며'에서는 오보에 독주가 전반적인 곡을 리드하면서 연주되었다. 정말 아름다운 오보에... 오보에의 구성은 다음곡인 모테트 '예수, 나의 기쁨'에서 4대로 확대되었다. 모두 11곡의 다양한 모테트들이 (이상하게도 내 귀엔) 박진감 넘치게 느껴졌다. 마지막 마니피카트에서는 알토와 현악기들만의 아리아, 오보에 다모레와 소프라노가 듀오로 연주하는 아리아 등 서정적인 곡들, 귀엽고 간결한 느낌의 플룻과 알토 아리아 등이 좋았다.


오보에는 현대악기라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았는데.. .플룻과 트럼펫은 어쩐지 세련되면서도 너무 반지르한 느낌의 현대악기의 느낌이 많이 느껴져서 현악기나 합창, 그리고 독주자들의 소박하고 절제된 느낌과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듯한 생각이 들긴 했다.


프로그램에 가사가 적혀 있는 것 같아서 하나 구입을 했는데, 들고 들어와 살펴보니 한글 번역만이 적혀 있었다. 열심히 제목과 가사를 맞추어 보려고 했지만, 한글만으로는 합창이나 독주자들이 어떤 부분을 어떤 감정으로 노래하고 있는지 완전히 파악하기가 어려웠다는 점이 좀 아쉽다. 독일 합창단이어서인지 바흐의 독일어 가사들이 곡의 매력을 더하는 듯 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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