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6일 화요일

오랫만에 적어 보는 레슨일지

그 레슨이 그 레슨 같고 도무지 발전도 진보도 없는 것 같아서 레슨일지를 통 쓰질 않았었다. 하지만 레슨은 꾸준히... 절대 쉬지도 않고... 절대 건너뛰지도 않으면서 잘 받고는 있었다^^; 요즘은 포스팅 할 거리도 없고 한데 간만에 오늘 받은 레슨 이야기나 써볼까 싶다.

 

그런데... 레슨일지만 쓰면 꼭 자기비하의 극을 달리게 되는 지라, 어떻게 해야 객관적으로 그리고 발전적으로 나 자신을 바라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일단 처음엔 완전 기본적인 씨메이저 1포지션 스케일에 활쓰기만 조금 가미된 걸 했는데... 1포지션 음정도 틀리는 건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 지... 흐유...; 뭐 그래도 다음 줄 해오라신다.

 

실력과는 무관하게 책에 있어서 하게 된 레겐데. 내가 겹음을 못하는 걸 어찌 알고 딱 거기에 배치를 해놓았는지 편집자가 원망스럽고, 곡을 건너뛰지 않는 선생님이 좌절스러우나...; 그냥 한 6개월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할 생각이다. d선과 g선을 동시에 그으면서 g선에서 운지를 해야 하는 부분은 포지션을 잘 못 읽어 갔다. 그냥 1포지션에서 하는 줄 알았더니 중간에 2포지션을 잠깐 갔다 오는 것이었던 것. 어쩐지..좀 이상하더라니..; 그러나 저러나... 안되긴 매한가지다. 어쨌거나 다음 알레그로 부분까지 악보를 봐오라고는 하시는데... 영 걱정이 되시는지, 이 곡은 한 소절 한 소절, 아니 두 마디씩 두마디씩 끊어서 확실하게 연습해야 한다고 하신다. 알레그로 부분은 시종일관 더블스탑...ㄷㄷㄷ

 

늘 그렇듯이 만만한 호만은 쉽기는 했으나, 엇박자에서 선생님 박자를 따라가는...;; 싱코페이션을 못해서라기 보다는, 박치인 내가 점점 빨리 연주하기 때문인 듯하다. 그부분은 메트로놈과 한판 승부를 해야 할 듯...

 

카이저는 시간이 없어서 패쓰... 레겐데 때문에 한시간 20분이나 레슨을 했는데도 카이저할 시간이 없었다. 했었더라면.... 크레센도 데크레센도가 전혀 살아나지 않는다고 한소리를 들었을 것이 틀림없다.

 

완성도를 중요시 하지 않으시는...;;; 선생님 덕에 헨델 소나타는 넘어가긴 했지만, 활 각도가 잘 안맞아서 깨끗한 소리가 나지 않으며, 음정이 분명하게 나지 않는다는 기본적인 지적을 한참 들었다. 내가 봐도 영 별로인데 넘어간 걸 보면, 선생님이 헨델을 좋아하지 않는 것임에 틀림없다.

 

바흐는 한 바닥을 읽었는데, 빠른 악장만 나오면 죽을 것 같다. 활도 그렇지만... 손가락이 안돌아가서... 하프시코드를 치는 듯한 느낌으로 가볍게, 통통거리는 듯한 느낌으로 하라신다. 원래는 좋아하는 곡인데 한 3달 연습하다보면 엄청 싫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든다..^^;; 한 1년 뒤에 다시 "들어보면" ('연주해 보면'이 아님) 다시 좋아지게 되겠지...ㅠㅠ

 

추석 연휴로 그 동안 연습을 통 못하긴 했지만, 오늘 회사가 쉬는 바람에 그래도 한 두시간 초치기를 하고 갔는데도 영 어렵다. 연습해야할 분량은 언제나 너무 많고 (심지어 레슨시간도 모자랄 지경이니...) 나는 늘 시간이 없는데다가 타고난 농땡이라 오래 연습도 못한다. ㅠㅠ

댓글 4개:

  1. 좋아하던 곡 연습하게되면서 싫어지는거. 공감합니다요...

    노관객 연주회때 했던 Bach 부레.. 저는 아직도 경끼가 나요... T.T

    하다가 음정이상해졌던 부분 가면 좌절감이 꾸역꾸역 몰려오구요..



    그 좋은 곡을 그렇게 망쳐버리다니..

    그 좌절감을 좀 극복해 보려고 가끔 가볍게 한번씩 해보는데 아직도 극복이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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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Agnes Lee - 2009/10/08 11:04
    어두웠던 기억을 생각나게 하시는 군요^^;; 그런데 전 기억력이 엄청 나빠서 그날 제가 어딜 어떻게 엉망으로 했었는지 다 까먹었어요. ㅎㅎㅎ 정말 편리한 기억력이죠? 그래서 제가 살이 찌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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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슈삐 - 2009/10/08 20:00
    그날 슈삐님은 별로 엉망으로 안하셨죠.. 아마... ^^

    그래서 기억이 안나시는 거예요...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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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Agnes Lee - 2009/10/08 11:04
    그럴리가요..^^ 잘 기억은 안나나.... 아주 희한한 소리를 냈었던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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