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19일 화요일

허접 블로그에 대한 변명

큰오빠가 내블로그에 와본 모양이다. 사용하지도 않고... 사용한 적도 거의 없는... 싸이월드 미니홈피 대문에 블로그 주소를 써놓았는데 그걸 보고 이 쪽으로 넘어 왔다고 한다. 나이와 이름만 알면 검색이 되는 대단한 싸이월드....

블로그가 왜 그리 조잡하냐는 둥... 바이올린 관련된 블로그라는데 뭐 별로라는 둥.... ㅡㅜ 한 시니컬씩 하는 우리집 식구들답게 영 맘에 안든다는 투로 얘기한다.

사실 블로그를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을 했을 때는, 내 이야기를 많이 써볼 생각이었다. 바이올린을 배우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느낀 이런 저런 생각들을 적으면서 스스로 정리도 하고 (허공에 대고 떠드는 것 같긴 하겠지만) 스트레스도 풀고...ㅎㅎ 그러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글들도 가끔은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또, 영어로 되어 있거나 체계적으로 되어 있지 않은 자료들도 나 나름대로 정리하고, 번역하여 볼 생각도 있었다. 내가 영어를 그다지 잘 못해서인지, 영어로 된 글을 읽으면 우리말처럼 머리에 쏙쏙 들어오질 않는다. 문장을 하나하나 번역하면 비록 시간도 걸리고 어떤 식으로 옮겨야 할지 고민도 하게 되지만, 내용이 나 스스로에게 더 잘 이해가 되기도 하여, 관심이 있는 article은 블로그에 번역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여러가지 다른 내 블로그 아니어도 인터넷의 곳곳에 엄청나게 깔려 있는 것이니 굳이 그걸 옮겨다가 반복할 생각은 없었다. 음악파일의 경우도, 굳이 블로그에 올려서 들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면 별로 올려 보고 싶지 않았고...

그런데, 블로그를 관리하고 읽어볼 만한 글을 정기적으로 올리는 일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일단, 블로그에 게시글을 하나 올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단지 인터넷에 접속하여 글을 쓰는 시간이 아니라... 그 글에 어떤 내용을 담기 위해서 내가 준비하고 생각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저 스쳐지나가는 일들에서 한 가지를 잡아내어 논리적으로 또 풍부한 자료를 가지고 그것을 나만의 생각과 내가 관심있어 하는 주제로 연결시키는 일은, 단순히 (이 글이나 다른 글들처럼) 느낌이나 감정을 문자로 적어보는 일과는 많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현재는 그저 다분히 감정적인, 그리고 지루하게 반복적인 나의 일상사에 관련된 글들이나... 또는 어딘가에 있는 자료의 reproduction만을 하고 있다 (copy & paste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자위하면서....). 더구나 번역이라고 해 놓은 글들은 아름다운 우리말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도무지 무슨 뜻인지도 알 수 없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기도 하고...;;

흠... 언젠가는 나도 매우 informative하면서도 나만의 논리가 들어 있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나...

댓글 4개:

  1. 단순히 위로 차원에서 말씀 드리는건 아니고 ...지금도 충분히 훌륭하십니다.

    보아하니 아주 많은 사람들이 오진 않지만 몇 몇 매니아 친구분들이 (저를 포함) 자주 들러서

    음악에 대한 지식도 쌓고 슈삐님의 일상도 스토킹하고....ㅎㅎ

    오라버님께 전 만족한다고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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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슈타이너 - 2008/02/19 19:27
    흑... 감사합니다... 앞으로.. 재밌는 글과 자료 올려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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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단순히 위로 차원에서 말씀 드리는건 아니고 ...지금도 충분히 훌륭하십니다.

    저도 그다지 인터넷에 떠돌아디나는 정체불명의 레퍼런스도 없는 '퍼가요~♡'글로 도배하고 보여주기 위한 블로그를 꾸미는건 그다지 취향이 아닙니다. 당장 올블로그나 이올린 들어가서 바이올린 검색해도 천편일률적인 얘기들, 그저 불펌 음원자료로 도배해서 방문객 끌어들이는... 뭐 그런 블로그들 천지 아닌가요?



    그 가운데서 자신만의 색깔이 있고, 자기만의 해석이 있고 개성이 있는 블로그가 진정한 가치를 지니는게 아닌가 합니다.



    오히려 자신만의 색깔에서는 슈삐님의 블로그가 훨씬 뛰어나지요.



    오히려 저야말료 요즘 번역을 빙자한 펌질의 매너리즘에 빠져가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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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ViolinHolic - 2008/02/24 14:46
    감사합니당^^;; 웰백님 블로그야 말로 재미도 있고 유익한 정보도 많지요^^ 저도 처음엔 악기관련 내용을 좀 많이 올리려는 생각을 했었는데... 쉬운일이 아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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