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11일 일요일

앙상블 연습 두번째. 2009년 1월 10일

2주에 한 번씩만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지난 번 연습 이후 상당히 시간이 흐른 후에 만나게 되는 느낌이었다. 이번엔 미리 장소도 물색하고... 잠실의 모 교회에서 만났다. 피아노가 있는 꽤 넓직하고 따뜻한 방을 무료로 빌릴 수 있었다. 우리 연습날에 딱 맞추어 날씨도 무진장 추워졌기 때문에....ㅡㅡ;;; 따뜻한 방이 정말 필요했었다.

교회를 찾느라 조금씩 늦게들 도착하긴 했고, 지난 번에 정한 곡들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나는 저번 첫 만남에서 보다는 좀 나았던 듯 하다. 두번째 만남이라서 긴장이 조금 풀어졌나 보다. 워낙 소심한 성격 탓인지, 남들 앞에서 연주하는 걸 정말 못한다... 뭐... 혼자해도 역시 엉망이긴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박자를 맞추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나야 아무래도 멜로디 부분이니까 알기 쉬운 편이지만, 알 수 없는 멜로디로 화음을 맞추어 주어야 하는 세컨, 비올라, 첼로는 박자를 맞추어 화음을 만드는데에 시간을 좀 보내야 했다. 지난 번에 과도한 소심함으로 선곡한 곡들이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긴 했지만, 가브리엘의 오보에 같은 경우에는 간혹 딴 생각을 하다가 박자를 놓치는 일도 있고..;; 음.. 생각해 보니 음표가 많지 않은 곡들이 오히려 박자를 맞추기가 더 어려운 듯 하다.

대충 연습이 끝난 후 한 번씩 녹음도 했는데, 어떻게 녹음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사실 동글맘님이 녹음하려고 할 때 심하게 말리고 싶긴 했지만... 비공개로 우리끼리만 들으면 되니까... 하고 모른 척... 연습을 대충 마무리하고 프린트해 온 다른 악보들을 꺼내들 보았다. 할 만한 곡들이 꽤 있는 것 같다. 하이포지션 나오는 곡들에서 음정이 불안해 지는 곡들만 좀 연습하면...;; 좀 더 발전하면 제대로 된 합주곡들을 고를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긴 한데... 시간은 좀 필요할 듯하다.

다음 연습은 시내의 모 대학에서 하기로 했다. 이번에 연주하기로 한 곡들 이외에 다른 곡들도 정해서 연습을 해보자고 해야겠다. 현악기는 확실히 개인적으로 연주하는 것보다 같이 어울려 화음을 낼 때 재미가 있다. 오케스트라는 좀 너무 규모가 커서 내 소리를 듣기가 힘든 단점이 있는데, 이런 소규모 앙상블은 각 악기가 하나씩의 소리를 내기 때문에 내 소리와 남의 소리가 어울리는 것을 정확하게.. 노골적으로 들을 수 있어서 훨씬 맘에 든다. 부족한 점을 찾기가 쉽고, 합주의 만족감은 더 크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가 대리만족을 느끼기에는 최고였다면... 앙상블은 좀더 충족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한 곡들을 꾸준히 연습하고, 새 곡도 좀 찾아보고, 악보도 정리해 봐야겠다. 2주 후의 연습시간이 또 기다려진다^^

댓글 2개:

  1. 현악 4중주 애국가도 연주해보면 참 좋습니다.^^

    제 생애의 첫 앙상블 곡이 애국가였는데 아주 오래전 일인데도 그 때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앙상블의 재미는.....해보지 않고서는 말을 말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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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tainer - 2009/01/12 21:03
    애국가 4중주도 재미있겠네요..ㅎㅎ 가끔 아이들 부탁으로 애국가 멜로디만 연주하긴 합니다만...;

    교회는 안다니지만, 찬송가들 중에 합주로 연주하면 화음이 그럴 듯한 곡들도 꽤 많은 듯 하더군요. 단순하지만 화음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곡들을 하는 것이 재미있을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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