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23일 금요일

취임식 축주, 립싱크라고 부르지 말아줘요

NYT의 기사 (The Frigid Fingers Were Live, but the Music Wasn’t) 따르면, 그러니까 사실은 이렇게 된 것이다. 주최측과 연주자들의 이야기인 즉슨....

Ron Edmonds/Associated Press

날씨가 너무 추웠다. 그래도 연주할 수는 있었지만, 또 멀쩡할 수 있는 악기도 구할 수는 있었지만 말이야...  줄이 끊어지면 어떻게 하겠니. 그 질긴 피아노현도 끊어질 만큼 추운 날씨였단 말이다. 이건 정말 어쩔 수가 없었던 거다. 라이브는 아예 불가능한 일이었다구... 이건 Milli Vanilli 같은 립싱크 사기꾼과는 전혀 다른 거라구.. 누굴 속이려고 한 건 절대 아니지. 사실 Mall에 있던 참석자들과 TV시청자들이 2일 전에 한 레코딩을 들은 건 사실이지만, 그것도 진짜 쿼텟이 연주한 것이지, 다른 사람 연주는 아니었거든.

모두들 추운 날씨에 언 손으로 연주하는 연주자들을 보고는 깊은 감명을 받았는데 이렇게 알려지게 되어 버리긴 했지만..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완벽해야 하고 어떤 실수도 있어서는 안되는 거잖우...그런 상황이었다구. 진짜 연주했을 때 벌어질 지도 모를 위급 상황들을 생각해봐.

레코딩하고 맞추느라 이어폰을 귀에 꽂고 했는데, 사진에도 좀 보이지?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라구...;;  이런 까닭에... 더빙하는 게 창피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 무지무지 라이브로 연주하고 싶었지만... 하여간 너무 추웠어.

악기? 카본화이버도 쓸까 생각했는데, 경건하고 엄숙한 취임식에서 좀 튀잖아. 정통성을 지켜 줘야지. 그렇다고 스트라드나 몬타냐나를 들고 나올 정도로 바보는 아니구... 걍 모던 악기들 들고 나왔었어.

관련글: 2009/01/21 - 요요마의 새로운 악기

주최측과 연주자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엄청나게 추운 날씨 탓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꼭 그래야만 했을까라는 생각은 든다. 글쎄다... 물론 본인들의 연주녹음이라는 면에서 지난 베이징 올림픽의 립싱크 꼬마의 경우와는 차이가 많이 나지만, 저 분들이 저기 나와서 "쇼"를 하는 모습은 여전히 씁쓸한 뒷만을 남긴다.

국민들이 두려움이 아닌 희망을 선택했다고 이야기하는 오바마의 멋지구리한 취임연설이 어쩐지 색이 바래는 듯한 느낌이랄까. 오바마의 당선 후, 미국이라는 나라가 무척 부러웠었는데 말이다... 오바마의 미국은 정말로 변화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위기를 넘기는 성공적인 새로운 정부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조금씩 조금씩 찬물이 끼얹져 지는 요즘, 별 건 아닐지도 모르지만, 이런 일로도 가슴 한 구석에 미심쩍음과 안타까움이 고이는 건 괜한 노파심에서 일까...

댓글 4개:

  1. 악기를 볼줄은 모르지만..

    마형님 악기가 좀 이상하다 생각은 했지요... 크크..

    그냥 카본들고 나오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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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애둘아빠 - 2009/01/23 22:32
    마씨의 저 붉은 악기는 뭘까하고 생각했었는데 일단은 "모던"이라고는 하는데.... 어떤 모던인지는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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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펄만의 손가락은 정말 이기적이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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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손가락쟁이 - 2009/01/30 14:30
    손가락쟁이님은 역시 손가락을 보시는군요..ㅎㅎㅎ

    아.. 그런데, 손가락쟁이님 블로그에 연주 올리셨군요! 회사라서 아주 작게해서 듣는데도 너무 좋아요^^ 집에 가서 크게 다시 들어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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