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18일 화요일

오케스트라 연습 (2007. 9. 13 목) 레슨일지 (2007. 9.15 토)

오케스트라 연습

지난 주 목요일인데 상당히 까마득하게 오래 전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 동안 바빴었나..ㅡㅡa
슈만, 교향곡 1번 1악장 (짧게 연습)
드보르작, 교향곡 8번 4악장
이번에는 슈만을 빨리 연습하고 나서 드보르작 4악장에 좀 더 집중을 했다. 슈만은 여전히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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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영화 감상기]

음악에 대한 이해도와 슈만의 교향곡에 대한 이해도를 좀 더 높여 보고자, 어제는 1983년 영화인 Spring Symphony (한국어 제목은 "애수의 트로이메라이" - 도무지 영화의 내용과는 연결이 안되는...;;;)를 봤다. 슬프게도 내가 생각했던 슈만의 모습과 영화 속의 슈만은 그다지 연결이 잘 되지 않았다. 내가 어릴 적에 슈만의 전기나 관련된 책을 읽어 본 적이 있었던가? 내 머리속의 슈만의 이미지는 어디서 나온 걸까? 슈만은 똑똑하고, 부드럽고, 다정한 이미지다. 아름다운 슈만의 가곡들과 피아노곡들에서 그런 느낌을 얻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슈만은 부인인 클라라 덕에 명성을 얻었었다고 한다. 본인이 재능이 없었을 리는 없겠지만, 유럽의 음악계에서 별 볼일 없는 예전의 법학도, 손가락이 말을 안들어 피아노도 제대로 칠 수 없었던 가난한 작곡가가 실력만으로 명성을 얻어 나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도 같다. 멘델스존처럼 부잣집 명문가의 도련님도 아니니....

영화 속에서 슈만은 불안정한 정신상태를 가지고 있는 이기적인 바람둥이처럼 그려진다. 클라라를 사랑하고 그녀를 얻기 위하여 노력하지만, 실제로 그녀를 배려하지는 않는다. 아마 실제로도 그러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슈만의 교향곡 1번은 영화의 끝 무렵에 등장한다. 슈만이 법정소송을 통하여 클라라와의 관계를 인정받아 결혼을 하고 난 후, 교향곡 1번을 작업하는 모습이 나온다. 펠릭스 멘델스존이 그와 같이 작업을 하고.. 작업에 골몰해 있는 남편은 천재 피아니스트인 클라라가 피아노를 되찾게 되었다는 소식에도 기뻐하기는 커녕 집도 좁은데, 벽도 얇은데.. 하며 투덜댄다. 클라라가 외로이 거리에 나가 아버지의 피아노 가게를 들여다 보며 "봄" 교향곡이 흐르고, 장면은 멘델스존이 지휘하는 교향곡의 초연 무대로 바뀐다.

교향곡 1번이 실제로 결혼 직후에 작곡되었고, 멘델스존이 초연에 지휘를 한 것은 맞는데, "봄"이라고 명명된 이 교향곡은 로베르트 슈만의 작곡가로서의 인생에 봄이 오게 하긴 했고, 결혼으로 안정을 찾게 도와 주긴 했지만, 앞으로 이어지는 클라라의 인생에서의 봄은 끝나버리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곡은 매우 "봄"의 느낌이지만.... 내가 연주해야할 봄은 로베르트의 봄일까 클라라의 봄일까? (뭐가 되든 음정과 박자가 맞는 봄이 었으면 좋겠다....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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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보르작 4악장. 이 곡이 뭐였더라...라는 느낌이 오케스트라를 감돌고 있었다. 오래간만에 보는 4악장이 엄청나게 낯설었다. 여러 파트들이 다 헤매고... 한시간 반 정도의 연습시간이 지나자.. 이제서야 아.. 이게 이런 곡이었지... 라는 느낌이 간신히 들기 시작했다..ㅜㅜ 역시 앞날이 심히 우려 된다...


토요일 레슨

늘하던 연습은 그대로... 기존 멤버들이 시간대를 많이들 바꾸셔서 새로운 분들이 많아졌다. 이번에는 새로오신 2분과 나, 그렇게 3명이 레슨을 받았다. 새로 하시는 분들이 들어와서 좋지 않을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으나.... 시라디크 연습을 할 때는 음정 때문에 간혹 괴롭다. 사실 이건 새로오신 분들이 있어서 생기는 문제는 아니었다. 그 전에도 음정이 안맞는 경우가 꽤 많기 때문에... 문제는 내 바이올린 소리를 듣고 바른 음정을 찾아야 하는데, 여러 바이올린이 한번에 울리니 내가 맞는데 맞지 않는 것처럼 들리는 것인지, 다른 사람이 맞는데 내가 틀린 것인지, 다 틀린 것인지...... ;;; 알 기가 힘들다. 정말 음정에는 악영향이다...

바흐, 두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1악장.
오늘도, 선생님과 맞춰 봤는데... 혼자 하면 될 듯도 한 것이 선생님과 같이 하기만 하면 머리가 어지럽고 눈이 촛점을 잃어 악보를 놓치고 정신이 혼미해지고 손가락은 마비증상이 생긴다... ;;;; 쭉 한번 했으나 영 만족스럽지가 못하여... 후반부를 다시 한번 맞춰 보았다.. 아까 보다는 좀 낫네...

선생님께서 다음 시간엔 2악장을 나갈 것이라고 하셨다. 비브라토를 많이 넣어서 한다고... 2악장을 하는 것은 좋으나... 뭔가 완성되지 못하고 진도가 나가는 듯한 찜찜함...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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