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2일 금요일

[공연] 타펠무지크와 엠마커크비 2007. 10. 30

화요일. 나에게는 이 공연이 이번 바흐 페스티벌의 마지막 공연이다. 다음날 표를 취소해야 했기 때문에... 자리도 정말 좋았는데 말이다.

회사에서 공연 시간에 알맞게 퇴근해서 세종체임버홀로 향했다. 마지막 공연이라 여기서 구입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비록 언제 다 읽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신간인 크리스토퍼 볼프의 바흐전기도 구입했다. 일요일 엠마커크비의 공연에서 이미 그녀의 진수를 본 듯하여... 오늘, 나의 촛점은 캐나다의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였다.

단원들이 등장했고, 쟝라몽도 같이 등장했다. 조금 늦게 나오거나 할 줄 알았는데... 그리고 막바로 시작한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BWV 1066.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약간 빠르게 곡이 진행되었고 바로크 바이올린과 바로크 오보의 투명한 음색이 아름다웠다.

이어 등장한 엠마 커크비는 칸타타 "나의 행복에 만족하나이다"를 불렀다. 처음에는 목이 안풀려서인지, 원래 그런 것인지 성량이 작게 느껴졌다. 이번 공연에는 가사의 번역문이 프로그램에 실려 있기는 했으나... 원문이 실리지 않은 것이 또 아쉬웠다... (왜 나는 가사를 찾아서 프린트해 갈 생각도 안하고는 계속 불평만 하는 걸까..)

인터미션이 지나고 BWV 1043이 시작되었다. 쟝라몽이 퍼스트 바이올린을 맡은 것은 프로그램에 나와 있어서 알고 있고 또 충분히 예상했던 바였는데, 전반부에 내심 궁금해 했었던 세컨 바이올린은 뜻밖에 세컨파트 맨 앞 인풀트에 앉아 있던 빨간머리 여자분이었다. 머리색과 마른 흰얼굴이 대조되어 마치 펑크족처럼 보였던 그녀는 쟝라몽과 더불어 앞에 나와 서 있었다. 아이슬린 노스키. 기량은 아무래도 쟝라몽에는 미치지 못하는 듯 했는데, 외모에서 보여주는 느낌과 거의 비슷한 연주를 보여 주었다. 씩씩한 연주라고나 할까..;;;  특히 3악장은 몰아치는 듯한 열정적인 느낌으로 끝내어 관객들의 환호를 얻어 냈다. 살짝 과감한 연주라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재미 있었다. 바흐를 이런 식으로 연주한다면 초등학생도 지루해 하지 않을 듯... 내일의 사계도 이렇게 연주한다면 베니스 바로크의 연주만큼이나 신나는 사계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어서 다시 엠마커크비가 나와, 웨딩칸타타인 "물렀거라 슬픔의 그림자여"를 불렀다. 나에게는 전반부보다 더 좋았다. 곡도 아름답고 흥미로왔다. 각 솔로악기들이 엠마커크비의 노래와 어우러져서 아름다운 선율들을 엮어 내고 나는 잠시 황홀경에 빠져 들었다.

앵콜곡은 모두 3곡이 나왔다. 첫 곡은 커크비여사와 함께 커피칸타타.. 두번째와 세번째는 끝내려다가 관객들의 박수가 멈추지 않자 다시 나와서 연주를 했는데, 마지막곡은 전반부에 했던 칸타타의 곡을 다시 잠시 불러주었다. 엠마커크비는 노래를 계속해서 부를 수록 더 잘 부르는 것 같다... 끝으로 갈수록 더 좋다... (사실 일요일의 공연에서도 앵콜곡들이 더 좋았었다..)

나오면서... 엠마커크비가 나오는 공연을 둘 다 보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해 보니 다음날 공연을 못보게 된 것이 이 공연을 놓치게 된 것보다는 차라리 잘되었다는 생각도 들기도 했다. (물론 다 볼 수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리고 사실 내가 소규모 오케스트라 합주를 매우 좋아하기는 하지만...흠흠..) 나에게는 멋진 폐막 공연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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