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23일 금요일

감동적인 연주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음악을 듣고 느끼는 감동은 완벽한 연주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정말 빈틈없는 연주이지만 아무런 느낌이 없는 경우도 있고, 간혹 실수도 있지만 눈물나게 아름다운 경우도 있다. 악기의 소리보다 지지직거리는 잡음이 더 많이 들리는 음반에서도 가슴아픈 감동이 전해져 오는 경우도 있고, 깔끔하고 세련된 자켓과 흠 하나 없는 녹음에서도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Marshall C. St. John이 모아 놓은 카잘스에 대한
스크랩북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을 발견했다.

It is not technique on a particular instrument that makes a man or woman a great musician, but love of music and people. In Casal's old age his technique slipped quite a bit, and even in his prime he probably did not have the technical abilities of Starker, Rostropovich or Ma. But he played his music from a heart full of love, dignity and respect. He truly cared about people, and freedom and justice; and so he moved those who heard him, and he had a great impact on the musical world, and the world at large. Students hoping to be professional artists should give time to developing their souls and minds, and humanity, along with their fingers and bow arms.

음악은, 분석을 하기에도, 공부를 하기에도 좋은 소재이고, 역사와 뒷배경을 알아 보는 것도 모두 모두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가슴 떨리는 감동은 정말 알 수 없는 곳에서 오곤 한다. 음표들은 연주자의 머리로, 가슴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악기를 통하여 나의 머리로 그리고 가슴으로 들어 온다. 그리고 모두가 다른 음악이 되는 것이다....

아무런 기교도, 화려한 무대도 없이 깨끗하지도 않은 음질의 CD에서 들려지는 카잘스의 바흐가 그토록 따뜻하고 감동적일 수 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는 것일까. 

댓글 3개:

  1. 정말 좋은 얘기네요... 특히 연주자들 뿐 아니라 아마추어들도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할 구절이군요. 난 아마추어니까 이정도면 됐지 머, 난 아마추어라서 어쩔수 없어, 연습할 시간이 없어 실력이 안느는걸..... 이런 태도로는 진정한 음악을 연주할 수 없다는 가르침을 주는군요.



    어떻게 보면 로뎀나무님이 가르치신 내용과도 같네요. 음악에 있어 프로와 아마추어의 구분은 없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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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rackback from: 첼로의 聖子 - Pau Cas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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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훙.. 동감은 가면서도 참으로 어려운애기네요... ㅡ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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