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30일 화요일

[공연] 엠마 커크비, 야콥 린드베리 2007.10.28

볼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어찌 어찌하여 마지막에 표를 한 장 더 구할 수 있었다. 도윤이를 놀이방에 맡기고 지윤이와 같이 공연을 보면 가능할 것 같았다. 비록 자리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괜찮을 것 같았다. 공연이 시작되고 전반부가 끝날 때까지 나는 뒷쪽 자리에 지윤이는 내가 원래 예매했던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인터미션에 지윤이 뒷자리의 여자분이 오더니 자리를 양보해 주시겠다고 한다. 정말 괜찮다고 했지만, 아이가 혼자 앉아 있는 모습이 영 마음에 걸리시나 보다...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동시에 들었는데... 거절하는 것도 좀 아닌 것 같고... 그 분 덕에 후반부는 지윤이와 바로 앞뒤에 앉아서 공연을 볼 수 있었고, 무대에서 보다 가까운 좋은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사람이 무척 많았다. 거의 매진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크로스오버 성악을 하는 임형주던가.. 그런 사람도 보였고... 몇 시간 전에 영산아트홀에서 연주했던 존 버트도 보였다. 시간이 되자 커크비와 린드베리가 나왔다. 10현류트인 것으로 보이는 류트를 들고 나온 린드베리와 커크비가 잠깐 마주보더니 바로 연주가 시작되었다.

영국의 올페우스 - 다울랜드와 퍼셀. 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연주회. 그들은 전반부에 다울랜드의 서정적인 곡들을 연주했다. 한 두곡을 빼고는 모두 슬픔을 노래하고 있는 곡들인 것 같았다. 제목과 간략한 곡 해설이 프로그램 책자에 나와 있기는 하지만, 성악 연주회에 가사가 없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중간에 류트 솔로가 두 곡 정도 들어가 있었다. 엠마 커크비는 음반에서 듣던 것처럼 바로 그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를 했고, 중간의 몇 곡은 일어서서 마치 오페라를 하는 것 처럼 제스처를 쓰며 노래했다. 후반부는 퍼셀의 곡들. 다울랜드의 곡들 보다 더 귀에 익은 곡들이었다.

정말 넋을 잃고 듣고 있노라니 순식간에 공연이 끝났다. 류트도 매력적이었지만, 커크비의 목소리가 주는 흡인력이 대단했다. 정말 고음악에 맞는 목소리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창법도 일반적인 오페라나 성악가수들과는 달리 단순했다. 그것이 그녀의 음악을 청아하게 들리게 만들고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객들은 열광했고, 류트와 소프라노의 듀오는 앵콜을 3곡 들려주었다. An Evening Hymn을 부르겠다고 이야기했을 때에는 관객석에서는 기쁨의 탄성이 나왔었다. 숨쉬기 힘들 정도로 연주에 집중하고... 이어지는 Farewell unkind, farewell은 본 연주보다 앵콜이 더 좋았다^^

30일에도 엠마 커크비를 만날 수 있다. 타펠무지크에 더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커크비를 다시 만나는 것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었긴 했지만.... 그녀의 공연이 무척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다..  (불행히도 31일 공연은 오늘 티켓링크에 전화해서 취소해야만 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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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ram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07/10/29/0200000000AKR20071029143800005.HTML

댓글 4개:

  1. 위 사진을 보십시요.

    입은 옷만 다르지 우리가 페르미어의 회화에서 보는 옛 사람들과 무엇이 다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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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권석철 - 2007/11/01 00:59
    맞아요.. 연주회 내내 저는 16, 17세기의 영국에서 어떤 시골마을이나, 궁정에, 또는 어느집의 실내 음악회에 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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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제 거래처 사람도 엠마 커크비 공연 다녀 왔는데...

    핸폰 사진으로 같이 찍은 걸 보여주더군요...

    그 사람은 모짜르트 이후는 안 듣는 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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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tankcrew - 2007/11/14 10:38
    그분은 싸인회에 가셨었나 봐요^^ 전 싸인은 잘 안받는지라.. 더구나 둘째아이를 놀이방에 맡겨놓은 처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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