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22일 월요일

[공연] 나이젤 노스 류트 독주회 2007.10.19

 John Dowland "Earl of Derby, his Galliard"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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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바흐페스티벌의 개막공연격으로 준비되어진 공연이었다. 18일에는 바흐의 곡으로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었으나, 목요일은 오케스트라 연습을 가야하기 때문에 예매를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결국 오케스트라 연습도 못하고 해외에서 온 두 아줌마들과 더불어 저녁을 먹어야 했었다...ㅠㅠ

금요일.. 역시 저녁을 먹으러 가자는 압력에도 배째라고 하고는... 금호아트홀로 향했다. 몸살 덕분에 주차장에서 차를 꺼내면서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머리가 너무 복잡해서 단순하고 청아한 류트의 소리가 약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공연장으로 차를 몰았다.

노스는 처음에는 르네상스 류트를 들고 나왔다. 현의 숫자는 10현보다 많아 보였는데 15현 (8 course?)인지 잘 모르겠다. 존다울랜드와 발레, 로버트 존슨의 곡들이 류트를 타고 흘러 나왔다. 류트의 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무척 아름다왔다. 인터미션에 몸살약을 사러 나갈까 했는데, 바람이 너무 차서 그냥 다시 들어왔다. 노스는 이번엔 현이 더 많이 달린 바로크 류트 (위 사진에 있는 것과 동일한 류트)를 들고 나왔다. 아마 24현 류트 (13 course)인 것 같았다. 2부의 두번째 곡인 로지 백작을 위한 똥보는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날 뻔했다. 처음 듣는 곡임에도 불구하고... 류트라는 악기가 그토록 감성적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이어지는 소나타도 정말 좋았다. 나에게는 1부의 곡보다는 2부의 곡이 더 소리도 아름다왔고 곡도 좋았다. 바흐시대의 류트곡 작곡가인 바이스의 곡들.. 단조로와 보이기만 하는 류트에서 노스는 매우 다양한 음색을 뽑아냈고, 류트는 노래하고, 반주도 하고, 다양한 화음을 보여 줄 수 있는 너무나 멋진 악기임을 증명해 주었다.

노스는 앵콜로 바흐의 첼로 모음곡 1번에 들어 있는 곡을 연주했다. 어제의 연주회가 어땠을지 짐작이 가게 하는 곡...

공연장에 사람이 별로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는데, 금호아트홀이 소규모의 홀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3번째 줄이었는데도 사람들 때문에 무대가 가려져서 가끔은 잘 보이지 않을 때고 있었다. 내 주위에는 네이버의 모 클래식 동호회의 사람들이 앉아 있었던 듯 한데... 옆엣분이 책상에 프로그램을 펼치고는 공연 내내 무언가를 계속 노트하고 있었더랬다... 뭘 적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조금은 신경이 쓰였다..;; 류트의 튜닝시간에 내내 들려오던 라디오 방송 진행자의 멘트도 좀 신경이 쓰였고... (아예 안들리게 작게 하던지, 아님 다 들리게 크게 하던지...;;) 노스의 앵콜곡 종료에 딱 맞추어 울려 퍼지던 핸드폰 소리도 인상적...;;

하지만..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내 안좋았던 몸상태에도 불구하고.. 가치가 있었던 연주회였다.

http://www.nigelnorth.com/index.html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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