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30일 토요일

KBS교향악단 제593회 정기연주회

 

늦는 바람에 바딤레핀의 베토벤 바협을 놓쳤다. 벌써.. 몇번째인지.. 차를 안가져 갔었어야 하는데..

하지만, 모니터로 밖에서 본 바협 연주는 정말 멋졌다. 앵콜은 그래도 안에서 들었는데, Paganini, Carnaval de Venice...  완벽한 연주는 아니었지만, 재밌는 연주. 더구나 기교가 장난이 아닌 연주였다. 현란한 리코셰와 소티에... 윽... 유튜브에서 동영상의 찾아보니, 예전에도 앵콜로 연주한 적이 있는 곡이었던 것 같다^^

아쉽지만, 결국 늦은 것은 내 잘못... KBS의 연주나 잘 들어보자... 생각했다. 사실 예습을 못하고 간 것이 못내 찝찝했지만, 뭐.. 쇼스타코비치도 들었는데, 부르크너 쯤이야... 하고 있었다. (예습할 시간이 있을리가... 세무조사를 동시에 7개나 받게 생겼는데 말이다...ㅠㅠ)


음.. 좋았다. 연주도, 열정적인 지휘도. 다만, 합창석이어서 음향이 좀 왜곡되어... 현의 소리가 약하게 느껴지는 것이 흠이라면 흠... 대신, 이번엔 관의 움직임을 잘 관찰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오보에, 플룻, 클라의 연주와, 호른, 튜바, 트럼펫, 트럼본을 구경하는 것이 재밌었다. 3악장, 4악장이었던가.. 뒤의 팀파니 주자의 연주를 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였다. 그 아저씨... 멋졌다 @.@


사실 부르크너가 지겨워질 때쯤 객석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지윤이만한 꼬마가 맨앞줄에 앉아서 정신없이 지휘자와 1바이올린 쪽을 쳐다보며, 너무나 열심히 연주를 듣고 있었다. 보통은... 아이들은 연주회에서 잠이 들게 마련인데 말이다. 그것도 레핀의 연주도 끝나고, 교향곡... 그것도 부르크너 7번을... 그토록 호기심어린 눈으로 지켜보는 꼬마가 있다니...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 그 옆의 엄마는 오히려 피곤한지 졸린지.. 태도 불량... 뭐하는 꼬마인지.. 지금도 궁금하다.


부르크너는... 다음에 악보 보면서 다시 한번 들어야쥐...


KBS의 단원 구성은 여타의 국내 오케와는 좀 달랐다.. 말하자면, 남자가 많고, 연령대가 더 많았다. 그만큼 실력있는 연주자들이 많이 있다는 뜻일까... 사람들이 K향이 실력이 있다니... (실제 연주도 좋았고) 그 말이 맞나 보다. 또.. 남자 단원이 여자단원보다 실력이 있어서 악장과 수석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남자라서 하는 것인지.... 남자가 음악을 하면 더 열심히 하는 것인지... 모.. 그런 생각도 해봤다. (곡이 귀에 쏙 들어오질 않아서.. 잡생각을 잠깐^^)


재미있는 연주에.. 즐거운 경험.... 연주회는 늘 기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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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친기에 쓴 글 추가~~  눈물나던 바딤레핀......

추석연휴 직전 금요일, 강남의 교통이 어떠할 것이라는 것을 익히 짐작하고... 아침에 차를 버리고 출근을 하려고 했으나.....
오늘따라, 짐이 너무 많더군요... 차를 몰고 출근하였으니, 차를 몰고 퇴근을 하여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게다가, 퇴근할 때도 어찌 짐이 많은지;;; 집에 들러서 차를 버리고 예당으로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여, 별 수 없이 회사에서 예당으로 향했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더 상황이 안 좋더군요. 예당에 도착, 주차를 하고 나니, 이미 8시 5분. 콘서트 홀로 뛰어 올라갔으나, 첫곡이 바로 베토벤 바협인지라... 이미 거의 체념한 상태이긴 했습니다. ㅠㅠ 연주장 밖의 TV로 바딤레핀의 무대를 비춰 주고 있긴 하더군요. 한참을 넋을 놓고 바라보다... 1악장이 끝나갈 무렵 안내하시는 분께 조심스럽게 악장사이 입장 여부를 물어봤으나... (제가 악장 사이에 들어오는 인간들 무쟈게 싫어 하는데... 막상 제가 늦으니... 묻게 되더군요..ㅠㅠ) 역시 안되더군요. 결국 고스란히 밖의 모니터로 전곡을 감상....엉엉...
 
곡이 끝나자 마자, 박수치는 사이에 뛰어 들어가 간신히.... 앵콜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 곡 - 찾아보니 영상이 바로 뜨는군요^^.
 
(올렸던 영상은 유튜브에서 잘린 상태... 마리스 얀손스이 지휘하는 베를린필과 함께했던 2002년 발트뷔네 콘서트에서 레핀이 연주했던 파가니니의 베니스의 카니발이었다. 발트뷔네 DVD시리즈에 포함된 동영상.)

하지만... 베토벤 바협... 정말... 눈물 났었습니다. 모니터로 보기만 해도 황홀한 연주였는데... 들어가서 들었어야 하는데...

그래도.. 인터미션 후의 KBS향의 부르크너 7번 연주 좋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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