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23일 화요일

[공연] 조르디 사발과 르 콩세르 드 나시옹 2008년 12월 21일

카퓌송 형제의 공연이 아마도 올해 마지막 공연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30% 할인된 가격에 혹한 충동구매로 결국은 올해도 사발의 공연을 보게 되었다^^; 사발의 감바 공연을 더 보고 싶긴 했지만... 르 콩세르 드 나시옹의 왕궁의 불꽃놀이도 기대가 되는 곡이었다.

좀처럼 돈주고 사는 일이 없는 R석... 후덜덜한 가격의 자리에 앉았다. 같은 R석이라면 아예 앞 쪽이 나을 것 같다는 약간의 아쉬움... 경기침체의 여파에도 생각보다 객석에 사람들이 많다. 사발의 유명세 덕을 보는 가 보다.



첫 곡인 퍼셀의 모음곡은 큰 기대를 하지 않기는 했지만.... 뒤의 두 외국인은 계속 속삭이고, 옆의 꼬마는 칭얼대고.. 참... 비싼 자리가 오히려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마구 들게 만든다...;

어쨌거나, 몇 명의 관악기 주자가 무대 뒤에서 연주하던 에코우를 비롯한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는 곡들의 연주는... 재미있기는 했으나, 기대한 것 보다는 조금은 맥빠졌다. (수상음악이 연주되기 직전에 그 꼬마의 엄마인 듯한 여자분께 아이를 주의시켜 달라고 부탁했더니... 애니까 이해해 달란다... 이해해줄 문제가 아니다 주위 사람들 다 피해보지 않느냐라고 했더니, 이번 곡 끝나고 나갈 거라고..;;;; 속으로는 이번 곡부터 나가 주셨으면 좋겠다고 하고 싶었으나 참고...;;)

수상음악은 작년에 내한했을때에도 연주를 했었는데, 이번 보다는 작년의 연주가 더 좋았던 것 같다. 내추럴 혼 연주자들이 같은 사람들인지는 잘 기억은 안나는데... 아무래도 작년이 더 멋진 연주였다는 느낌이다.

인터미션이 끝나고 연주된 콘체르토 그로소는 아주 낭만적이고 달콤한 뮤제트를 비롯해서 부드럽고 맑은 느낌의 바로크 현악기들의 맛이 살아나는 아름다운 연주였고, 이어지는 왕궁의 불꽃놀이에서는 기 페르베를 비롯한 바로크 트럼펫들의 활약에 넋을 놓을 정도. 쳄발리스트 루카 굴리엘미도 훌륭하고... 악장인 다비드 플랑티에도 멋졌다. 좀 멀긴 했지만, 플랑티에의 과다니니가 어찌 이쁘게 보이던지...; 후반부는 전반부의 맥빠지는 느낌은 전혀 없는 멋진 공연이었다.

사발은 앵콜 인심도 후해서... 3곡이나 해주었고 한국말로도 몇 마디 했던 것 같은데, 뭐라고 하는지는 잘 못 알아 들었다. 어쨌거나... 관객들의 박수를 유도했던 두번째 앵콜은 전에도 앵콜로 들려 주었던 듯...

앵콜이 모두 끝난 시간은 10시 반 정도.. 2시간 반이나 되는 긴 연주였다. 비싼 티켓 값이 아깝지 않게 해준 연주자들에게 감사 ^^;;;;

프로그램

퍼셀, 요정의 여왕 모음곡 1692
헨델, 수상음악 1717
헨델, 합주협주곡 사단조 Op.6의 No.6
헨델, 왕궁의 불꽃놀이 1749

앵콜곡

Lully, Marche des combattons and minuet
Rameau, Contre danse tres vive 
Marin Marais, 오페라 Alcyone 중 Marche pour les matielots


아래의 사진은 NY Times에서 얻어 온 것인데... 사발의 감바, 루카 굴리엘미의 쳄발로, 마르크 앙타이의 트라베르소 그리고 앙리크 솔리니스의 티오르보가 같이 있는 사진이다. 물론 이번 연주회에선 트라베르소가 없긴 했다 (있었다면 앙타이가 와줬을까...?) 티오르보 연주자의 모습은 공연 때는 지휘자인 사발에게 가려서 거의 못 봤었는데, 사진으로라도 봐야지..ㅎㅎ

Julien Jourdes for The New York Times

댓글 3개:

  1. 전 어제 고양 아늠누리 공연에 다녀왔습니다.

    역시 직업병이 도져서 플랑티에의 과다니니 바이올린 소리에 심취해 있었습니다. 멋진 악기더군요. 악기, 그 중에서 바이올린, 그 중에서 아름다운 바로크 바이올린이 가져야 할 미덕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 악기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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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슈타이너 - 2008/12/24 02:00
    고양아람누리가 홀도 아담하고, 예당보다는 훨씬 나았을 것 같아요. 예당은 홀이 너무 커서 고음악 공연에는 역시 잘 맞지 않는 듯 합니다. 저도 시간만 맞았다면 고양에 갔었을텐뎅..

    플랑티에의 과다니니는 소리도 멋지고 예쁘고... 가까이서 한 번 보고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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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KBS 중계석에서 보내준거랑 FM 실황음악회에서 보낸 앙코르가 다른 이유가 앙코르를 여러번 해서 그런거같네요... 예술의전당에서 한것은 들어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아람누리에서 연주한것은 제가 들었을때 나쁘지는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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