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7일 수요일

[공연] 뮤지컬 소리도둑 2008.4.26 (토)

조금 늦은 후기. 5월에 가족들과 다 같이 볼만한 공연을 찾다가... 5월초는 시간이나 좌석이 마땅치 않아 4월 마지막 주말에 본 공연이다.



남경주, 최정원, 박도연 등 유명한 배우들이 나온다고 하여 일단 예매했다. 주인공 아침이 역을 맡은 박도연양은 지난 번 애니 공연에서도 만났던 꼬마. 목소리가 아름다운 노래 잘하는 아이이다.

공연장으로 향하는 길에 소리도둑이 무슨 내용일 것 같냐고 아이들에게 질문했더니, 지윤이는 어느 마을에 도둑이 와서 소리를 다 훔쳐가는 내용일 것이라고 한다. 소리가 나지 않는데 어떻게 뮤지컬이 되겠냐고 했더니.. 좀 고민이 되는 눈치였다. 도윤이는 예전에 읽었던 동화의 내용을 이야기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고 있었는데, 떡을 하나 놓고 옥신각신하다가 먼저 말을 하는 사람이 떡을 포기하는 것으로 하고 있었는데, 도둑이 들어서 물건을 다 훔쳐 가도록 서로 눈치만 보며 소리도 못지르다가 결국 할머니가 "도둑이야"하고.. 도둑은 다 훔쳐서 도망갔다는 이야기.

뮤지컬의 내용은 전혀 다른 것이었지만, 아이들은 꽤 흥미진진하게 관람했다. 가장 재미있는 캐릭터는 역시 바보 치린이였던 모양이다. 집에 와서도 한동안 아이들은 치린이 흉내를 내면서 놀았다. (사실 더 재미있는 것은, 아이들이 집에 와서 모든 대화를 마치 뮤지컬처럼 노래로 만들어 부르더라는 것이다.) 클래식 공연도 이렇게 재밌게 봐주면 좋을 텐데... 그건 쉽지 않겠지...

창작 뮤지컬이라고 생각하고 보았는데, 원래는 Amy라는 비슷한 내용의 호주 영화가 있었던 모양이다. 원래 영화를 못봐서 줄거리가 얼마나 비슷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스토리를 빌려왔어도 뮤지컬이라는 전혀 다른 장르의 예술로 재탄생한 것이 창작뮤지컬이라고 해도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침이가 처음 노래를 부르게 되는 장면. 뮤지컬 중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노래.


마지막 인사 장면. 이 뮤지컬은 마지막에 아주 조용하게 끝나서인지 극이 끝나고 난 후에 등장인물들이 모두 나와서 지금까지 나온 주요 노래와 장면들을 간략하게 보여 준다. 요점정리판이라고나 할까.... 관객들의 뇌리에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는 방법 (인 것 같기는 한데, 마지막 요점정리를 봐야 극이 정리되는 걸 보니... 원래 아주 짜임새 있는 전개는 아니었나 보다..;; 이야기의 전개는 매우 감동적이어야 하는데... 사실은 살짝 설득력이 부족했다. 아침이가 말을 할 수 있게 되는 과정, 엄마가 노래를 하게되는 과정, 그리고 아빠의 죽음을 극복하는 과정이 너무 두리뭉실 넘어간 듯한 느낌이 들었었다.)

전반적으로 아름다운 멜로디로 가득 차있는 뮤지컬이다. 초등학생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는 좋은 작품. 아기자기한 무대 디자인과 소품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관객을 사로잡는 아침이 박도연양의 노래도 물론 훌륭했다.
 
사진 및 포스터의 출처: http://www.soridoduk.com/

댓글 3개:

  1. 아이들은 참 맑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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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슈타이너 - 2008/05/09 23:16
    아이들은 보면 볼수록 행복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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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좋아하는 배우, 남경주...

    지방에 산다는 이유로 청주 오는 공연만 몇번 봤더랬죠~^^*



    남경주, 최정원 다 실력파지만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욱 빛나는 것 같아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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