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24일 화요일

Karsh展 - 파블로 카잘스

가보고 싶긴 한데... 아직 못 가봤다. 아마도 못 가볼 것 같다.

호주의 National Gallery 웹사이트에는 카쉬의 작품이 몇 점 실려 있는데, 그 중에 파블로 카잘스의 사진도 있다.

Yousuf KARSH, Pablo Casals

1954년 작품. 사진을 찍은 카쉬의 감상....

‘I decided to photograph the master of the ’cello from the back, in a partially restored abbey in Prades … lost in his music. For me, the bare room conveys the loneliness of the artist, at the pinnacle of his art, and also the loneliness of exile.’ (Karsh)

카쉬는 누구도 뒷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적이 없다고 하는데, 카잘스의 경우는 그것이 맞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사진은 카잘스가 망명지인 프라드의 한 성당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찍은 것인데, 파시즘정권에 항거하여 떠나온 고향을 그리며 단호한 모습으로 뒤돌아 앉아 (내 추측이지만 아마도 바흐를) 연주하는 노 첼리스트의 뒷모습에서 외로움과 경건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 얽힌 유명한 일화 - 보스턴에서 전시되고 있을때 어느 노신사가 매일 찾아와 한참을 그림 앞에 서 있다가 가곤 했단다. 호기심을 느낀 큐레이터가 왜 늘 거기 서있냐고 질문하자, 그 신사는 "쉿. 조용히 하게. 지금 내가 음악을 듣고 있는 것이 보이지 않는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제 조용히 음악을 들어 보자...

댓글 4개:

  1. 1. 카쉬전은 저도 가보려 맘먹고 있습니다만 좀 뜸 해지면 갈까 생각중입니다. 당시의 카잘스의 상황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 사진이 얼마나 한 음악가, 그리고 인간을 잘 잡아냈는지 알 수 있죠.



    2. Prades에서의 카잘스는 한때 (지금도 그렇지만) 제 마음을 사로잡았고 덕분에 Prades의 카잘스 페스티벌 박스를 과감히 지르게 했죠.^^ 카잘스를 그닥 좋아하지 않기에 당시는 과감했는데, 지금도 잘 듣고 있는 걸 보면 제법 훌륭한 투자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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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슈타이너 - 2009/03/24 22:02
    작은 창을 향해, 그러나 다른 이들을 등에 지고, 악기를 안은 채로 있는 카잘스의 모습은... 이상을 향해 가는 구도자의 모습 같기도 하구요.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카쉬가 느꼈을 경외감과 안스러움이 사진을 보고 있는 우리 또는 관객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지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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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만술 - 2009/03/25 10:47
    아.. 프라드 페스티벌 박스를 가지고 계시는군요. 흑.. 부럽습니다...



    카잘스의 인생에는 너무나 보고 느껴야 할 점이 많아서... 저는 솔직히 카잘스의 음악보다 그의 삶이 더 감동적이더군요.. 그래도 카잘스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제가 구입한 첫 첼로 음반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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