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18일 수요일

잡담

한 열흘 정도 감기 몸살에 시달렸다. 그래서인지, 하여간 이상하게 피곤하다. 환절기인 탓도 있을 것 같다. 감기는 이제 좀 나아 졌는데, 어제 오늘은 황사 때문에 꽤 괴로웠다. 아... 정말 황사없는 봄을 맞을 수 있는 곳에 살고 싶다. 눈도 따끔한데다가 목도 계속 아프고. 중국에 손해배상청구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지...

한 2주 전 쯤 주가가 free fall을 할 때 회사 전체에 퍼졌던 암울함은, 지난 주 (매우 아이로니컬하게도) 신용등급 하락이 최종 결정되며 주가는 반등에 완벽하게 성공하게 되고, 이제는 좀 나아진 것 같다. (나아졌다는 건 순전히 내 느낌일지도...) 시장은 bad news보다는 불확실성에 더 동요한다. 그리고 확실한 bad news는 더이상 나쁘지 않고, 오히려 good news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 하여간 그 동안 이 회사 관련된 뉴스가 온통 도배를 하고 해외 경제관련 블로그에 홍수를 이루는 바람에 읽을 거리가 많아져 한동안 심심하진 않았었다. (아직도 계속 읽을거리야 많지만...;;)

그러나, 한국 비즈니스가 어떻게 될 지는 본사의 사정과는 크게 관계가 없을 것 같고, 좀 더 시간이 흘러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여간 요 며칠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아주 흥미로운 상황이기는 하다. 1분기가 지나고 나면 또 다른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다.

3월은 3월인 듯... 이번 달 들어 할 일이 많다. 사무실 화이트보드에 to do를 쭉 적어 놓았는데 번호가 계속 늘어간다. 게다가 거기 적어 놓고는 쳐다 보지 않아서, 모니터에 다시 포스트잇으로 당장 해야할 일을 따로 적어 붙여 놓았다. 하루 종일 미팅에 콜에 시달리다가 대강 마무리하고 퇴근을 하면서.... 이 정도로만 바쁘면 그래도 바쁜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바빠서 건강을 상하거나, 다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 문제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니까. 이 정도로 바쁜 것은 할 일이 없어서 눈치를 보게 되거나, 회사 내 가십이나 불평 불만을 들어 주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 정도로 한가한 것 보다는 백 배 낫다. 최근엔 계속 회사 다니기 싫다는 생각만 했는데 오늘 같이 "건전한" 생각을 한 것은 참 오래간만이다..ㅡㅡ;;

작년 말부터 우리 과 출신 여자 선 후배 동창들과의 모임이 꽤 잦아 졌다. 정말 오래간만에 만나는 사람들인데,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아직도 20년 전 그대로의 모습들이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 것인가 보다. 그녀들은 모두 참 씩씩하다.

노관객 공연이 이번 주 토요일로 다가왔다. 내일은 마지막 연습을 하기로 했는데, 그래도 처음보다는 조금이나마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공연 자체도 중요하긴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같은 마음으로 음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공유하는 것인 듯 하다. 매 번 연습을 하면서, 그것을 단순히 과정으로 생각하지 않고, 한 번 한 번이 우리에게 중요한 연주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연습을 통해서 곡을 좀 더 테크니컬하게 잘 연주하게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마추어 연주의 즐거움이라는 것은 완벽함의 추구 보다는 함께하는 음악에서 나오는 즐거움이어야 하는 것이 더 맞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댓글 11개:

  1. 요즘 언론에 많이 언급되는 그 회사에 다니시는군요^^. 제 동창도 언론에 많이 언급되었던 미국계 금융회사에 다니는데 미국쪽 상황이 한국에서는 별로 영향이 없는 듯 말하더군요. 오히려 국내 상황이 더 문제라고...



    그나저나 연주회 성공적으로 치루시기를 기원합니다. 함께 음악을 만들어 갈 사람들이 곁에 있는 슈삐님은 즐거우시겠어요. 악기를 몇번 배워봤지만 저는 음악쪽으로는 워낙 재주가 없어서 혼자서 질기는 정도도 못되더군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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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만술 - 2009/03/18 09:48
    감사합니다^^ 저도 재주가 많이 부족해서, 다른 분들이 많이 참아 주셔야만 하는 수준이지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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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외국 나와서 살아보니 느끼는데.. 불확실성이 가장 무서운것 같아요



    하루에도 환율이 50원씩 오르락 내리락 하니.. 당장 내일의 환율이 어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돈을 맘대로 굴릴수가 없더군요.. 차라리 지금 수준에서 완전히 안정화가 되버리면 포기라도 할텐데.. -ㅅ-



    슬슬 생활비가 다 떨어져 가는데.. 환율은 아직도 원하는 수준으로 내리려면 멀었고.. 급하게라도 받아야 되는지 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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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진혁군★ - 2009/03/19 06:43
    필요에 의해 쓰는 돈은 그냥 쓸 수 밖에요^^; 요즘 외국에 계신 분들은 좀 힘드시겠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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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전 부모님께서 원화로 같은 금액을 매달 부쳐주십니다. 용돈으로 쓰라고 부치시는건데 환율에따라 제가 찾을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지죠;; 900원대 일때는 정말 좋았는데 요새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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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손가락쟁이 - 2009/03/19 14:32
    환율에 따라 용돈 금액이 달라지시는군요..ㅠㅠ 전 유학시절에 현지에서 론을 받아서 썼기 때문에 당시에는 그다지 환율 영향을 받지 않았었는데, 나중에 론 갚을 때는 환율에 정말 민감해졌었죠. 하여간... 이래저래 빨리 환율이 안정화 되어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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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슈삐님 영주권 있으셨어요? 안그래도 1학년때 학교에다가 론 신청에 관해서 물어봤는데 외국인들은 안 된다고 하더라구요,, 주별로 다른 법인가,, 근데 영주권 있는 제 친구는 받더군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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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손가락쟁이 - 2009/03/21 07:40
    유학가느라 미국 첨 가봤는데 영주권이 있을리가요..^^;; 제가 다닌 학교에서 스폰서를 하고, 전공도 MBA이고 해서요.. 외국인에게 론주는 경우는 정말 거의 없어요. 저희 학교가 특별한 경우죠. 저 다니고 한 2년인가 후엔 외국인 론이 더 엄격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요즘은 더 어려울 것 같구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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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손가락쟁이 - 2009/03/21 07:40
    저희도 영주권 없었지만 남편이 영주권있는 분의 코사인을 받아서 학교로부터 론을 받았더랬습니다. 장기간 거의 헐이자에 가까운.. 그런데 당시엔 사람들이 이런 걸 잘 몰랐습니다. 저희도 같은 학생인, 영주권있는 분이 가르쳐주셔서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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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손가락쟁이 - 2009/03/21 07:40
    저 있을때 이자율 엄청 쌌었는데, 그게 바로 서브프라임 위기를 몰고 온 원인이 되었던 바로 그 기간이었었죠^^;; 2005년 이후 쉬지 않고 금리를 올려서..ㄷㄷㄷ 드디어 버블이 터지게 하고... 아시다시피 유동성위기를 없애려고 또 미친 듯 내려 지금은 제로 금리지요... (뭐... 금리정책이 말 안듣는 상황이라 결국 money printing 해서 헬기로 뿌려대는 상황이 시작되었지만요ㅡㅡ; )



    하지만 이젠 이자율이 문제가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는 아마도 론을 주지 않을 것 같아요. 금융위기 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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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저도 영주권 신청을 하고 싶은데 돈도 많이 들고 무엇보다 신청한다고 바로 되는게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뭔 절차가 그렇게 많은지,, 저 아는 형은 영주권 어렸을때 신청했는데 2년 전에 나왔다고 합니다. 결국 군대는 면제 되겠지요,, 영주권 받고 5년인가,, 몇년 있으면 시민권이 나온다고 하던데,, 전 신청 하고 싶어도 그런 절차가 복잡해서 못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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