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9일 금요일

[공연] 2008 윤이상 페스티벌 "표상" 2008년 9월17일

작년에 이어 올해도 티켓이 생겼다 ^^;; 올해도 윤이상의 첼로 협주곡이 프로그램에 들어 있고 역시 고봉인씨가 솔리스트로 연주를 한단다. 작년에도 매우 인상적인 연주를 했었기에 또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은하가 관심이 있는 것 같아서 같이 가기로 결정하고 일찌감치 예당에 도착했다. 남는 시간에 대한음악사에서 피아노교수법에 관한 책을 좀 구경하고...;;;

정치용씨가 지휘하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두툼한 프로그램을 구입하고 보니, 해설자로 나오는 홍은미씨가 쓴 논문도 들어 있다 .... (아직 못 읽었...;;) 지방공연들로 이어지는 음악제의 프로그램이 모두 달라서 프로그램이 두툼한가 했는데, 같은 프로그램으로 여러 지역에서 공연이 이루어지는 모양이다.

브람스의 비극적서곡 Op.81로 시작되었다. 악보를 보지는 못했지만... 연주하기에 괜찮은 곡일 것 같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곡이 끝나고 홍은미씨가 브람스와 윤이상의 비슷한 점에 대해 잠깐 이야기했다. 해설이 있는 음악회는 어쩐지 어색하다.... 이어지는 곡은 윤이상의 첼로 협주곡. 들어볼 수록 멋진 곡이다. 엄청난 테크닉이 요구되는 (듯 한) 이 곡을 혼신을 다하여 연주하는 고봉인씨와 그의 첼로에게 마음으로 박수를 보내면서 들었다.

고봉인씨가 이어서 연주해준 앵콜곡은 Peteris Vasks (b.1946)의 Gramata cellam (Das Buch - The Book) 중 2악장 Dolcissimo 라고 했다. (윤이상음악제 홈페이지의 정보). 라트비아의 작곡가의 곡이라고 하는데, 조용하면서도 듣는 사람의 가슴에 사뭇치듯 다가오는 첼로의 고음과 트릴이 인상적인 곡이었다. 더구나 연주 중에 고봉인씨는 첼로 쪽으로 고개를 숙이고 노래를 했는데, 첼로에 그 소리가 들어가 울림이 이어졌다. 멜로디나 화성이 있는 곡이어서 듣기가.."좋았다"...;;

잠시 인터미션이 있은 후, 코리안 심포니는 유명한 "광주여 영원히"를 연주했는데, 해설을 하러 올라온 홍은미씨는 굳이 이 음악을 "광주"에 연결시키고 싶지 않은 듯 했다. "Exemplum" 이라고 칭하면서, 사물이 그렇듯 음악도 듣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것이고, 이 음악이 굳이 광주라는 특정한 역사적인 상황에 구속되어 좁게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는 투의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음악은 내 귀엔 여전히 광주여 영원히로 들리긴 했다.. ^^;; 어떤 작곡가, 음악가의 음악도 그가 살고 있는 사회와 시대를 초월하여 존재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물론... 청중들이 항상 그 음악가가 의도한 것을 듣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나라, 같은 민족의 작곡가가 (비록 나이차이는 있지만) 같은 시대를 살면서... 서로가 잘 알고 있는 어느 사건에 대한 음악을 작곡한 것이라면... 그 음악을 들으면서... 마치 장독대의 금줄을 보고 크리스마스 트리를 떠올리는 것처럼 전혀 다른 것을 느끼는 것은 사실 쉽지는 않은 것일 듯 하다.

어쨌거나 음악회가 끝나고 집에 와... CD장에 쌓여 있는 윤이상의 음반들을 만지작거렸다. 아직 반 정도는 듣지도 못한 것들인데, 그의 생일을 맞아 (생일이 들어 있는 달을 맞아) 조촐하게 혼자 다시 음악제를 열어 볼까 싶다.

댓글 7개:

  1. 그 어느 누구도 사회와 시대를 초월하여 존재하기가 불가능하겠지요.

    문학과 예술 모두 사회와 시대의 반영물인 셈이죠.

    악기를 보면...... 17세기 이태리 악기에서 느껴지는 풍부함 인간다움은 그 시대의 반영이지요.

    오늘날 악기의 아칭에 여성의 젖가슴같은 느낌을 심어넣는 제작자를 바라기 힘든건 오늘날 우리가

    그것이 불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기 떄문입니다. 악기제작만 보자면 조금 안타까운 시대에 살고 있다고

    전 개인적으로 생각을 합니다.^^

    답글삭제
  2. @슈타이너 - 2008/09/19 23:31
    그렇죠... 그래도... 17-18세기 같은 악기를 만들 수 없을지는 몰라도... 21세기에 맞는 아름다움을 창조해 내실 수 있을 것 같은 걸요^^;

    답글삭제
  3. 그곳에 계셨군요 저는 P.Vask의 앵콜곡 특히 두성으로 부르는 노래에 닭살이 돋았읍니다. 쥐죽은듯 고요 속에서 아주 미세한 E현 소리와 대비대는 육성... 그야말로 감동적이었읍니다 그 사근사근하며 아주 느린 해설만 빼고요.

    답글삭제
  4. @TBoP1504 - 2008/09/23 17:57
    네... 정말 뜻밖에 좋은 앵콜곡을 들을 수 있었죠^^ 해설은 좀 어색하긴 했었지만요^^;;;

    답글삭제
  5. 오랜만에 들어와봅니다 인도하심을 따라 배를 갈아타고 이곳 뱅갈에 근무하고 있읍니다 이번 10월 17일 20시 제 큰아이의 유호진의 첫 바이올린 연주무대가 금호에서 예정되어 있읍니다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시지 않겠읍니까?

    답글삭제
  6. @tbop1504 - 2009/10/09 22:26
    뱅갈이면... 인도쪽인가요? 멀리 계시는군요^^;

    따님 첫 리사이틀이군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멋진 따님을 두셨네요^^ 시간이 맞아서 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답글삭제
  7. 인도 옆 나라 방글라데시 입니다 열사의 나라는 아니나 습식 사우나의 나라라 말항수 있으며 두달 남짓되었지만 가족과 고국의 소중함을 새삼 느낌니다 대한민국이 여로모로 참 훌륭한 나라입니다 시간이 허락되시길 바랍니다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