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30일 토요일

오래간만에 써보는 레슨 & 오케스트라 연습 일지

한 동안 레슨일지를 쓰지 않았었는데... 그 이유는, 별로 특이한 점도 없이 같은 말만 계속 반복되어 쓰는 것이 너무 지루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가끔씩 레슨일지를 써볼까 싶기도 했는데... 어찌 귀찮은지..;

레슨은 여전히 빡세게 진행되어 왔다. 5권의 교재를 조금씩 하다보면 어느 덧 한 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리곤 했다. 사실은 그간 장마철에다 더위에 레슨받는 것도, 연습하는 것도 쉽지 않았었는데... 습도가 좀 떨어져 가을날씨가 되어 가기 시작한 이번 주엔 좀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이포지션에서 좀 더 철저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ㅜㅜ 그리고 겹음을 피아니시모로, 음정 안틀리고 연습해야 한다는 것 등이 이번 레슨의 지적사항. 그리고... 곡의 템포를 스스로 정하고 본인의 악기와 본인의 해석에 맞추어 곡을 어떻게 연주할 지 미리 생각해 볼 것.

수요일에 레슨을 받고 목요일에는 오케스트라 연습을 갔다. 요즘엔 자꾸 연습을 걸러서... 꼭 2주에 한 번씩 가게 되는 것 같다. 이상하게 이번 가을 연주회는 개인적으로도 전혀 연습을 못해왔고, 전체 연습도 많이 빠졌고... 초심을 잊어 버리게 된 것인가.. 라는 생각이 좀 든다. 어쨌거나... 브람스가 딱 어울리는 가을이 오고 있으니... 이제 정말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연습실로 갔다. 그러니까... 연습실에 갈 때까지의 기분은 대략... 아래 3악장과.. 그에 어울리는 가을 분위기의 사진들...;;;


좀 늦게 도착했다. 바그너를 한창 연습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이건 정말...; 전에 연습할 때 뒤까지 봤는지 안봤는지도 도통 기억이 안나는 악보. 눈은 변화무쌍한 조표를 좇아가려고 노력하나.. 임시표들 사이에서 손가락이 방황하고..;;; 이게... 이런 곡이 아니었는데....ㅠㅠ

(아래는 카라얀과 BPO의 1957년 일본 연주... 유튜브에 여러가지 버전의 동영상이 있는데, 사실은 푸르트벵글러가 나치 깃발아래 군인들 앞에서 지휘하는 동영상도 있다. 그런 영상이 있다니... 유튜브엔 정말 별게 다 있다..;;;)

처참하게 무너져 가는 세컨바이올린을 바라보던 지휘자 샘의 표정이... 처음에는 당황과 짜증이더니... 결국 측은함으로 바뀌었다. 세컨이 어렵네요...라고 애써 위로해 주시고..;;

잠시 휴식을 한 후에 브람스 1악장을 연습. 분명히 이전 연습시간에 여러번 연습했었는데... 어찌 생소한지..;; 이것 저것 가르쳐 주면 바로 다음시간에 완벽하게 깨끗해진 기억을 가지고 연습실로 들어 오는 단원들을 그래도 끝까지 열심히 지도해주는 지휘자샘 성격이 정말 좋으신 것 같다는 생각이....ㅠㅠ

대략 다음과 같아야 할 연주를 전혀 다른 곡으로 만들고... 연습을 마쳤다..;


정말 정말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 집에서 다시 바그너를 펼치고 악보를 읽다 보니... 내 연주에 내가 기막혀서 10분하다가 일단 중지....;;; 다음에는 몽땅 각 활로 박자부터 잡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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