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18일 월요일

무의도 가족여행

광복절 다음날인 토요일, 엄마와 오빠들네 식구들과 다 함께 무의도로 갔다. 공항 고속도로를 따라 영종도로 가 옆길로 빠져 나가서 배를 타고 들어가면 무의도라는 작은 섬이 나온다. 영화로 유명한 실미도가 지척이어 물이 빠지면 걸어서 건너갈 수도 있다는 그 섬이다.

잠진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데, 막바지 여름 여행을 가려는 사람들로 선착장에 늘어선 차들의 행렬이 무척 길었다. 차 안에서 잠진도와 영종도가 이어지는 갯벌 풍경을 찍었다.

  

무의도에 차를 내려 찾아간 펜션은 널찍하고, 바다와 갯벌이 바로 집 앞 마당이 되는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서울에서 그렇게 더웠는데, 비도 간간이 내리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무척 날이 쌀쌀했다. 긴 옷들을 별로 가지고 오지 않아 조금 지나자 감기가 오는 것 처럼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점심을 먹으러 찾아간 식당은 예쁘게 꾸며져 있었는데, 2층은 펜션이고 1층은 식당. 음식 맛은 그냥 그랬지만, 마당이며 집 안은 아기자기 꾸며져 있었다. 마당의 작은 분수와 우리가 먹은 두부전골.

  

식당에서 키우고 있는 강아지들과 고양이들. 아기 고양이들인지 추운 건지 상자에 들어가서 나오질 않는다. 휴가철에 잔뜩 찾아 오는 손님들에 별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그리고 찾아간 곳은 하나개 해수욕장. 날이 춥고 비가 내려서 물어 들어갈 상황은 전혀 아니었는데다가.... 어찌나 사람들이 많은지 주차장이 넘쳐나고 해변은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무엇보다 경악스러운 것은 쓰레기... 모래사장이며 바다며... 온갖 쓰레기가 넘쳐나는데, 해수욕장은 전혀 관리가 되고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바다를 별로 보고 싶지가 않아서 그 위에 있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 세트장엘 가봤다. 그 드라마를 보긴 했는데...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권상우가 나온 것 같기는 한데 말이다...ㅡㅡ;; 세트장 앞에는 드라마에 등장했던 피아노를 연상시키는 거대피아노가 있었다. 아이들보고 올라가 보라고 하고는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사실, 권상우가 바닷가에서 피아노를 치던 장면은 기억이 나는데... 저런 저러다가 피아노 다 망가지겠군...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하나개 해수욕장은 별로 더 머무르고 싶지 않아, 실미도 쪽으로 갔다. 이 쪽은 사람도 덜하고 해변도 깨끗했다. 밀물이라 실미도까지 걸어가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아이들은 바닷물에 들어가 조개껍질을 주으며 즐거워 했다.

   

이 쪽에는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별로 깊지 않은 바닷물에서 연신 망둥어를 잡아 올리는 모습이 신기했는지, 남편이 계속 쳐다보다가는 가게에 가서 4천원하는 낚싯대를 3개 사왔다. 갯지렁이를 여러마리 낭비한 끝에 오빠가 작은 망둥어를 한 마리 잡았고, 이어서 남편도 망둥어를 잡아 올렸다. 초보자들이 문방구 낚싯대로 마구 잡아 올리는 걸 보니... 이 동네는 그야말로 물반 고기반인가 보다...

     

기울어 가는 오후, 서해의 작은 섬의 서쪽에서 바라보는 하늘이 무척 아름답다. 아이들은 조개를 줍고 갯지렁이를 가지고 놀고... 초보 낚시꾼 아빠들은 손맛에 정신이 빠져 있다.

     

도윤이는 아빠 옆에서 같이 낚시줄을 보며 참견을 한다. 하지만 갯지렁이 한 통을 다썼어도 잡은 고기는 모두 7 마리. 꽤 그럴듯한 크기의 망둥어들도 있고 아주 작은 것도 있고.... 모두 다시 바다에 놓아 주고 돌아섰다. 나오면서 보니 텐트촌의 어떤 집들은 조개 한 냄비에 망둥어 한 쟁반을 올려 놓고 저녁준비를 하고 있었다.

  

섬의 동쪽에 있는 펜션으로 돌아왔는데, 손맛을 못잊어 또 바다로 낚싯대를 들고들 나가는 사람들이 있더라... 결국 별 수확없이 서울에서부터 사들고 온 고기로 바베큐를 했지만.... 역시 숯불에 구운 고기가 맛있긴 했는데, 바람이 너무 불고 날씨가 장난아니게 추워 나는 점점 머리가 아파져 왔다...ㅡㅜ



올림픽 중계를 보다가 자다가.... 책을 읽다가 또 자다가... 감기인지 심한 두통에 시달리다가 보니 아침이 되었다. 나는 비몽사몽인데, 남편은 간밤에 와인을 꽤 마셔댔는데도 오빠들과 같이 또 낚싯대를 들고 바다로 간 모양이다. 새벽에 우리가 묶은 펜션 위로 무지개가 떴다고 한다. 사진에 희미한 무지개의 모습이 보인다. 인천이 보이는 동쪽 해안이라서 일출도 볼 수 있었던 모양이다.

   

   

아침을 먹고 어디에선가 두통약을 찾아 먹은 나는 다시 잠이 들었는데, 아이들은 갯벌에서 조개와 게를 잔뜩 잡아 왔다. 비가 그치고 해가 나서 모두들 신이 났다. 마루에서 잡아온 게들을 데리고 노느라 정신이 없다. 한참을 데리고 놀다가... 점심먹고 출발할 때 모두 바다로 돌려 보냈다. 새벽에 나가 잡아온 망둥어들은 바로 놓아 주질 않아서 비닐봉지에서 죽은 모양이고...ㅠㅠ 아이들이 어딘가 갯벌에 묻어 준 모양이다.

    

    

오는 길에 영종도 한 바퀴를 돌아 보고 서울로 왔다. 서울도 별로 덥지 않고... 밤이 되면서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온다. 이제 정말 여름이 다 가나 보다.

이번 주엔 줄창 회의다. 미국에서 5명 일본에서 1명이 온다는데... 과연 3일 동안 그동안 쌓인 문제들을 다 해결할 수 있을지... 하여간 무척 바쁜 일주일이 될 듯하다.

댓글 4개:

  1. 바쁘시군요.. ^^;; 와.. 여행도 그래도 틈틈히 다녀오시고...



    저도 한번 가봐야겠네요..... 애인생기면요 ㅡㅜ...



    오늘 필기시험 치르고 왔고, 내일은 교육에 모래 면접.... 담달부터 바뻐진다는게 실감이 아직 안나는군요.. 담주부터 인수인계 받으면 실감이 날 듯한...



    새 생활이 익숙해져 가는데(사실 염증을 느껴가는데..) 또다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려니 좀 두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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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ViolinHolic - 2008/08/18 17:05
    바빠지시는군요^^;; 이제 한동안 정신없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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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당일로도 갔다올만한 거리가 되나요? 이번 주말에 한번 가볼까나.... 같이 갈 사람이 생길 듯 해서요.. ㅡ.,ㅡ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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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ViolinHolic - 2008/08/19 07:29
    오... 이거 축하할 일이네요^^ 무의도는 당일로도 충분히 다녀올만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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