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24일 월요일

레슨일지 2007. 12. 22 (토)

지난 주 출장으로 레슨에 못갔었는데, 출장에 다녀온 후 선생님에게서 문자가 왔다. 인사 못하고 그만두게 되어 미안하다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바친기에 올라왔던 레슨실 광고가 떠올랐다. 레슨실을 따로 하나 하시는 것 같더니 아예 이제 그쪽으로 전념하려고 이 쪽 레슨을 그만두시나 보다.

그리하여, 이번 토요일에는 다른 선생님께 레슨을 받았다. 사실 이 선생님은 내가 제일 처음으로 바이올린을 배웠던 분인데... 2년여만에 배우게 되는 셈이다. 선생님이 바뀌면 자세부터 다시 교정하기 때문에 진도도 거슬러 가기 마련일 듯 했다. 일단 호만2권의 중간 부분을 해보라고 하셨고... 세브직이랑 스즈키를 다시 해보자고 하셨다.

자세에 관하여 몇가지 지적을 받았는데... 3번 손가락이 비스듬하게 짚이지 않고, 지판과 직각에 가깝게 운지가 되어서 음정이 조금 낮게 들린다고 지적을 해주셨다. 왼손 검지의 뿌리 부분이 지판에 닿은 채로 나머지 손가락이 짚어져야 한다는 것인데, 나의 경우에는 그 부분이 붙어 있지 않아서 각 손가락간의 간격이 일정하게 짚어지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음.. 상당히 근본적인 문제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뭐 어떻든 고쳐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하나는 활 끝까지 쓰려면 악기를 몸 앞쪽으로 돌려서 잡으라는 것이었다. 활을 똑바로 쓰기 위하여 악기를 오히려 뒤로 더 빼야 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던 터라 이 코멘트는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 지 난감했다. 활끝을 쓰기 위하여 악기를 앞으로 돌려야 하는 것인지, 활을 비뚤어 지지 않게 하기 위하여 뒤로 빼야 할지....

또 하나는 손목. 보잉 시에 손목이 계속 유연하게 구부러졌다 펴졌다를 반복하고 있었는데, 일단 그런 보잉보다는 손목을 고정시키고 더 힘있게 보잉을 하라는 것. 확실히 소리는 더 커지고 힘있게 들려왔다. 팔에 힘을 빼는 것을 의식적으로 노력해왔던 터라... 좀 어색했지만, 다양한 소리를 내는 것에는 다양한 방식의 보잉이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학생들은 모두들 지판에 다시 스티커를 붙이게 되었다. 이분은 지판에 스티커를 붙이는 것을 선호하시는 쪽이신 듯 하다. 나는 다행히도 스티커 붙임을 당하지 않고 넘어가긴 했는데... 앞으로도 음정이 틀리면 스티커가 붙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시달릴 지도 모르겠다..ㅡㅜ

문제는.... 이제 레슨을 어떻게 받아야 하는 가라는 점이다. 원래 그룹레슨을 받으면서 문제점을 느껴서 개인레슨을 시작했었지만, 여러가지 곡들을 배우는 그룹레슨을 그만두기도 힘들어 두 가지를 병행해 왔던 것인데... 최근들어 이렇게 계속하는 것은 이제 더이상 효율적이지도 않고 또 일주일에 두번이나 레슨 받을 시간을 내는 것도 쉽지가 않다고 느껴오던 참이었다. 아무래도 둘 중의 하나는 그만두는 것이 맞는 듯하다. 그렇다면 어떤 레슨을 계속해야 하고 어떤 것을 그만두어야 하는가?

그룹레슨은 선생님이나 교재와는 관계없이 개인레슨에 비하면 단점이 많다. 한 사람당 레슨시간이 적은 것도 그렇지만, 아무래도 선생님의 주의가 분산되어 학생 한 명에게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것도 그러하다. 또 하나는 내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다는 점. 같은 곡을 다 같이 연주할 때에도 다른 사람들이 음정이 틀려서 음이 어긋나는 것인지 내가 틀려서 음이 어긋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어서... 결국 음정이 헷갈리고, 각기 다른 곡을 연주할 때에도 시끄러워서 내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그리하여 레슨을 받는 다는 느낌보다는 그저 같이 연습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그것도 그 나름대로 재미는 있지만...;; 그에 비하면 개인레슨은... 더 비싸다는 명백한 단점 이외에는 그다지 큰 문제점은 없다. 선생님이나, 레슨 스케쥴은 그룹이냐 개인레슨이냐의 문제는 아닌 것이고.... 그래서 결론은?

아마 그룹레슨을 그만두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내 문제는... 레슨 자체보다 연습시간을 더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그룹레슨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일로 스트레스를 더 받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더구나 이제 그쪽팀과 같이 합주를 계속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남은 레슨비는 다음에 혹시라도 레슨을 다시 시작할 경우를 대비해서 남겨 달라고 부탁드리고 당분간 휴식을 취하겠다고 말씀을 드려야 겠다.

1월에는 오케스트라 연습도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아직 아주머니가 편찮으셔서 걱정이다. 오케스트라에서 할 슈만 교향곡 1번을 생각하면... 흠흠... 빨리 연주연습으로 복귀하고 싶은데... 회사일만 좀 덜 바쁘면 그럭저럭 매니지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이렇게 무리하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어찌 될지... ㅜㅜ

댓글 2개:

  1. 저도 두주 연속 빠지고 - -; 레슨하러 갔다가 깜짝 놀랐지요...저도 뭔가 대책이 필요한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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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토마토^^ - 2007/12/24 12:38
    그곳에서 합주할 계획이 있으시면 계속 하시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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