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24일 월요일

[공연] 뮤지컬 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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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전... 크리스마스에 아이들에게 보여줄 공연을 찾다가 애니를 발견했다. 클럽발코니에서 회원할인을 해준다기에 2층 제일 앞쪽 자리를 예매했다.

평소 정도의 교통량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공연 4-50분전에 집에서 출발했는데... 1호터널 중간부터 꽉막혀버린 도로는 뚫릴 생각을 하질 않고 있었다. 차 안에서 발을 동동 구르다 어느새 6시가 훌쩍 넘고...ㅡㅜ 공연을 아예 포기하고 저녁이나 먹으러 갈까 생각하다가 그래도 중간부터라도 보고 싶다는 지윤이 말에 계속 갔다. 시청 주변과 청계천 주변으로 접어 드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크리스마스 이브도 아니고, 이브의 이브지만 일요일인 탓에 사람들이 모두들 시내로 몰려든 모양이다. 일요일 저녁에 시내가 이렇게 밀릴 줄은 몰랐다...

전반부 공연을 포기하고 인터미션에 들어가서 후반부나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뮤지컬이라서 그런지 중간입장을 시켜 주었다. 애니가 워벅스씨네 집으로 가서 환영을 받게 되는 장면부터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단순한 미국적인 줄거리였지만, 애니역을 맡은 꼬마와 고아원 소녀들을 연기한 아이들이 너무나 노래도 무용도 잘해서 신기하고 귀여웠다. 지윤이와 도윤이도 생각보다 훨씬 즐겁게 보고 있었다. 중간부터 보기 시작했어도 줄거리가 워낙 단순한 덕에 별 어려움없이 내용을 이해하고 있었고.

공연이 끝나고, 근처의 일품당에서 샤브샤브를 먹고, 종로빈대떡에서 부침개를 사고, 오다가 군밤도 사고... 아이들은 구세군 냄비에 돈도 넣어 보고.... 반짝반짝 꾸며놓은 서울 시내를 구경하면서 집으로 왔다. 크리스마스 서울 시내의 모습은 뉴욕 보다도 화려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렇게 차가 밀렸던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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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는 원래 1924년 헤럴드 그레이가 쓴 Little Orphan Annie라는 한 페이지 짜리 연재 만화라고 한다. 만화의 내용은 고아소녀 애니가 샌디라는 개와 함께하는 모험담. 워벅스씨는 애니의 조력자로 중요한 역할을 하면 매우 이상적인 자본가의 모습을 하고 있다. (만화나 오리지널 뮤지컬에서의 워벅스는 대머리인데, 어제의 뮤지컬에서는 머리숱이 많은 젊은 배우가 워벅스 역을 해서 원작의 느낌이 잘 살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애니는 뮤지컬에서 나오는 것보더 훨씬 더 험난한 세상을 헤쳐나가게 된다. 만화의 공식 웹사이트에는 아래와 같은 글이 실려있다.

Little Orphan Annie did not sing "The sun will come out tomorrow." She had no time to sing or hang out with the other orphans. She was too busy ducking bullets, dodging hit-and-run vehicles, and blowing up Nazi submarines!
만화는 작가인 그레이가 68년 사망할 때까지 계속 되었던 것 같고 그 이후에도 다른 작가들에 의하여 계속되었다.

뮤지컬 애니는 1976년에 초연되고, 1977년 브로드웨이에 등장하여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Charles Strouse이 곡을 맡고 Martin Charnin이 가사 그리고 Thomas Meehan의 대본이었다. "Tomorrow"는 뮤지컬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까지도 널리 알려진 유명한 곡이 되었고, 서정적인 "Maybe"와 "It's the Hard Knock Life"도 대중적인 곡이 되었다. 뮤지컬은 브로드웨이 뿐만 아니라, 런던, 그리고 미국 전역을 돌며 순연을 했고 이제는 세계각지에서 Tour공연도 하고 이번에 내가 본 것처럼 각 나라 말로 번역되어 공연이 되기도 한다.

어제 공연에서는 영어자막이 같이 나왔는데, 한국말 가사 보다는 원래의 영어가사가 훨씬 더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우 구체적인 표현들을 너무 추상적인 말로 번역되어 단지 예쁘고 아름답기만 한 대사나 가사가 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영어로 공연을 해도 전부 다 이해하고 느낄 수도 없지만 말이다... 쩝..;

뮤지컬에서는 대공황과 세계대전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애니가 백악관을 방문하는 장면이 나오고, 애니가 부르는 Tomorrow를 통해서 루즈벨트 대통령이 뉴딜정책에 대한 영감을 얻는 과정은 약간의 과장스럽기도 하지만, 일면으로는 리더가 사람들에게 주어야 할 것은 비전과 희망이라는 점 (환상과 기만이던가...;;;)을 생각하게도 하고.. 최근의 대선도 생각나고 해서 흥미로왔다.

뮤지컬 애니의 캐스팅, 지난 공연 동영상들이 있는 공식 사이트:
http://www.annieorphans.com/ (물론 미국공연들이다...)

유튜브에는 애니와 관련된 동영상이 엄청나게 많은데, 그 중의 몇 개만 뽑아 봤다.

오리지널 캐스팅이라고 볼 수 있는 Andrea McArdle의 Tomorrow. 그리고 애니로 일약 스타가 된 그녀의 현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웹페이지:
http://www.myspace.com/andreamcardle


Tomorrow, sung by Alicia Morton in the 1999 Disney Version


"It's the hard-knock life", sung by the Original Broadway Cast of 1977


지각한 우리가 들어가서 보기 시작한 장면의 노래인 I Think I'm Gonna Like It Here 와 NYC 그리고 이어지는 다른 노래들...


사라 제시카 파커가 노래한 I Don't Need Anything But You... 1982년 영상~


'ANNIE' orig 1977 broadway show excerpts


Aileen Quinn이 부르는 Maybe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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