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22일 월요일

[공연] 나이젤 노스 류트 독주회 2007.10.19

 John Dowland "Earl of Derby, his Galliard"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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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바흐페스티벌의 개막공연격으로 준비되어진 공연이었다. 18일에는 바흐의 곡으로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었으나, 목요일은 오케스트라 연습을 가야하기 때문에 예매를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결국 오케스트라 연습도 못하고 해외에서 온 두 아줌마들과 더불어 저녁을 먹어야 했었다...ㅠㅠ

금요일.. 역시 저녁을 먹으러 가자는 압력에도 배째라고 하고는... 금호아트홀로 향했다. 몸살 덕분에 주차장에서 차를 꺼내면서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머리가 너무 복잡해서 단순하고 청아한 류트의 소리가 약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공연장으로 차를 몰았다.

노스는 처음에는 르네상스 류트를 들고 나왔다. 현의 숫자는 10현보다 많아 보였는데 15현 (8 course?)인지 잘 모르겠다. 존다울랜드와 발레, 로버트 존슨의 곡들이 류트를 타고 흘러 나왔다. 류트의 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무척 아름다왔다. 인터미션에 몸살약을 사러 나갈까 했는데, 바람이 너무 차서 그냥 다시 들어왔다. 노스는 이번엔 현이 더 많이 달린 바로크 류트 (위 사진에 있는 것과 동일한 류트)를 들고 나왔다. 아마 24현 류트 (13 course)인 것 같았다. 2부의 두번째 곡인 로지 백작을 위한 똥보는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날 뻔했다. 처음 듣는 곡임에도 불구하고... 류트라는 악기가 그토록 감성적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이어지는 소나타도 정말 좋았다. 나에게는 1부의 곡보다는 2부의 곡이 더 소리도 아름다왔고 곡도 좋았다. 바흐시대의 류트곡 작곡가인 바이스의 곡들.. 단조로와 보이기만 하는 류트에서 노스는 매우 다양한 음색을 뽑아냈고, 류트는 노래하고, 반주도 하고, 다양한 화음을 보여 줄 수 있는 너무나 멋진 악기임을 증명해 주었다.

노스는 앵콜로 바흐의 첼로 모음곡 1번에 들어 있는 곡을 연주했다. 어제의 연주회가 어땠을지 짐작이 가게 하는 곡...

공연장에 사람이 별로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는데, 금호아트홀이 소규모의 홀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3번째 줄이었는데도 사람들 때문에 무대가 가려져서 가끔은 잘 보이지 않을 때고 있었다. 내 주위에는 네이버의 모 클래식 동호회의 사람들이 앉아 있었던 듯 한데... 옆엣분이 책상에 프로그램을 펼치고는 공연 내내 무언가를 계속 노트하고 있었더랬다... 뭘 적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조금은 신경이 쓰였다..;; 류트의 튜닝시간에 내내 들려오던 라디오 방송 진행자의 멘트도 좀 신경이 쓰였고... (아예 안들리게 작게 하던지, 아님 다 들리게 크게 하던지...;;) 노스의 앵콜곡 종료에 딱 맞추어 울려 퍼지던 핸드폰 소리도 인상적...;;

하지만..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내 안좋았던 몸상태에도 불구하고.. 가치가 있었던 연주회였다.

http://www.nigelnorth.com/index.html

Program

2007년 10월 21일 일요일

[책] 더 나은 삶을 추구한 세대의 초상 - 오래된 정원

이 책이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남편이 상하권 두권을 사왔었다. 그러니 이 책들은 꽤 오랫동안 우리 집 책장에 꽂혀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거의 7년간 나는 이 책을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제목이 무엇이건 내용이 무엇이건 나는 황석영의 소설을 읽고 싶지 않았다. 그의 글은 1987년, 내가 고3이던 그해 여름부터 긴 시간 동안 나를 지배했다. 80년 5월 광주항쟁의 기록인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읽고 나서 부터 였다.

고3 때 읽었던 황석영의 광주기록과 이어 읽게 되었던 전태일평전으로 나는 당시가 얼마나 어두웠던 시대였다는 것을 알았고... 그 해 6월의 길거리에서 항쟁을 눈으로 보았었고.. 그 해 겨울엔 이미 선거가 얼마나 민중을 배신할 수 있는 사기놀음이 될 수 있는지 알게 되었었다. 80년대의 막바지에 대학에 입학하게 되어 88년부터... 89년 장벽이 무너지기 전까지 그 시대의 싸움꾼들과 만났었다. 편안하게 성장했었던 나에게 대학생활과 내가 자의로 타의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 책들, 사건들은 충격을 넘어서 상처가 되었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은 길게 가지 않았었다. 지금도 그렇게 불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중앙도서관과 대학본부 사이의 아크로폴리스에서 89년 11월에 힘차게 울려 퍼졌던 감동적인 인터내셔널가는 돌이켜 생각해 보면 시대의 종언을 고하는 노래였다.

그 시절로부터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오현우가 갇혀서 보낸 18년. 한윤희가 밖에서 보낸 또 그만큼의 세월만큼이, 아니 그 보다 더 긴 세월이 흘렀나 보다. 이 책이 처음 집에 왔을 때는 여전히 상처가 아파서 건드리고 싶지 않았었고... 또 아파할 시간이 없을 만큼 바쁘고 힘들고 그랬었기도 했다. 그러다가는 잊어 버렸다.

며칠전 인터넷에서 오래된 정원이 영화로 만들어 졌다는 이야기를 보고는 영화를 찾아서 봤다. 별다른 생각없이, 아마 영화는 책보다 가볍겠지 하면서... 본, 이 영화는 지진희의 어색한 연기와 염정아와 감독의 지나친 표현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이 책을 다시 찾아서 이제는 읽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그러나 영화는 내가 알고 있는 황석영의 작품은 아니었고, 어딘지 모를 어설픔이 가득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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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테 콜비츠, 왼쪽을 향한 옆얼굴 (자화상) 1938

책을 다 읽고 나니 임상수 감독이 원작을, 내가 읽는 방식과는 전혀 다르게 독해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긴 소설을 겨우 한 두 시간의 영상으로 옮겨 놓는 것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나는 영화를 잘 모르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더이상 하지 않으련다.

나는 오현우도, 송영태도 더구나 최미경 보다는 한윤희 쪽에 가까운 사람일 것이다. 물론 그나마도 상대적인 비교가 되겠지만... 실제로 그 당시에, 넌 너무 리버럴해...라던가, 2호선만 타지 말고 1호선도 타보지 그래...라는 말 따위를 들어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던 사람들도 오래된 정원의 등장인물들처럼 살 지는 못했었다. 70년대 학번과 80년대 학번의 차이인가? 그들은 아주 쉽게 자신의 20대를 넘어섰던 것 처럼 보인다. 물론 다들 힘들었던 면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고, 또 정말 쉽지 않았던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나는 그 시절...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8만원짜리 음악회에 다시는 가지 않으리라 결심했었고, 모두가 같이 듣지 못한다면 다시는 클래식을 듣지 않으리라 결심하기도 했었다. 이젠 20년 전의 일일 뿐이지만...

나는 이 소설을 정치에 대한 이야기로 읽지는 않았다. 작가의 의도도 그러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임상수 감독이 그린 것 처럼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80년대와 90년대에 대한 이야기를, 세기가 바뀌는 시간에 종이에 적어 넣고 싶었을 것이다. 혁명은 아스라해지고, 대립은 모호해지고, 이상과 이념은 더럽혀지는 시간 속에서 담담하게 지난 시간들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 것 같다. 나처럼 정리되지 않은 사람은 할 수 없는 일이었겠지만, 황석영처럼 시대를 살았던 사람은 할 수 있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켄로치 감독의 1995년작 랜드 앤 프리덤을 본 적이 있다. 1995년에 스페인전쟁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다니... 아니 그래도 21세기보다는 스페인전쟁을 이야기하기에 더 나은 시기일지도 모르지... 1995년이라면 그러한 이야기가 적어도 우스꽝스러워 보이지는 않을 테니까... 1995년의 랜드앤프리덤에서는 손녀가 죽은 할아버지의 동지들과 할아버지의 무덤가에서 윌리엄 모리스의 시를 읊을 수 있었지만... 오현우는 지금 동지들과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불러도 다만 서글플 뿐이 아니던가...

그래서 등장한 황석영의 오래된 정원은 부드럽다. 2000년에 탈고한 소설답게... 80년대처럼, 90년대초반처럼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가 없기 때문이겠지.  세상을 향해 어떠한 주장도 하지 않으며 우리는 이렇게 살았었다라고 부드럽게 이야기 한다. 오현우처럼, 또 한윤희처럼, 한윤희의 동생처럼,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정말 살고 있었던 사람들처럼 숨쉬고 있고, 자연스럽다.

한윤희가 독일에서 가지고 있었던 케테콜비츠의 자화상. 위에 가져다 놓은 그림 말고도 콜비츠의 자화상이 많아서 어느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소설을 읽고 나서, 케테 콜비츠의 그림들을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이제 과연 이념의 시대는 끝난 것인가? 고통받는 민중의 시대는 끝난 것인가?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가 없다면, 또는 어떠한 해결책도 생각해 낼 수 없다면... 그저 가슴 한켠에 쌓아두고 지난 7년동안 이 소설을 외면했듯이, 질문 자체를 외면하면서 사는 것 밖엔 방법이 없는 것일까... 아마 사십이 넘어서도 계속 나는 이런 질문을 가끔씩 던지면서 지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그게 가장 예민했던 시기에 그 어두운 시절의 막바지에 서있어야 했었던 세대의 최소한의 의무이며 운명이 아닐까...

2007년 10월 20일 토요일

[공연] 알렉상드르 타로 피아노 독주회 2007.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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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도 타로의 연주회가 있다는 소식에 얼른 예매를 했다. 장소가 예당 콘서트홀이라... 그 큰 홀이 타로의 피아노소리와 별로 맞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별 수 있나.. 이번에는 프랑스 문화축제의 일환으로 연주회가 열리는 모양이다. 연주회 전에 프랑스 문화원에서 프랑스 피아니즘에 관한 강연회가 있어서 가보려고는 했으나... 결국 시간이 되질 않았다. 연주회도 간신히 시간에 맞춰 갈 수 있었으니..

생각보다 홀에 관객들이 많았다. 작년 호암아트홀 연주회에서도 몇몇 빈 자리가 보였었는데, 이번에도 물론 빈자리는 꽤 있긴 했지만, 콘서트홀의 규모를 생각해보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온 듯하다. 프랑스대사관 관계자들과.. 프랑스문화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듣는 사람들도 꽤 할인을 받아서 온 모양이었다.

타로는 작년처럼 셔츠와 바지 차림으로 페이지 터너를 데리고 무대로 나왔다. 쿠프랭과 라벨. 그의 피아노는 여전히 유려하다. 스타인웨이에서 만들어지는 쿠프랭의 음악은 아주 오래전의 음악이 아니라 마치 현대의 뉴에이지 음악인 것 처럼 솜사탕처럼 몰랑몰랑하다. 그러나 그렇게 몰랑한 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그는 곡을 쉽게 연주하는 것처럼 보인다. 쿠프랭의 곡이 연주하기 쉬운 건가... 그렇다기 보다는... 그의 독특한 연주법이 관객으로 하여금 그렇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 같다. 전혀 다른 피아노... 스타인웨이에서 빚어지는 프랑스의 향기.

인터미션이 지나고 라벨이 시작되었다. 200년이 넘는 간격을 두고 다른 시간대를 살았던 두 작곡가는 시간은 다르지만 같은 공간을 살았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타로의 연주가 그렇게 만드는 것인지 어딘지 모르게 비슷했다. 라벨을 들으면서... 타로가 테크닉적으로도 간단히 평가할 연주자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앵콜은 쇼팽 2곡... 그리고 라모. 귀에 익은 쇼팽과 라모의 곡들은 앵콜곡으로 정말 안성맞춤.. 가슴 가득 타로를 가지고 돌아올 수 있었다..

감기몸살, 회사일, 레슨 땡땡이.....그리고 네스프레소

감기몸살...
추석무렵부터 몸이 안좋더니, 어제는 정말 너무 아팠다. 오늘 아침 레슨도 못가고... 갔었어도 이번 주 내내 바이올린을 건드려 보지도 못했었기 때문에 레슨을 받을 의미가 없긴 했지만... 원래 건강체질은 아니지만, 만성적인 운동부족으로 몸이 환절기를 견뎌내지 못하는게 아닐까 싶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니 근육통과 살갗이 쓰리는 듯한 느낌은 많이 가셨지만 여전히 몸이 노곤하다.

지난 주 금요일 회사에서 행사가 있어서 홍천엘 다녀오느라 계속 운전을 하고, 늦게 오고 (원래는 자고와야 하지만 역시 땡땡이..) 이번 주엔 visitor들과 저녁을 먹어 주느라 또 며칠 늦고... 종일 미팅하고 프레젠테이션하느라 신경쓰고... 그러면서 몸살이 온 것 같다.

어제는 기다리던 나이젤 노스의 류트연주회가 있는 날이었는데, 몸이 너무 아파 하마터면 연주회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올 뻔 했다. 그래도 조용히 앉아 음악을 듣고 있으면 나름 치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아픈 몸을 끌고 갔는데... 정말 가길 잘했다. 너무 멋진 연주회여서 못 갔으면 엄청 후회했을 듯 하다. 비록 음악감상이 몸살에 별 도움이 되진 않았지만 말이다.

회사일....
회사라는 곳은 항상 참 많은 일이 일어난다. 본의 아니게 여러회사에서 근무해 본 결과... 어느 회사나 다 그런 것 같다. 내가 관여되지 않아도, 이런 저런 일들이 생기는 것을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참 피곤하다. 계속 그런 일들이 머리 속에 담겨 있으니... 정작 중요하게 처리해야 할 일들을 놓치기도 하고... 정말 비효율적이지만, 사람사는 곳이 그럴 수 밖에 없으니 어쩌랴...

레슨 땡땡이...
이번 주는 회사 일때문에 화요일 레슨도 못가고... 저녁식사에 반드시 가야 한다고 해서 목요일 오케스트라 연습도 못가고... 결국 몸이 아파 오늘 레슨도 못가고... 계속 시달리면서 정리도 안되고 해결도 안된 많은 것들이 산적해 있는 것 같은 느낌... 주말동안에는 머리 속에서 모든 것을 지우고 푹 쉬어야 하는데... 잘 될 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일주일 내내 바이올린을 꺼내 보지고 못했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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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지름신이 강림하사... 네스프레소와 에어로치노를 구입했다^^


하도 칭찬 일색이어서 대단한 기대를 했는데, 일단 무척 편리하다는 점은 사실이다. 그런데, 워낙 커피를 진하게 먹던 버릇이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커피가 연하다. 그래도 향이나, 맛은 대체로 좋다. 아직 종류별로 다 시음을 해보지 못해서 잘은 모르지만 지금까지 먹어본 것들은 연하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괜찮았다.

에어로치노로 우유거품을 만드는 것도 재미있다. 아이들이 좋아하긴 하는데... 그렇다고 커피를 먹일 수는 없어서 우유거품만 줬더니 맛이 없다고 한다..;; 나중에 코코아에 우유거품을 얹어 줘봐야 겠다. 사실 나는 라떼나 카푸치노보다는 그냥 마시는 것을 훨씬 선호하기 때문에 살까 말까 많이 망설였었다. 생각해보니... 순전히 재미삼아 산 것 같기도 하다..ㅡㅡ;; 그래도 순식간에 우유거품이 생기는 걸 보니 신기하긴 하다^^

원래 가지고 있는 커피메이커가 110볼트이고, 커피 한잔을 먹기 위해서 이것 저것 꺼내야 하는 것이 귀찮았던...  게으름의 극치를 달리는 우리 부부에겐 딱 좋은 기계인 것 같기는 하다. 어차피 커피는 집에서 주말에만 마시니까... 물론 좀 더 써봐야 알겠지만 말이다..

2007년 10월 3일 수요일

오케스트라 연습 (2007. 9. 27) 및 레슨관련 잡담

지난 주는 추석 연휴가 있었다. 연휴 바로 다음 날은 오케스트라 연습날이었다. 악장님을 픽업해야하는데... 바로 처리해야하는 메일을 7시가 다되어서 받았다...;; 무슨 일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이 구제불능의 기억력... 회사 안짤리고 다니는게 정말 다행이다..ㅠㅠ) 하여간, 7시반이 다되어서야 악장님에게 전화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일은 대충 45분-50분에 끝났다. 추석 연휴에서 복귀한 사람들이 많지 않아선지 다행히 거리가 한산했다. 생각보다 빨리 연습실에 도착...

드보르작, 교향곡 8번 1악장
브루흐, 비올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로망스


드보르작.... 간만에 하는 1악장은 역시 생소하다... 정말 매일 조금씩이라도 연습을 해야 하는데 말이다. (이런 말도 한 두번이지.. 매번 일지마다 쓰려니 이제 민망하다;;) 브루흐도 끝까지는 못했다. 그러나 물론 드보르작보다야 훨씬 낫다...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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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잡담.

추석 때도 영 몸살기운에 정신을 못 차리겠더니... 여전히 몸이 안좋았다. 금요일 저녁 레슨에선 정말 내가 생각해도 엉망진창이었다... 좌절하고 집에와서 계속 잤다..ㅡㅡ;; 토요일 아침 레슨을 자느라고 빼먹다니... 좀처럼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도저히 일어나서 악기를 챙겨서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주말 내내 집 밖으로 한걸음도 못나간 채로 지내다가 일요일 저녁이 되어서야 조금 상황이 나아졌다.

그리고 오늘 또 레슨... 어제 나름 조금 연습을 했더니, 선생님왈..
저번에 레슨 언제 했었죠?
금요일에요..
그 때 정말 컨디션이 안좋으셨나봐요.. 오늘은 확 달라졌는데요...

제 연습이 효과를 본 건지.. 하긴 지난 주 상태가 정말 심각하긴 했었지.. 사실 오늘도 좀 잘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서 보잉에 엄청 힘이 들어가긴 했었다.

Presto까지 땡겨서 레슨 받고 싶으시면 한 번 더하구요..
그렇게 빨리는 절대 못할 것 같은데요..
본인이 연주하면서 만족하는 것도 중요하니까... 전공할 것도 아니고.. 속도 붙이다가 안되서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는 연주에서 만족감을 얻는게 더 중요하죠. 그럼 다음 곡으로 넘어갈께요.

흑... 전공할게 아닌 것은 맞고.. Presto로 땡기는 것은 내 상황에서 거의 불가능할 것 같긴 하지만... 뭔가 속이 쓰리다.. 그래도 일단 진도는 나갔으니 만족해야 하나...;; 빨리 연주하는 것이 문제다.. 늘... 정확하게 빠르게.. 둘 중 하나 밖에 안되는 것이 문제...; 더구나 혼자서는 그럭저럭인데.. 선생님 앞에선 왜 버벅이는 것인지...


[곡해설] 시벨리우스 핀란디아 Op. 26

Jean Sibelius Finlandia, op. 26


핀란디아는 시벨리우스의 작품 중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곡으로 로운 세기가 도래하기 바로 직전인 1899년에 작곡되었고 1900년에 수정되어 오케스트라곡으로 완성되었다.


1899년 2월 러시아 황제인 니콜라스 2세는 핀란드공국의 자치권을 제한하는 "2월의 선언"을 발표한다. 이 선언은 핀란드의 문화예술인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고, 시벨리우스도 그의 음악으로 정치적인 항의의사를 표시하기를 원했다. 1899년 11월, 표면적으로는 핀란드 언론인들의 연금기금 마련을 위한, 실제로는 자유언론을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한 민족적 역사극의 공연을 위하여, 시벨리우스는 핀란드의 역사적인 장면들을 묘사하는 6곡의 표제음악과 짧은 서곡을 작곡했다. 끝에서 두번째 곡인 “Great Hate”는 러시아 정복자들에 의해 저질러진 파괴를 보여주며 어머니 핀란드가 추위에 떨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 눈보라 속에서 전쟁, 추위, 기아, 죽음의 위협을 받고 있는 장면이 묘사되고 시벨리우스는 이를 위하여 상상할 수 있는 한 가장 어둡고 가장 고통스러운 음악을 작곡했다. Great Hate에서 이어지는 마지막 곡인 “핀란드의 각성”은 그간의 고난이 승리의 영광으로 바뀌는 내용을 가지고 있었다. 이 곡은 스웨덴에 이어 러시아의 지배를 받으면서 독립된 국가를 가져본 적이 없던 핀란드 사람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시켰으며, 바로 이 마지막 곡이 현재 핀란디아의 초기버전이었다.


역사극의 공연 후, 수개월 동안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로베르트 카야누스와 시벨리우스는 표제음악 중 좋은 곡들을 뽑아 핀란드에서 연주했으며, 이 모음곡의 피날레 부분을 유럽 순회공연 시에 연주하기도 하였다. 오케스트라가 파리 국제 박람회에서 이 곡의 피날레 (“핀란드의 각성”)을 연주함으로서 곡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고 시벨리우스는 핀란드 내에서 만의 유명세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작곡가로서의 명성을 얻게 되었다.

핀란디아라는 이름은 1900년 이 표제음악의 피아노 편곡에 악셀 카펠란이 제목을 붙이면서 나오게 되었고, 핀란디아라는 이름으로 1900년 시벨리우스에 의하여 재작업된 이 곡의 오케스트라 버전은 1901년 카야누스의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의하여 초연되었다.

러시아의 검열 때문에 이 곡은 핀란디아라는 이름을 불리워지지 못하고 1차대전 후 핀란드의 독립이 있기 전까지는 “즉흥곡” 등 다른 이름으로 감추어져 공연되기도 하였다.

 

곡의 대부분은, 핀란드 민중들의 투쟁정신을 고취하는, 열렬하면서도 휘몰아치는 듯한 음악으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끝부분으로 가면서 고요함이 오케스트라를 장악하고 장엄하게 핀란디아의 찬가가 들려온다. 종종 전통적인 민속선율이라고 잘못 인용되기도 하나, 이 찬가 부분은 시벨리우스 자신의 곡이다.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이 찬가의 멜로디에 가사를 붙였었는데 시벨리우스 자신은 이 곡이 원래 오케스트라 곡을 위하여 쓰여진 것이라며 불평을 표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주제 멜로디는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가 전세계를 위한 국가로 쓰자고 제안했을 만큼 호소력이 있는 것이었다. 핀란드에서는 1940년 코스켄니에미에 의하여 쓰여진 가사가 가장 유명하고 현재는 핀란드의 준국가처럼 불리워진다. 이 노래는 “오 핀란드여 보아라 너의 날이 밝아오는 것을, 험난한 밤의 장막은 이제 걷히었도다”라는 가사로 시작한다.


핀란디아는 곧 포르테에서 포르티시모로 커지게 되는 금관의 우울한 고난의 동기로 시작한다. 목관은 성스러운 느낌으로 답하며 현들은 더 "인간적인" 목소리를 들려 주기 시작한다. 템포는 알레그로 모데라토로 바뀌며 금관의 팡파레는 투쟁 정신을 보여주고 알레그로의 템포는 승리의 자신감을 나타낸다. 유명한 찬가의 동기는 처음 목관으로 연주되며, 현이 이어서 찬가의 주제를 연주한다. 템포는 빨라지고 금관 팡파레가 다시 나오면서 금관이 찬가의 주제로 곡을 고조시키며 짧은 교향시는 승리를 선언하는 종결로 달려간다.

 

연주시간은 약 8분.


참고:

http://www.sibelius.fi/english/musiikki/ork_finlandia.htm

http://www.sfsymphony.org/templates/pgmnote.asp?nodeid=3772&callid=792

http://immaculatasymphony.org/past/Apr03.html

http://www.symphonypromusica.org/notes/9211.html

http://www.daytonphilharmonic.com/content.jsp?articleId=506

http://www.strathmore.org/eventstickets/calendar/programnotes.asp?id=2767

http://www.asianyouthorchestra.com/public_html/ayo%20new%20site%202/Note%20--%20Finlandia.html

http://www.kalamazoosymphony.com/concerts/2006/sibelius-notes.htm
 

2007년 10월 2일 화요일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Secret, 不能說的秘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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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친기의 누군가가 이 영화를 봤다고 하면서 피아노 배틀 장면이 나온다고 하길래... 찾아서 봤던 영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이런 저런 장면이 잔뜩 나온다. 캠퍼스가 아름다운 예술학교라는 배경과 주걸륜이 전학생으로 나온다는 점은 올훼스의 창이라는 오래된 고전만화를 연상시켰고... (이자크가 전학생이었다..)

영화를 찾아 보는 계기가 되었던 피아노 배틀 장면은, 예상했던 대로 역시나 피아노의 전설이라는 영화 속에서의 장면을 연상시켰다. 물론 연주되는 곡은 달랐고.. 피아노의 전설의 장면이 훨씬 독창적(?!)이긴 했지만 말이다.

둘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장면들이나... 기타 등등의 연애 장면들은.. 어디서 봤었는지도 생각이 잘 안날 정도로 진부한 설정... 그렇긴 해도 그다지 보기 힘들다거나 하진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부담없이 보기엔 딱이다..;;)

후반부에는 샤오위의 비밀이라는 것이, 정말 많은 영화나 만화에서 소재로 쓰였던 시간여행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최근에 봤던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주요 소재이기도 했던...

마치 짜집기를 하여 만들어진 것 같은 영화이긴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 영화는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다! 나에게 가장 큰 흥미를 불러 일으켰던 부분은 주걸륜의 피아노 연주. 주걸륜 뿐아니라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연주하고.. 배우들도 어색하지 않게 연주장면을 연기하는 것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음악 자체도 재미있었고... 피아노 배틀에서 쇼팽곡들을 대만식으로 변주하는 것도 흥미로왔다.

주인공인 주걸륜과 샤오위도 상당히 매력이 있었고... 그림같은 학교와 동네 배경도... 보는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래된 음악실의 오래된 피아노도 그렇고... 비밀의 악보와 오래된 피아노를 통해서 시간여행을 한다는 설정도... 특히 집으로 돌아갈 때는 빨리 치라는..;; 그런 환타지적인 내용이 재미를 가중시켰다^^

대만영화 뿐만 아니라 중국계 영화들을 별로 많이 보진 않았는데...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좀 시끄럽게 들린다는 점 (ㅡㅡ;;)을 제외하면 추천할 만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