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5일 토요일

[공연] 고앙상블 타펠무지크 제9회 정기연주회 2009년 4월 21일

올해는 의도적으로 공연을 보러 가는 횟수를 줄이고 있기도 하고, 게다가 막상 맘먹고 가려고 했던 공연마저 못 가게 되는 불상사도 생기고 하여... 간만에 올리는 공연 후기가 되겠다... 표는 고클래식의 티켓신청에 당첨이 되어서 장만을 했고 연주자들은 강효정씨를 제외하고는 잘 모르는 분들이긴 했지만, 프로그램이 상당히 신선해 보여서 기대가 되는 공연이었다.

일단, 생각보다 관객수가 너무 적어서 놀랐다. 서울시가 후원하는 앙상블이라는데, 어느 정도 객석이 채워졌다면 연주자들도 더 흥이 났을 것 같았다. 또 이런 홀의 이런 프로그램의 공연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보지 못한다는 것도 안타깝고...

트라베르소, 바이올린, 하프시코드, 비올라다감바 - 이 4대의 악기가 트리오 소나타로 문을 열고 각각의 악기들의 독주 또는 듀오 연주들이 이어진 후 다시 트리오 소나타로 마감을 하는 식으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다. 오늘 연주의 제목은 "베를린 악파와 프러시아 대제". 이름대로 공연 프로그램은 프리드리히 2세의 베를린 궁정에서 활약하던 작곡가들의 음악으로만 구성이 되어 있었다.

프로그램

칼 하인리히 그라운 (Carl Heinrich Graun 1702~1771)
    트라베소, 바이올린과  바소 콘티누오를 위한 소나타 G장조

프리드리히 윌헬름 마르푸르그 (Friedrich Wilhelm Marpurg 1718~1795)
    쳄발로를 위한 소나타 c단조

프란츠 벤다 (Franz Benda 1709~1786)
    바이올린과  바소 콘티누오를 위한 소나타 a단조

프리드리히 2세 (Friedrich II 1712~1786)
   트라베소와 바소 콘티누오를 위한 소나타 e단조

칼 필립 에마누엘 바흐 (Carl Philip Emanuel Bach 1714~1788)
    비올라 다 감바와 쳄발로를 위한 소나타 g단조

요한 요하임 크반츠 (Johann Joachim Quantz 1697∼1773)
  트라베소, 바이올린과  바소 콘티누오를 위한 소나타 e단조

같이 간 은하와 황제폐하의 곡이 연주되면 기립이라도 하면서 감상을 해야 되는 것은 아니냐는 둥, 키득거리면서 공연이 시작되길 기다렸다. 공연 전 무대 위에 놓여있던 쳄발로는 화려한 금박 무늬가 있는 아름다운 악기였다.

아무래도 생소한 곡들라서 몰입의 정도가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예상대로의 곡들이었다. 비슷한 시기 비인에서 인기를 끌었던 곡들보다는 조금 더 무게감이 있으면서 그다지 참신한 움직임을 보여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달까. 하지만 마르푸르크의 쳄발로 소나타와 2부의 C.P.E 바흐의 비올라다감바와 쳄발로를 위한 소나타는 퍽 인상적인 연주였다. 쳄발로 연주자인 이루이사씨의 연주에 급관심이 생겼달까... 크반츠도 괜찮았었고...

황제폐하의 곡은 솔직히 매우 인상적이지는 못했는데, 그것이 작곡가 탓인지 연주자 탓인지 아니면 우매한 감상자 탓인지는 잘 모르겠다 ^^;; 아무래도 마지막 이유일듯..ㅎㅎ

나는 아무래도 바이올린 연주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되곤 하는데,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바로크 바이올린 연주자들이 활을 가볍게 잡고 덜 눌러 쓰긴 하지만 알렉세이 크바노프의 보잉은 어쩐지 활의 일부만 사용이 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곡의 다이나믹이 잘 느껴지지 않았었는데, 역시 작곡가 탓인지 연주자 탓인지 감상자 탓인지는 모르겠다. ㅡㅡ; 악기를 얹고 있는 자세도 어딘지 모르게 불안해 보였고..;;

독주 악기들의 소나타들이 이어지는 동안 바쏘 콘티뉴오는 쳄발로가 담당했는데, 감바가 같이 연주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조금은 있었다. 지난 번 헨델 소나타 공연에서 감바와 쳄발로가 같이 통주저음을 연주하던 모습이 떠올라서 더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다. 마지막 크반츠의 곡에서는 모든 악기들이 1부보다 더 안정된 느낌으로 연주되었지만, 역시 바이올린은 좀 아쉬웠다.

화려한 곡의 진행이나 테크닉을 보기는 좀 어려운 공연이었지만,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 서양음악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는 있지만 잘 연주되지 않는 작곡가들의 곡들을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서 국내의 청중들에게 들려 주는 연주자들의 모습이 무척 보기 좋았다. (그래서 관객 수가 적은 것이 좀 더 안타깝게 느껴졌다) 이 앙상블의 올해 공연 일정을 보니 앞으로도 특정 주제를 가지고 연주를 할 모양이다. 앞으로의 프로그램에 기대를 해볼만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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