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13일 월요일

[전시] 오르세 미술관展 (예술의 전당)

휴가 마지막날인 8월5일 일요일 가족들과 함께 예술의 전당을 찾았다. 오르세 미술관전을 보기 위하여.

시내 곳곳에서 하는 많은 전시회들의 광고들을 보면서 이건 꼭 가야겠다라는 전시회가 몇 건이 있었는데, 사실 오르세전은 그 중의 하나는 아니었다. 이유는 이미 10년전 5월 파리에서 오르세미술관을 한번 훑어 보았었기 때문. 그 당시에 갔던 미술관, 박물관 중에서 오르세는 가장 내 맘에 들었던 곳이었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었다. 오르세의 그림을 몇 점 서울로 가져와서 보여 준다고 해도, 그때의 감동이 되살아 날까 싶었었다.

그런데, 그 때 같이 파리에 갔던 남편은 바로 그 오르세의 문 앞에 앉아 문 앞 광장에서 영국과 프랑스의 꼬마들이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며 노는 것을 지켜보면서, 나에게 혼자 오르세를 보고 나오라고 이야기 했었다. 들어가서 수 많은 명작들을 보면서, 정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어떻게 이런 그림들을 포기하고 문간에 앉아 있다 갈 수가 있단 말인지... 내가 두고두고 그 때의 일을 이야기했던 지라, 아마 남편의 입장에서는 오르세의 그림들을 한 번 봐야 겠다는 안타까움이 스스로에게도 생겨 있었던 모양이다. 이번 전시회는 그래서 남편이 먼저 가자고 이야기 했다.

일요일이라, 나름대로 긴 줄을 서서 들어 갔다. 사람들도 많았고, 특히 설명을 해주는 그림 앞에서는 도저히 그 근처에도 갈 수 없을 만큼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 있었다. 이어폰으로 몇 몇 유명한 그림의 설명을 들으며, 그림들을 구경했다. 전에 초현실주의 르네 마그리뜨 전에서도 느꼈지만, 좀 유명한 전시회에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꼼꼼히 구경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에 치이고, 밀리고....

그래도 그림들은 아름다왔다. 도록도 한 권 구입.. 한국전을 위한 도록이라서 그런지 그다지 값이 비싸지는 않은 듯 했다. 그림 작품 수가 별로 많지 않아서 좀 아쉽긴 했지만, 아이들이 있어서... 더 많은 그림을 시간을 더 들여서 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듯 했다.

이런 그림들을 상설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우리나라에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프랑스, 영국, 미국, 이태리 처럼, 도시 곳곳에 박물관이 있고, 그 곳에 아름다운 미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도시... 그래도 지난 1-20년간을 돌이켜 보면, 문화의 인프라의 발전은 눈부실 정도이니... 곧 그런 공간들이 많이 생겨나는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

아래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사진들. 전시가 끝나고 홈페이지 문 닫으면, 사진도 짤리려나...

 상당히 맘에 들었던 작품 중 하나. 아이를 보는 엄마와 요람, 요람속의 아기의 구조가 안정감과 편안함을 준다.

만종. 그림은 작은데 사람은 많아서, 자세히 보는 것이 불가능했다.
19세기 파리 예술가들의 생활이 느껴져서 좋았던 그림. 피아노를 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역시 맘에 들었던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을 그린 그림.
고전적인 그림처럼 보이는 그림.

전시작품








부산 해운대 (2007.7.30 - 8.1)

1. 7월30일, 월요일.

게으른 부부는 전날까지 짐도 안 챙겨놓고 있다가 아침에야 가방을 싸기 시작했다. 이번 여행은 해운대로 간다는 것 말고는 별다른 계획이 없다. 당초에는 남해나, 전남의 해안 쪽을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서울에서 겨우 며칠 전에 숙소를 찾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 사실은 아니었다 보다.. 라고 해야 한다. 내가 찾아 본 것이 아니라 남편이 찾아 본 것이므로.

일단 남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잡아본 숙소가 해운대의 한화리조트. 부산에는 가본 적이 있어서 (그것도 벌써 10년이 훨씬 넘은 것 같지만), 사실 별로 내키지는 않았다. 더구나 해운대라... 여름 휴가 피크 시즌만 되면 TV뉴스에 최대인파 운운하며 나오는 장면이 바로 해운대 아니던가. 왜 내가 거길 가야 하는 건지.. 사람구경은 서울에서도 매일 실컷 하는데 말이다..

그런데, 숙소가 거기밖에 없단다. 딸내미 둘 데리고 여기 저기 헤매 다니기도 그렇고.. 결국은 그러자고 했다. 부산에 가는 김에 심하게 잡음이 나는 악기를 에떼르노 성훈님께 보일 수 있겠다는 것이 유일한 위로라고나 할까.

어찌 어찌 오전에 출발은 했고, 분당에 들러서 회원카드를 빌리고 (결국은 할인을 못받았지만..), 고속도로를 탔다. 나는 조수석에 앉아 해리포터에 열중하고 있었고.... 휴게소에서 대충 점심을 때우고, 달려 달려... 5시 경에 해운데 한화리조트에 도착. 바다가 바로 앞에 있었고, 주위에는 타워팰리스 같은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 있거나 공사중이거나 했다. 해운대라는 동네는 마치 서울의 청담동처럼 깔끔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건물들과 가게들이 잔뜩 들어서 있는 것 같았다.

짐을 내려놓고는 산책을 나섰다. 웨스틴 조선 호텔 쪽으로 걸어서, 해운대 해수욕장까지. 월요일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는 않다. 바닷가라서 그런지, 저녁 무렵이라서 그다지 덥지도 않았고... 지윤이와 도윤이는 잠시 모래장난을 했다.

해운대 해수욕장을 따라서 쭉 걷다가 모씨가 추천했다는 횟집으로 갔다. 돌도다리를 한 마리 잡아서 네식구가 포식을 했다. 서비스나, 시설이나, 음식이나... 서울만큼 깔끔하고 괜찮았다. 부산에 왔다거나, 여행을 하고 있다거나 하는 느낌이 별로 안드는 점이 흠이라고나 할까.

콘도로 돌아와서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노래방에서 1시간을 보내다가 방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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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7월 31일 (화) 에떼르노 공방

다음날은 콘도 앞에 있는 곰탕집에서 아침을 먹었다. 시설과 가격은 서울의 강남의 곰탕집 같았는데, 맛은 영 아니올시다였다.

늦은 아침을 끝내고 차를 몰고 다리를 건너 에떼르노 공방으로 갔다.  성훈님은 1시간이 훨씬 넘게 (시계를 안봐서 모르겠지만 거의 두 시간정도 걸렸던 것 같다), 이리 저리 악기를 둘러보고 이것 저것 봐꿔 보며 잡음의 원인을 찾으려고 진땀을 뺐다. 결국 발견한 가장 그럴 듯한 원인은 오래된 레이블. 풀이 붙어 딱딱하게 말라 붙은 레이블이 오락가락 하는 습기에 반응해서, 습한 날은 더 심한 잡음을 내고 있었을 것이라는 것. 결국은 슈스터라고 쓰여진 레이블을 떼어 냈는데, 그 밑에 스트라디바리 카피라는 레이블이 하나 더 붙어 있는 것도 발견했다.

공방은 생각보다 더 아담했다. 남편은 성훈님 첼로와, 반수제 첼로를 켜보았는데, 확실히 성훈님이 직접 제작한 첼로가 소리내기가 편했다고 한다. 반수제 첼로의 외양은 매우 화려했는데, 수제첼로는 올드 이미테이션이면서 소박하고 고급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가지고는 싶지만... 차마 가격을 물어보지도 못했다. 나중에, 수년 후에, 남편이 첼로를 끝까지 열심히 하면 그 때는 한번 생각해 보아야 겠다.

아이들은 쉽게 지루해 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내 악기의 잡음은 사라졌다. 악기의 어느 부분 아교가 떨어졌으리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라는 걸 알았다. 성훈님은 미세조정기도 이쁜 것으로 바꿔 주셨고, 수고비도 받지 않으셨다. 오랫동안 너무 공들여 봐주셨는데...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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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7월 31일 (화) 아쿠아리움과 조개 구이

해운대로 다시 돌아 갔다. 부산에 새로 생긴 아쿠아리움이 상당히 좋다더라는 소문을 들어서, 아이들에게는 좋은 장소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차를 지상 주차장에 세워둔 고로... 바이올린을 매고는 아쿠아리움으로 향했다. 어제는 시원했는데... 오늘은 쨍쨍 햇빛이 장난이 아니다, 바이올린을 매고 걸으면서도 막 따끈하게 손보고 나온 악기에 무리가 갈까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아쿠아리움은.. 서울의 코엑스 아쿠아리움 보다 어떤 면이 더 나은지 잘 모르겠다. 상어 수조 같은 것은 조금 더 나아 보이기도 했는데, 특히 더 재밌지는 않았다. 잠수부의 마술쇼도 보고, 인어 공주 공연이 있었다고 했는데, 어디서 하는 지 몰라서 그냥 나왔다. 아이들에게 돌고래 머리띠를 하나씩 사주고...

차를 타고 이번엔 조개구이를 잘 한다는 곳을 찾아 갔다. 역시 모씨의 추천 장소. 야외의 천막 식당에서 조개구이, 가리비구이, 된장찌개를 먹었다. 안면도의 조개구이 보다 낫다. 뭔가 허름해 보이는 식당에서 영 엉망인 서비스를 받으면서 음식을 먹고 있으니, 부산에 온 것 같았다. 어제 보다는 오늘이 좀 더 localize된 것인가. 식당에서는 해송과 방파제와 낛시하는 사람들과 바다가 보였다. 

상당히 긴 시간동안 조개와 씨름을 하고는 바닷가로 갔다. 낛시를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고, 벌써 저녁 무렵이라,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있었다. 바닷가를 산책하고는 다시 차로 돌아왔다. 악기를 차에 둘 수가 없어서 계속 들고 다니느라 상당히 피곤...

일찌감치 콘도로 돌아와서 과일을 먹고 TV를 보고... 난 또 해리포터를 읽었다.


4. 8월 1일 (수) 을숙도와 남부의 교통체증

어딜가야 하나.. 원래 계획도 기대도 없이 떠나온 여행이라 그런지, 별로 가볼 곳도 마땅치 않다. 일단 철새도래지라는 을숙도를 가보기로 했다. 거기에서 진주로 가서 촉성루를 보고, 서울로 돌아가자.

을숙도는... 때를 잘 못 맞추어 간 것인지, 새가 한 마디도 없었다. 을숙도 조각공원이 있어서 잠시 구경을 했다. 자전거를 빌려 주는 곳이 있어서 자전거를 탈까도 싶었는데, 햇빛이 너무나 따가웠다. 무얼하고 놀아야 하는지 난감해 지는 순간....

부산에서 진주로 가는 길에 들어서서 조금 가자, 교통체증이 시작되었다. 이건 좀 심하다. 진주 촉성루를 포기하고 이 허탈한 여름 휴가 여행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 건가.... 차는 진주까지 밀리고 있는 듯 했다. 도저히 갈 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우리는 서울 방향으로 진로를 변경했다.

난 조수석에서 책을 읽다가 조금 자다가 하면서 서울로 돌아왔다. 서울에 거의 다 왔을 즈음에 운전을 바꿔 줄까 했었는데... 결국은 그 긴 거리를 남편 혼자 운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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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많이 보고 얻은 여행은 확실히 아니었고, 충분한 휴식이 된 것도 아니었다 (특히 남편에겐). 3일동안의 여행이었지만, 첫날과 세째날은 차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실제로는 1.5일정도의 짧은 여행이었다.

그래도, 바닷바람은 시원했고, 음식을 즐겼으며, 가보고 싶었던 에떼르노공방에도 갔다왔다. 그냥 단순히 서울을 벗어나서 좀 멀리 다녀온 것으로 조금의 기분전환이 되긴 했다. 아이들은 수영장에도 바다에서 못들어간 것이 영 아쉬울 지도 모르지만... 이런 저런 사람들을 구경하고, 올빼미도 보고, 노래방도 가고... 별 불만 없어 보인다. (내 착각인가..)

그래도 다음엔 좀 더 나은 여행을 하고 싶다. 국내 여행을 하더라도, 사전에 좀 더 많이 알아보고 계획을 많이 세우고.. 무엇보다 시간을 좀 더 길게 잡으면 괜찮지 않을까. 가을이 깊어갈 즈음에 또 한 번 여행을 갈 수 있었으면...

[책] 인어수프


야마다 에이미| 김난주| 북스토리| 2006.07.14 | 206p | ISBN : 8989675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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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시반쯤에 자려고 누웠다가 옆에 있는 책에 손을 뻗쳤다. 글씨도 큼직큼직하고 페이지 수도 얼마 안되어서 금방 읽을 것 같더라. 그만 읽고 잘까, 다 읽어 버릴까.. 계속 갈등하면서 읽었다.

이 책을 왜 사 놓았는지, 언제 샀는지도 잘 기억이 안난다. 어떤 다른 책을 샀는데, 같이 딸려온 책이 아닐까하는 의심도 든다. 야마다 에이미라는 작가도, 인어수프라는 제목도, 책의 내용도 생소하다.

어쨌든, 몇 장 안되는 얇은 책을 결국은 다 읽고 잤다.. (그래서 오늘은 아침부터 눈꺼풀이 자꾸 내려온다)

처음 몇 페이지를 읽어보니, 도무지 작가가 무얼 말하고 싶은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알 수가 없다. 문체가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고... 일본 소설 같은 느낌도 별로 많이 들지 않는다. 소설은 사실 주인공이 발리에 도착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몇 명의 흥미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와양과 토니. (사실은 작가를 한다는 주인공이 더 재미있는 캐릭터이긴 하다)

주인공, 와양, 토니, 그리고 간접적으로 등장하는 일본인 유부남. 그들의 사랑과 성애의 방식을 그리면서도, 그들 사이에 "관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을 그리되 관계를 그리지 않는 것이 이 작가의 의도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들 사이의 소통은 토니가 말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완전히 막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긴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라는 점에서 일본 소설스러운 점은 있긴 하다.)

소설의 결말은 소년의 죽음이다. 왜 토니가 거기서 죽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주인공은 확실히 토니를 통하여 또다른 사랑의 방식을 배운다. 토니가 죽지 않아도 주인공은 이미 실연의 아픔은 잊어 버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토니가 서핑 중에 바다에서 죽는 모습은 그의 사랑이 자연을 닮아 있고, 자연을 닮은 존재인 토니가 자연과 일체가 되는 (그래서 인어수프가 되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이 소설에서 관계가 없다는 것은 소설의 배경이 발리라는 점에서 이미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일본인인 주인공은 발리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완전한 이방인이다. 그녀는 (일본에서도 자유롭게 살았겠지만) 발리에서 지극히 자유로운 생활을 한다. 관광객의 신분으로... 더 이상 관계를 맺을 필요가 없다. 발리의 축제 때, 주인공은 와양의 집을 방문하는데, 그녀와 와양의 식구들은 호감을 갖고 있기는 하나, 와양의 없으면 말이 통하지 않는다. 관계를 맺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이런 관계불능의 상황들은 그녀가 발리에서 자유로은 성생활을 할 수 있게 하고, 책을 읽는 독자들이 그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든다. 아무런 얽매임 (관계는 서로를 구속짓는 다는 점에서 얽매임이다)이 없는 소설과 같은 상황에서 그녀의 행동은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책 뒤에 다른 일본인 작가가 달아 놓은 서평에서, 그는 야마다 에이미의 자유롭고 당당한 성애의 묘사와 사랑의 방식을 부러워 하고 있다. 기존의 일반적인 사랑의 방식이 오히려 속물적이며, 야마다 에이미의 방식이 오히려 솔직하고 순수하다는 것. 하지만, 그녀의 방식이 가져오게 될 파장은... 그녀가 소설 속에서 그린 관계가 없는 진공의 공간에서나 물결치지 않을 것이다. 관계로 얽혀 있는 사회에서는 파도가 쓰나미가 될지도....

[책]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스포일러 다량 포함!)

7월21일, 7권의 발간일 오후에 책이 배달되어 왔다.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일단은 미뤄 놓고 시간이 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일주일이 지나서야,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여름휴가.

앞부분부터 읽기는 했지만, 결국은 마지막 페이지를 들춰 보고야 말았다. 마지막 문장은 scar가 들어있지는 않더라.. "All was well". happily ever after와 비슷한 동화적인 결말인가 보다... 19년 후에 해리가 살아 있는 걸 확인하고 나서 책을 읽으니... 긴장감은 훨씬 줄어 들었던 것 같다^^

내가 읽은 책은 영국판, 607페이지. 미국판은 759페이지라는데.. 내용이 많은 건지 글자가 큰 것인지는 모르겠다.

7권은 앞서 나온 책들 (특히 5, 6권)에서 해리 주변인물들의 과거가 심도깊게 파헤쳐지는 데에 비하여 그런 미스테리적인 부분은 많이 줄어 들었고, 거의 시작부터 deatheater들과 order의 전투 장면들이 나오는 등 액션 장면이 많았다. 영화로 만들면 전작들보다 더 성공적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새로 등장하는 캐릭터는 루나굿의 아버지, 그린고트 습격을 도와주는 고블린 그리푹, wand 제작자인 올리벤더 정도...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것들이 전보다는 덜 배치되어 있어서 인지, 이야기 전개가 상당히 평이하게 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사실 Deathly Hallows의 존재와 Horcrux가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이 7권에서 중요한 내용을 차지하고는 있으나, Deathly Hallows는 Elder wand를 제외하고는 큰 역할을 하지 못했고 - invisible cloak은 1권부터 쭉 이용되던 것이라..별로... - Horcrux는 6권에서 찾고 있던 locket을 찾는데 집중되어 있었고, 나머지 Horcrux를 찾는 것은 뒷부분에서 너무나 빠르게 진행되어 버려서, 궁금증이 유발되기 보다는 아.. 그렇구나.. 하는 정도로 그쳐 버리게 되었다.)

거의 끝까지 궁금했던 것은 덤블도어가 정말 6권에서 그렇게 어이없이 죽었던 것이 맞는지, 스네이프와 덤블도어의 비밀은 무엇인지 하는 것이었는데, 결국은 책의 끝부분에서 밝혀지게 된다. 롤링도 이 스네이프와 관련된 부분을 시리즈에 걸쳐지는 가장 큰 비밀로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6권 이후로 워낙 많은 이야기들이 무성했었기 때문에, 이런 내용이 엄청나게 충격적이지는 않았던 듯... 열심히 플랏을 짜서 책을 썼던 롤링은 이 점이 아쉬울 것도 같다.

마지막 호그와트 전투 장면까지는 박진감 넘치게 진행되던 소설은 마지막 두 챕터에서 상당히 묘하게 진행이 되었다. 해리가 아바다 케다브라 저주를 받고 쓰러진 후, 꿈인지 뭔지 모를 공간에서 덤블도어를 만나는 장면, 덤블도어는 해리가 죽지 않았다고 이야기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리가 돌아갈 것인지 말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돌아가지 않는 다면 죽을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 애매모호한 이런 장면들은 나쁘지 않았는데, 문제는 덤블도어의 기나긴 이야기들이다.

아.. 사실 그 전 챕터에서 스네이프가 죽고, 그의 기억을 해리가 펜시브에 담아 보는 것부터 롤링의 긴 설명이 시작되고 있기는 했다. 물론, 이 부분은 스네이프의 그간의 행동과 덤블도어와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에 엄청나게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뭔가 좀 늘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이걸 작가의 입으로 꼭 이렇게 설명을 해줘야 하는 것인지 하는 아쉬움.

마지막 챕터에서 볼드모트와 해리가 마지막 결투를 하는 장면은... 더이상 아무것도 남은 것 없이 모두를 설명해 버리겠다는 작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는 부분. 해리는 현자처럼 볼드모트에게 차분히 왜 자신이 승자인지 그리고 볼드모트가 죽을 것인지를 꼼꼼히 설명해 준다. 상당 부분의 설명은 볼드모트는 처음 듣는 것일지는 몰라도 독자들은 이미 잘 알고 있는 것들이다. 죽음을 앞둔 볼드모트에게 그렇게 잘 설명해 줄 필요가 있나? 해리는 (롤링은) 볼드모트에게 조차 선택의 기회를 주려는 모양이다.

해리는 책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엄청난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많은 것들을 알게 된다. 볼드모트의 생각을 읽고, 마지막 호크룩스의 위치도 파악하고, 갑자기 사리가 매우 분명해진 것처럼 보인다. 해리는 지금까지 단순한 영웅이 아니라, 성장기의 소년이고 이 책을 읽는 어린 독자들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대상이었던 것에 반해, 마지막의 해리의 행동은 이 17세의 소년이 갑자기 도(?)를 깨친 것처럼 느껴져서 낯설기도 하다.  

이런 점들에도 불구하고, 해리포터는 재미있는 책이다. 그 동안 보여준 롤링의 상상력은 정말 놀랍다. 607페이지의 책 중 절반인 마지막 300페이지를 휴가에 놀러갔던 부산에서 서울로 돌아오면서, 그리고 집에 와서 새벽까지 하룻동안에 읽었다. (한글이 아니라 영어책인데도 그렇게 열심히 읽게 만들었다는 점은 역시 이 책이 정말 재미있기 때문이다.)

이제 또 어디서 이런 즐거운 소설을 만날 수 있을지... 참신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가지고 깜짝놀랄 만한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책. 롤링이 다음 책을 낸다면 과연 해리포터를 능가할 수 있을지...


7권 표지.
죽음의 성도들로 번역된 Deathly Hallows는 "성도"라는 단어가 주는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고, 성스로운 물건 "성물" 정도로 해석이 되어야 한다. Deathly도 Deadly라는 의미가 아니라, "죽음" 또는 "죽음의 신의"라는 뜻으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해리포터와 죽음의 신의 성물 (또는 선물) 정도가 알맞는 번역이 아닐까 싶다.



1권부터 마지막 권까지의 표지를 모아 만든 우표 사진. 위키피디아에서 얻었다.
책을 다 읽고 위키에 가보니.. 7권이 내용이 요약되어 올라와 있었다. 오늘 가보니, 롤링이 인터뷰에서 밝힌 등장인물들의 뒷 이야기까지 올라와 있다.
http://en.wikipedia.org/wiki/Harry_Potter_and_the_Deathly_Hallows

2007년 8월 12일 일요일

2007년 상반기 공연들 (List)

미샤마이스키 & 세르지오 티엠포 2월 2일 (금) 예당 콘서트홀

바로크 오페라 '악테옹' & '디도와 에네아스'  2월 9(금) 오후 7시 30분 예당 오페라극장

조은아/박원영/김진선/황재선 2월 26일(월) 오후 7시 30분 영산아트홀

드레스덴 필하모니 & 성 십자가 합창단 내한공연 3월 4일(일) 오후 2시 30분 예당

홍성은 & Schepkin 듀오 리사이틀 3월 9일 (금) 오후 8시 호암아트홀

킴 카쉬카시안 & 로버트 레빈 3월11일 (일) 오후 5시 호암아트홀

수원시향 창단 25주년 기념 연주회 (슈니트케/말러) 3월16일 (금) 오후 8시 예당

조르디 사발 & 르 콩세르 드 나시옹 3월 25일(일) 오후 8시 예당 콘서트홀

조르디 사발 비올라 다 감바 독주회 3월 26일(월) 오후 7시 30분 영산아트홀

트레버 피녹 & 유러피언 브란덴부르크 앙상블  4월 18일(수) 오후 8시 / LG아트센터

서울시향 <제 1회 콘서트 미리보기>
일시 : 2007년 5월 14일(월) 오후 7시 ~ 9시
장소 :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습실(세종문화회관 예술단체동 5층)
강사 : 진회숙(음악칼럼니스트, 월간 <SPO> 편집위원)

<제 2회 콘서트 미리보기>
일시 : 2007년 5월 21일(월) 오후 7시 ~ 9시
장소 :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습실(세종문화회관 예술단체동 5층)
강사 : 진회숙(음악칼럼니스트, 월간 <SPO> 편집위원)

<제 3회 콘서트 미리 공부하기>
일시 : 2007년 7월 2일(월) 오후 7:30 ~ 9:30
장소 :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습실(세종문화회관 예술단체동 5층)
강사 : 유형종(음악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운영위원)
특별출연 : 김정민(서울시향 제1바이올린 수석단원)
곡목 : 라벨, <어미거위> 모음곡 / 스트라빈스키, 바이올린협주곡 D장조 / 라벨, <다프니스와 클로에>

서울시향 정기연주회(5.24 예술의전당)-아릴 레머라이트 (Arild Remmereit) 콜린 커리 타악협연

알반베르크 사중주단
(Alban Berg Quartet) 5월 31일(목) 오후 8시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타마쉬 바샤리 & 김대진 듀오 리사이틀 6월 6일 (수) 오후 5시 / 호암아트홀 (바샤리 사정으로 취소ㅜㅜ)

기돈 크레머와 크레메라타 발티카 6월22일(금) 오후 8시 성남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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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벨 바이올린 리사이틀 7월10일 (화) 오후8시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가족 오페라 마술피리 8월4일 오후 5시30분/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연출 : 최지형
지휘: 이택주, 이병욱  예술의전당 페스트벌 오케스트라

2007년 8월 10일 금요일

티스토리에서 블로그를 시작할까?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블로그를 이용하여, 전혀 블로그라고 할 수 없는 스크랩질을 가끔 하던 중... 나도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네이버 말고.. 조용히 어딘가 숨어 있을 만한 곳을 찾다가.. 티스토리로 흘러 들어왔다.

네이버 블로그에 남겨져 있는 글들 중에서 몇 가지를 옮겨 올까 생각 중인데, 일단은 블로그 시작을 스스로에게 알리는 글을 써보기로 한다^^

시간이 나는 대로, 공연리뷰, 책리뷰, 관심있는 글들의 번역 등을 중심으로 블로그를 꾸며볼 생각이다.. (과연 시간이 날까?)

2007년 7월 11일 수요일

죠슈아 벨 공연 2007. 7.10

바친기에 올렸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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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부도 좋았지만... (피아노와 안맞는 부분도 있었지만...ㅡㅡ)
후반부는 마치 팝아티스트의 공연 같았습니다. 프로그램이 거의 바이올린 명곡집 수준이었....
 
친구인 마이어의 바이올린 소나타 3, 4악장에서, 라벨의 치간느,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폰세의 에스텔리타, 차이콥스키의 멜로디, 사라사테의 서주와 타란텔라.... 로 이어지더군요.
 
정말 파워풀한 소리를 내는 벨... 1713년 스트라드의 소리에 벨의 힘있는 보잉이 결합되어서 나는 소리인가요... 4열에서 듣긴 했지만, 아무리 앞쪽에 앉았었다고 하더라도, 예당 연주회에서 그렇게 귀가 멍멍할 정도로 소리가 크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 후반부 중반에 I love you, Jo라고 소릴 지르는 황당한 일이 있었는데.. 전 사실 I love your strad....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당...ㅡㅡ;;;

매우 미국적인 연주, 정말 재미있는 공연이더군요^^ 벨의 사진 몇장 첨부합니당. 두번째 사진의 연주 모습이 아주 전형적인 그의 연주모습이더군요^^

Photo by Buck Ennis
Joshua Bell
photo by Chris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