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6일 목요일

[공연] 파비오 비온디와 에우로파 갈란테 2008년 11월2일

비온디와 에우로파 갈란테가 서울에서 사계를 공연했었으면 카르미뇰라와 너무 비교될라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공연장을 찾았다. 오늘 매진이라는 말에... 공연장 분위기가 안좋을까봐 걱정을 했었는데, 왠걸...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주말이라 상당수의 커플들로 좌석이 채워졌긴 하지만..^^

비온디는 사진 속의 꽃미남이 아니라... 통통한 몸집과 통통한 손을 가진 아저씨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에우로파 갈란테의 구성은 베니스바로크와 비슷했지만, 첼리스트가 두 명이었다. (두 대의 첼로 때문인지 뛰어난 첼리스트 덕분인지... 연주에서 바쏘 콘트뉴오의 역할이 무척 돋보였고 강한 저음부가 인상적인 부분들이 많았다.) 파르마의 음악가들의 생김새는 베니스바로크 보다는 더 자유분방해보였는데, 실제로 연주하는 모습은 더 긴장되어 보였다는 점이 약간의 차이점. 비온디는 본 프로그램 시종일관 보면대에 악보를 펼쳐 놓고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연주를 했다.

축제라는 부제가 달린 비발디의 신포니아로 화려하고 정갈하게 연주가 시작되었고, 이어지는 르끌레르는 프랑스곡다운 우아함이 느껴졌다. 비온디는 호소력있는 풍부한 음색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했는데, 적절하게 비브라토를 (통통한 손으로) 구사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강한 스타카토 또는 소티에의 3악장도 멋졌다. 1부의 마지막에는 무대 한 구석에 놓여져 있던 비올라 다모레가 등장했다. 비온디의 비올라다모레에는 턱받침도 끼워져 있었는데, 비올라다모레와 류트의 2중주가 서정적으로 연주되었는데.... 나에겐 비올라다모레보다 류트가 더 아름답게 들렸었다. 비올라다모레는 좀 더 달콤하고 좀 더 조화로운 느낌이 나면 좋겠다는 생각... 3악장에서 비온디는 춤추는 듯한 모습으로 단원들을 이끌었다.

다채로운 퍼셀의 모음곡에 이어.. 라 스트라바간자에서 비온디는 화려한 비루투오조적인 테크닉을 보여주었고 본 프로그램의 마지막 비발디 협주곡으로 이어지자 관객들은 모두 숨죽이다 연주가 끝나자 환호하기 시작했다. 특히 첼리스트 마우리찌오 나데오의 카리스마는 단연 돋보였다. 사실 좀 무섭게 생긴 인상에 겁먹었었는데 마지막 곡에서 감동.....

이 이탈리안들도 역시 화끈하게 3곡의 앵콜을 들려 주었다. 첫 곡은 피치카토로 연주되는 귀엽고 아름다운 소곡. 그리고 이어진 것은 사계 중 여름. 비온디는 마치 록 기타리스트처럼... (심지어 앉았다 일어서는 제스쳐도 보여주며) 관객을 사로잡는 멋진 연주를 보여 주었다. 마지막 앵콜곡까지... 이 연주회는 앵콜곡들이 핵심이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11월을 유쾌하게 시작할 수 있으리라는 느낌이 들게 해준 연주...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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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비발디 “세느강의 축제” RV693 중 신포니아
A.Vivaldi – Sinfonia dalla Senna Festeggiante RV693

르끌레르 바이올린 협주곡 C장조 Op.7 No.3
J.M Leclair Concerto per violino Op.7 No.3 in Do Maggiore

비발디 비올라 다모레와 류트를 위한 협주곡 RV540
A.Vivaldi Concerto per viola d'amore e liuto RV540 re minore
(비올라 다모레: 파비오 비온디 / 류트: 잔자코모 피날디)

Intermission - 15분

퍼셀 “무어인의 복수” 모음곡
H.Purcell Suite from Abdelazar

비발디 바이올린 협주곡 “라 스트라바간자” 제4번 a단조 RV357
A. Vivaldi - Concerto RV357 in la minore per violino ed archi da "La Stravaganza"

비발디 “조화의 영감” 12개의 협주곡 Op.3 중 No.11
A.Vivaldi Concerto Estro Armonico Op.3 No.11

앵콜곡
1. 글루크 : 발레 "돈 주앙" 중 피치카토
2. 비발디 :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 중 '여름' 마지막 악장
3. 코렐리 : 콘체르토 그로소 D장조 Op.6 No.4 중 마지막 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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