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16일 목요일

뉴욕필하모니 내한공연 11월15일

New York Philharmonic Orchestra & Lorin Maazel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11월15일 8시

DVO?AK       Carnival, Op. 92
RACHMANINOFF Rhapsody on a Theme of Paganini for Piano and Orchestra, Op. 43
Joyce Yang

Intermission

BEETHOVEN Symphony No. 3 in E-flat major, op. 55, “Sinfonia eroica”
Allegro con brio
Marcia funebre: Adagio assai
Scherzo: Allegro vivace
Finale: Allegro molto ? Poco andante ? Pres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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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 네이버.... 또 에러나서 다 지워졌다.. 확인 버튼 누르기 전에 저장을 했어야 했는데... 으..... 확 쓰지 말까부다.)


베를린필도 비싸서 못갔고, 빈필도 비싸서 못갔다. 런던심포니와 런던필은 갔었지만... 그래도..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서울에서 볼 수 있다는데.. 왠만하면.. 가보자.. 생각했다. 뉴욕필. 별로 믿진 않지만, 세계 3대 오케라지 않는가.. 좋은 자리는 언감생심.. 합창석을 예매했다. 두 장. 유명한 오케에.. 상당히 대중적인 곡들이라서, 남편도 데리고 갈 만하겠다.. 생각했다.


공연전날.. 정말 화나는 일이 생겼다. 남편과 같이 공연을 가고 싶지 않게 되었다.. 까짓 표.. 한장 날리지 뭐.. 싶었다. 하지만.. 어찌어찌 하여.. 결국은 같이 가게 되었다. 늦을까봐 지하철을 타고.. 부랴 부랴 갔다. 콘서트홀을 메우고 있는 사람들.. 앙드레김도 있고, 아는 대학 후배도 있고, 잘 차려입은 아줌마 아저씨들.. 소위 접대관객들인가.. 뭐 하여간 사람이 많았다. 이 사람들.. 이 다 클래식 팬일리는 없겠지. 음악을 들으러 오는 건지. 공연 의식에 참여하러 오는 건지.. 나도 모르겠다.


무대에는 이미 단원들이 한 가득 앉아서 연습도 하고 악기도 보고, 이야기도 하고 있었다. 관객은 관객대로 단원들은 단원들 대로.. 그냥 자유로운 분위기... 생각보다 오케 단원 수가 많지 않았다. 뒤에서 봐서 그렇게 느껴진 걸까? 음.. 그런데.. 자리가.. 영.. 맘에 들지 않았다. 내 바로 앞에는 금관이 쭉 배치 되어있었다.. 그것도 튜바, 트럼본, 트럼펫... 그 옆엔 콘트라 베이스 군다.. 에고고..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제대로 듣긴 어렵겠다.. 싶었다.


로린마젤 할부지 등장. 인사 한번 하고 바로 시작. 첫곡은 드보르작의 사육제 서곡. 뭔가 했더니.. 많이 들어본 곡이다. 음.. 역시 대중적인 선곡. 나쁘지 않았다. 아니.. 괜찮았다. 뉴욕필이라더니.. 이름값을 하는군... 싶었다.


이어서 피아노가 들어오고, 빨간 드레스를 입은 조이스양(양희원)이 마젤과 같이 들어왔다. 드디어 시작한 라흐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너무나 아름답고 듣기 좋은 곡이라... 기대를 했는데... 우째... 상당히 산만하다. 피아노가 멀어서 그런가? 1바가 너무 먼가...? 뭐지? 뭐지? 더군다나... 고매한 관객들의 집요한 연주회 감상방해... 해도 너무한다. 특히 곡 중간 유명한 선율이 흐르는 부분의 엔딩부분.. 피아노가.. 아주 아주 조용히 엔딩을 하는 부분에서.. 들리는 잡음은 정말 견디기가 어려웠다.. 아.. 이 산만함이 관객들 탓인가...;;; 단체로 기침감기에 들린듯.. .기침소리도 끊이질 않고.. 음악에 집중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문제인가.. 아니면 다른 관객들이 문제인가...


피아노는 나쁘지 않았으나. 특별히 감동적이지도 않았다. 오케는 뉴욕필의 연주치곤 그저 평이했다. 그저 평이한 정도...를 기대한건 아니지만.. 내가 문제인가. 음악이 문제인가.. 모르겠었다. 몇번의 커튼콜이 이어지고. 빨간옷을 입은 20살의 아가씨는 쇼팽의 무슨 꿈..이라고 제목을 말하고는 앵콜을 시작했다. 잘 모르는 곡... 음.. 내가 잘 모르는 쇼팽의 피아노 곡도 있구나..;;; 쇼팽콩쿨 듣고 마스터 한 줄 알았는뎅... 역시 우물안 개구리에... 과문하기 이를 데없는.. ㅠㅠ


인터미션에 나가서 자판기 커피 한 잔 마셔주고. 들어왔다. 영웅.. 내가 언제 영웅을 들어봤더라? 수십년전이 아닐까.. 주선율도 생각이 안났다. 에라.. 들으면 기억나겠지 뭐.. 마젤이 무대에 나타나자 현이 악기를 올렸다. 마젤은 지휘단에 올라서자마자 지휘봉을 휘두른다. 아... 맞다. 이 멜로디. 이게 영웅 1악장이지... 친숙한 멜로디 친숙한 곡.  그런데.... 묘하게.... 산만하다. 왜 산만하지? 역시 관객탓인가? 아니.. 그건 아닌데.. 매끈한 현의 소리 (좋은 악기들임에 틀림없다.) 발군의 오보에 (중국아저씨 일까? 프로그램이 만원이나 해서 짜증나서 안샀더니 모르겠다.) 깔끔한 호른.. 뭐가 문젤까? 그리고 2악장. 역시 산만하다. 영웅의 이야기를 머리 속에서 떠올려 보려고 했다.. 이 부분은.. 아다지오이니.. 영웅의 어려운 시절을 그린 걸꺼야.. 그런데.. 도무지.. 어떻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 알 수가 없다. 그저.. 산만하다. 그리고는 이어지는 3, 4악장. 영웅은 성공을 한걸까? 영웅이 되긴 한건가... 4악장 마지막에선.. 약 5초간.. 졸립기까지 했다. 바로 피날레가 나와서...다행이었다.


뉴욕필... 잘하고 있는건가.. 아닌가.. 내가.. 음악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역시 박수가 이어지고. 갈 사람 나가고.. 몇명의 단원들이 보충되더니. 앵콜이 시작되었다.


첫곡은 바그너, 트럼펫 앞에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악보가 펼쳐져 있더라... 1막 Prelude C major. 워낙에 유명한 멜로디.. 살짝살짝.. 하모니가 깨진 듯도 들렸으나.. 뭐 앵콜이지 않은가. 금관도 약간의 삑사리가 있었으나.. 뭐.. 기본이 훌륭했다. 오보에는 역시 훌륭.. (난 모든 오케의 오보에가 좋다.. 그냥 오보에 자체가 좋은 건가..;;;;)


두번째 곡도 바그너, 악보에 뭐라고 쓰여 있는지 모르겠다. 음.. 반지 중 발퀴레, 3막 전주곡 발퀴레의 기행이다. 엄청 유명한 곡. 금관이 주선율을 이끌고 나가는데, 내 자리가 금관과 가까운지라.. 엄청나게 파워풀하게 들렸다. 정말 깔끔한 금관. 이런 곡은, 금관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오케가 연주하기엔 정말 부담스러운 곡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필의 금관은... 딱 이곡에 맞았다.


곡이 끝나자 뉴욕필은 더이상의 박수도 받지 않고 짐을 쌌다. 마지막곡의 선곡은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차게 끝나는 곡.. 좋은 인상을 받게 만드는 군..


높으신 관객분들이 차를 빼느라 고생하실 동안, 우리는 길을 건너 택시를 잡으려다.. 마을 버스를 발견. 타고 오다가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날씨가 엄청 추워져 있었다. 이번 뉴욕필의 공연은.. 바그너의 앵콜 곡들이 아니었다면.... 상당히.. 씁쓸할 뻔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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