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16일 목요일

뉴욕필하모니 내한공연 11월15일

New York Philharmonic Orchestra & Lorin Maazel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11월15일 8시

DVO?AK       Carnival, Op. 92
RACHMANINOFF Rhapsody on a Theme of Paganini for Piano and Orchestra, Op. 43
Joyce Yang

Intermission

BEETHOVEN Symphony No. 3 in E-flat major, op. 55, “Sinfonia eroica”
Allegro con brio
Marcia funebre: Adagio assai
Scherzo: Allegro vivace
Finale: Allegro molto ? Poco andante ? Pres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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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 네이버.... 또 에러나서 다 지워졌다.. 확인 버튼 누르기 전에 저장을 했어야 했는데... 으..... 확 쓰지 말까부다.)


베를린필도 비싸서 못갔고, 빈필도 비싸서 못갔다. 런던심포니와 런던필은 갔었지만... 그래도..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서울에서 볼 수 있다는데.. 왠만하면.. 가보자.. 생각했다. 뉴욕필. 별로 믿진 않지만, 세계 3대 오케라지 않는가.. 좋은 자리는 언감생심.. 합창석을 예매했다. 두 장. 유명한 오케에.. 상당히 대중적인 곡들이라서, 남편도 데리고 갈 만하겠다.. 생각했다.


공연전날.. 정말 화나는 일이 생겼다. 남편과 같이 공연을 가고 싶지 않게 되었다.. 까짓 표.. 한장 날리지 뭐.. 싶었다. 하지만.. 어찌어찌 하여.. 결국은 같이 가게 되었다. 늦을까봐 지하철을 타고.. 부랴 부랴 갔다. 콘서트홀을 메우고 있는 사람들.. 앙드레김도 있고, 아는 대학 후배도 있고, 잘 차려입은 아줌마 아저씨들.. 소위 접대관객들인가.. 뭐 하여간 사람이 많았다. 이 사람들.. 이 다 클래식 팬일리는 없겠지. 음악을 들으러 오는 건지. 공연 의식에 참여하러 오는 건지.. 나도 모르겠다.


무대에는 이미 단원들이 한 가득 앉아서 연습도 하고 악기도 보고, 이야기도 하고 있었다. 관객은 관객대로 단원들은 단원들 대로.. 그냥 자유로운 분위기... 생각보다 오케 단원 수가 많지 않았다. 뒤에서 봐서 그렇게 느껴진 걸까? 음.. 그런데.. 자리가.. 영.. 맘에 들지 않았다. 내 바로 앞에는 금관이 쭉 배치 되어있었다.. 그것도 튜바, 트럼본, 트럼펫... 그 옆엔 콘트라 베이스 군다.. 에고고..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제대로 듣긴 어렵겠다.. 싶었다.


로린마젤 할부지 등장. 인사 한번 하고 바로 시작. 첫곡은 드보르작의 사육제 서곡. 뭔가 했더니.. 많이 들어본 곡이다. 음.. 역시 대중적인 선곡. 나쁘지 않았다. 아니.. 괜찮았다. 뉴욕필이라더니.. 이름값을 하는군... 싶었다.


이어서 피아노가 들어오고, 빨간 드레스를 입은 조이스양(양희원)이 마젤과 같이 들어왔다. 드디어 시작한 라흐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너무나 아름답고 듣기 좋은 곡이라... 기대를 했는데... 우째... 상당히 산만하다. 피아노가 멀어서 그런가? 1바가 너무 먼가...? 뭐지? 뭐지? 더군다나... 고매한 관객들의 집요한 연주회 감상방해... 해도 너무한다. 특히 곡 중간 유명한 선율이 흐르는 부분의 엔딩부분.. 피아노가.. 아주 아주 조용히 엔딩을 하는 부분에서.. 들리는 잡음은 정말 견디기가 어려웠다.. 아.. 이 산만함이 관객들 탓인가...;;; 단체로 기침감기에 들린듯.. .기침소리도 끊이질 않고.. 음악에 집중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문제인가.. 아니면 다른 관객들이 문제인가...


피아노는 나쁘지 않았으나. 특별히 감동적이지도 않았다. 오케는 뉴욕필의 연주치곤 그저 평이했다. 그저 평이한 정도...를 기대한건 아니지만.. 내가 문제인가. 음악이 문제인가.. 모르겠었다. 몇번의 커튼콜이 이어지고. 빨간옷을 입은 20살의 아가씨는 쇼팽의 무슨 꿈..이라고 제목을 말하고는 앵콜을 시작했다. 잘 모르는 곡... 음.. 내가 잘 모르는 쇼팽의 피아노 곡도 있구나..;;; 쇼팽콩쿨 듣고 마스터 한 줄 알았는뎅... 역시 우물안 개구리에... 과문하기 이를 데없는.. ㅠㅠ


인터미션에 나가서 자판기 커피 한 잔 마셔주고. 들어왔다. 영웅.. 내가 언제 영웅을 들어봤더라? 수십년전이 아닐까.. 주선율도 생각이 안났다. 에라.. 들으면 기억나겠지 뭐.. 마젤이 무대에 나타나자 현이 악기를 올렸다. 마젤은 지휘단에 올라서자마자 지휘봉을 휘두른다. 아... 맞다. 이 멜로디. 이게 영웅 1악장이지... 친숙한 멜로디 친숙한 곡.  그런데.... 묘하게.... 산만하다. 왜 산만하지? 역시 관객탓인가? 아니.. 그건 아닌데.. 매끈한 현의 소리 (좋은 악기들임에 틀림없다.) 발군의 오보에 (중국아저씨 일까? 프로그램이 만원이나 해서 짜증나서 안샀더니 모르겠다.) 깔끔한 호른.. 뭐가 문젤까? 그리고 2악장. 역시 산만하다. 영웅의 이야기를 머리 속에서 떠올려 보려고 했다.. 이 부분은.. 아다지오이니.. 영웅의 어려운 시절을 그린 걸꺼야.. 그런데.. 도무지.. 어떻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 알 수가 없다. 그저.. 산만하다. 그리고는 이어지는 3, 4악장. 영웅은 성공을 한걸까? 영웅이 되긴 한건가... 4악장 마지막에선.. 약 5초간.. 졸립기까지 했다. 바로 피날레가 나와서...다행이었다.


뉴욕필... 잘하고 있는건가.. 아닌가.. 내가.. 음악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역시 박수가 이어지고. 갈 사람 나가고.. 몇명의 단원들이 보충되더니. 앵콜이 시작되었다.


첫곡은 바그너, 트럼펫 앞에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악보가 펼쳐져 있더라... 1막 Prelude C major. 워낙에 유명한 멜로디.. 살짝살짝.. 하모니가 깨진 듯도 들렸으나.. 뭐 앵콜이지 않은가. 금관도 약간의 삑사리가 있었으나.. 뭐.. 기본이 훌륭했다. 오보에는 역시 훌륭.. (난 모든 오케의 오보에가 좋다.. 그냥 오보에 자체가 좋은 건가..;;;;)


두번째 곡도 바그너, 악보에 뭐라고 쓰여 있는지 모르겠다. 음.. 반지 중 발퀴레, 3막 전주곡 발퀴레의 기행이다. 엄청 유명한 곡. 금관이 주선율을 이끌고 나가는데, 내 자리가 금관과 가까운지라.. 엄청나게 파워풀하게 들렸다. 정말 깔끔한 금관. 이런 곡은, 금관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오케가 연주하기엔 정말 부담스러운 곡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필의 금관은... 딱 이곡에 맞았다.


곡이 끝나자 뉴욕필은 더이상의 박수도 받지 않고 짐을 쌌다. 마지막곡의 선곡은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차게 끝나는 곡.. 좋은 인상을 받게 만드는 군..


높으신 관객분들이 차를 빼느라 고생하실 동안, 우리는 길을 건너 택시를 잡으려다.. 마을 버스를 발견. 타고 오다가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날씨가 엄청 추워져 있었다. 이번 뉴욕필의 공연은.. 바그너의 앵콜 곡들이 아니었다면.... 상당히.. 씁쓸할 뻔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6년 11월 12일 일요일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1/8)

http://blog.naver.com/shubbiss/20030398590

■ 마에스트로_ 유리 테미르카노프
러시아의 영예로운 국민 아티스트이자 세계 정상의 지휘자 유리 테미르카노프는 1938년 날칙에서 태어나 레닌그라드 음악원의 무신 교수에게서 오페라 지휘를 수학한 후 1965년 졸업 후 레닌그라드 말리 아카데믹 오페라 & 발레 극장(Leningrad Maly Academic Theatre of Opera and Ballet)에서 첫 데뷔 무대를 가졌다.

1968년부터 1976년까지 레닌그라드 필하모닉 협회 산하의 아카데미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면서 지휘자로서의 경력을 시작한 테미르카노프는 1976년부터 러시아의 권위 있는 키로프 오페라 극장(현재 마린스키 극장)의 예술 감독과 수석 지휘자로 재직하였다. 그의 재임 당시 무대에 올려진 “에프게니 오네긴” 등의 작품들은 극장 역사상 최고의 무대로 손꼽힌다.

1988년 20세기의 위대한 지휘자 에프게니 므라빈스키의 뒤를 잇는 후계자로 전설적인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前 레닌그라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 겸 상임 지휘자로 임명되었고 현재까지 교향악단의 명성을 확고하게 지켜오고 있다. 1995년부터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협회의 예술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1979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런던 로열 오케스트라의 수석 객원 지휘자가 되었으며 1992년부터는 런던 로열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로, 1994년부터는 드레스덴 필하모닉 협회의 수석 객원 지휘자로 활동하였다. 1998년에는 덴마크 국립 방송 교향악단의 수석 객원 지휘자로 임명되었으며, 2000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5대 교향악단 중 하나인 볼티모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로 활약해 오고 있다.

이밖에도 보스턴 심포니, 베를린 필, 뉴욕 필,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LA 필하모닉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였고 최고 권위의 오페라 제작에 참여하였으며 다수의 음반을 녹음하며 1988년부터 BMG Classics와 함께 작업하고 있다.

■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러시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교향악단으로 1882년 “궁정 음악 합창단”을 전신으로 창단되어 20세기 초에 이르러서야 대중들을 위한 연주회를 하게 되었다. 폴리나 비아르도, 클라라 슈만, 안톤 루빈스타인,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와 같은 역사적인 음악가들과 함께 연주하였으며 차이코프스키가 세상을 떠나기 6일 전 자신의 지휘로 직접 교향곡 6번을 초연하기도 하였다. 1910년대에는 러시아, 서유럽 음악을 집중 탐구하는 “Meetings of Musical News”, “Historical Concerts”에 참가하였다.

1917년 3월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은 국립 오케스트라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1921년 페트로그라드 필하모닉 협회에 소속되었다. 이 기간동안 에밀 쿠퍼, 알렉산더 글라주노프, 세르게이 쿠세비츠키와 같은 저명한 지휘자들이 거쳐갔고 해외 출신의 오스카 프리드, 프리츠 슈티드리, 오토 클렘페레, 에릭 클라이버 등이 지휘봉을 잡았다. 또한 바르톡과 오네거, 카젤라, 힌데미트 같은 유럽의 저명한 작곡가들이 지휘자로서 혹은 협연자로서 교향악단과 함께 활동하였다.

최초의 국립 오케스트라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은 ‘Academic & Honoured Orchestra of Russia’의 지위를 인정 받은 첫 교향악단이자 외국으로 연주 여행(1946년)을 간 러시아의 첫 교향악단이다. 1938년부터는 20세기를 장식하는 가장 위대한 마에스트로 중 한 사람인 에프게니 므라빈스키가 50여년간 상임 지휘자로 재직하였으며 역사적인 거장 레오나드 스토코프스키, 문쉬, 이고르 마르케비치, 코다이와 브리튼이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다.

1988년 므라빈스키 사망 이후 러시아 최고의 지휘자 유리 테미르카노프가 뒤를 이어 오케스라의 상임 지휘자로 임명되었다. 현재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은 세계를 무대로 유수한 국제 음악제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베를린 필, 빈 필,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 5대 교향악단의 하나로 인정 받고 있다.

■ 피아니스트_ 블라디미르 펠츠만
이 시대를 대표하며 그만의 독특한 음악세계와 끊임없는 실험정신으로 전세계 음악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펠츠만은 1952년 모스크바의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6세 때 피아노를 시작하였고, 11세 때 모스크바 필하모닉과 협연으로 데뷔했다. 1969년 모스크바 콘서바토리에 입학, 야코프 플리에르 교수의 지도 하에 피아노를 공부했고, 모스크바 음악원과 레닌그라드 음악원에서는 피아노와 더불어 지휘법도 공부했다. 1971년 파리의 롱-티보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이를 계기로 소련을 비롯하여 유럽, 일본 등지에서 연주여행을 하게 되고, 그 이후 무섭게 떠오르게 된다. 펠츠만은 이미 10대 때 많은 레퍼토리를 섭렵하였고, 그 때부터 자유롭고 개성 있는 해석으로 주목을 받았다.

1979년 소련 정부의 독재적인 문화적 통제에 대한 불만이 커짐에 따라 펠츠만은 음악적 자유를 위해 소련으로부터 다른 나라로의 이주를 신청하였다. 그 결과, 소련정부는 그가 공공장소에서 연주하는 것을 금지 하였고, 이어진 8년 동안의 투쟁과 예술계에서의 추방 기간을 거쳐 그는 결국 소련 정부로부터 다른 나라로 이주하는 것을 허락 받았다. 1987년 미국에 망명한 그는 그가 북미에서 처음 연주 한 곳인 백악관에서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같은 해, 그의 카네기홀 데뷔는 그를 미국 정상급 피아니스트로 입지를 굳히게 했다.

펠츠만의 레퍼토리는 바로크에서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방대하다. 그는 그의 음악적 일생을 바흐의 음악을 연구하는 데 쏟아, 뉴욕의 티쉬센터에서 바흐의 주요 건반작품들을 선보이는 연주회를 1992년부터 1996년까지 매년 4번의 시즌에 걸쳐 개최하였다. 또한, 그는 최근 프로젝트로 쇼스타코비치부터 현시대 러시아 작곡가 14명의 음악까지 현대 러시아 음악을 파노라마로 선보이는 시리즈를 펼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한 미국 정상급 오케스트라(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로부터 정기적인 초청을 받는 펠츠만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콘서트 시리즈와 뮤직 페스티벌에서 연주하고 있다.

펠츠만은 현재 뉴욕 주립대 피아노과 학과장이며 뉴욕 매네스 음대에서도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그는 피아노를 전공하는 학생들을 위한 1달 동안의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프로그램을 갖추어 전 세계 음악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뉴 팔츠 여름 피아노 페스티벌의 설립자이자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펠츠만의 음반은 소니 클래식, 뮤직매스터스, 멜로디야 레이블을 통해 출시되었다. 바흐 클라비어 곡으로 구성된 여섯 장의 음반, 베토벤 후기 피아노 소나타 다섯 곡, 슈베르트 피아노 독주곡, 쇼팽, 리스트, 브람스, 메시앙, 바흐, 쇼팽, 차이코프스키, 라흐마니노프, 프로코피에프 협주곡 등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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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코프스키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중 폴로네이즈
Tchaikovsky Polonaise from “Eugene Onegin”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
Tchaikovsky Piano Concerto No.1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5번
Shostakovich Symphony No.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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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근무를 하고.... 오후에 아산병원에 갔었다. 1년에 한번 있는 건강검진. 이번엔 내시경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었고.. 이왕이면 안아프게... 수면 내시경을 했다. 약간 정신이 없는 상태였지만.. . .시간도 넉넉하고, 집에와서 약간 휴식을 취한 후에 예당으로 지하철을 타고 출발했다.

 

시간도 알맞게 도착. 예약해 놓은 합창석 맨 앞자리에 자릴 잡았다. 악기 배치를 보니, 금관과 팀파니가 반대쪽 합창석 앞 (오른쪽 뒤)쪽에 배치되어 있었다. 소리가 왜곡되어 들릴 걱정은 좀 덜했다. 피아노 소리가 관에 묻히면 정말 죽음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상당히 안심이 되었다.

 

첫곡인 차선생의 예브게니 오네긴. 처음 듣는 곡이었지만, 역시 차선생의 곡 답게 듣기 편한 곡. 오케의 사운드는 첫 곡부터 화려했다. 역시 유명 오케는 다르군...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두번째 곡은 기대하던 차선생 피협1. 수없이 들었던 곡이지만, 사실 실황은 처음이었다. 이걸 들으려고 예매한 거나 마찬가지였으니... 블라디미르 펠츠만의 1악장 피아노는 힘찼고, 매끈했다. 귀에 익은 선율과 화음이 2, 3악장 까지 연결되면서 피아노는 점점 더 좋아졌고, 오케는 세련되고 파워플한 사운드를 계속 들려줬다. ... 멋지다.. 생각하면서 은근히 후반부의 쇼심5번을 기대하고 있었다.

 

인터미션에 뭘했더라... 그날은 정신이 몽롱했다. 피로가 엄청나게 몰려들고 있었던 것 같다. 보통은 나가서 자판기 커피를 사먹거나, 주차권을 구입하고, 집에 전화도 한통 해주고... 뭐 그런 일을 하는데.. 그날은 꼼짝을 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냥 좀 앉아서 프로그램을 읽다가, 눈을 감고 약간이라도 휴식을 취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잠은 아직 오지 않았고... 그냥 피곤했다.

쇼심 5. 저번 BBC가 왔을 때 피로를 못이기고 졸았던 기억에.. 오늘은 꼭 정신차리고 들어야지.. 생각하고 있었다. 1악장. 오케의 사운드는 정말 나무랄 데가 없었고. 곡은 아름다웠고 힘찼다. 그런데.. 내 정신은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역시 수면내시경의 후유증인가..... 계속 듣고 싶어하는 내 의지로 완전히 잠들지는 않게 했고, 오케의 멋진 사운드를 들리게는 했으나... 내가 들을 수 있는 것은 사... 였지, 심포니 5번이 더이상 아니었다. 곡의 맥락과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는 정신상태가 되지 못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곡은 끝났고, 환호, 박수... 이어지는 앵콜은 엘가와 프로코피에프의 로미오와 줄리엣... 이라고 했다. 두번째 앵콜은 많이 귀에 익은 곡. 정신이 워낙 혼미하여.... 오케가 완전히 퇴장하기전에 나와... 택시를 잡아탔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연주회장에서. 내 옆에는 50대 부부로 보이는 아저씨와 아줌마가 앉아이었다. 무심결에 들리는 대화 내용으로 미루어 보건데, 이 부부는 상당히 음악회에 자주 다니는 분들 같았다. 어디서 언제한 누구누구가 나오는 공연이 어쨌네 저쨌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난 오페라는 유치해서 싫어.. 뭐 그런 이야기도 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잠시 후..."유리 테미르카노프.... 유리가 성이야 이름이야?" ㅡㅡ;;; "유리가 성이지.(단호)" ".. 그렇구나. 유리가 흔한 성인가 보네, 그 나라는. 유리 바슈메트도 유리잖아." "그렇지" "그럼 블라디미르 펠츠만의 블라디미르도 성이네... 아 맞다. 아쉬케나지도 블라디미르지.." "블라디미르도 흔한 성인가 보네" "이 나라도 우리나라 처럼 성이 앞에 오는 구나"........... 할말이 없었다. 이 사람들이 나 재밌으라고 농담하는 건 아닐 테고.... 멀쩡한, 있어보이는 중년 부부가... 왜 이런.. 대화를....

 

그래도, 나름 스스로를 콘서트고어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결국 수면내시경의 기운을 못 이기고 혼미한 정신으로 후반부 공연을 망쳐버린 나에 비하면.. 그 부부.. 성과 이름이 어찌되었던, 음악을 맘껏 즐길 수 있었다면야... 쇼심 5번을 정신 차리고 즐길 수 있던, 성과 이름을 헷갈리던, 그 아줌마가... 정말 부러워 지는 저녁이었다.

2006년 11월 3일 금요일

헨델 <메시아> 원전연주회 - 제2회 서울국제고음악페스티벌 메인연주회

헨델 <메시아> 원전연주회 - 제2회 서울국제고음악페스티벌 메인연주회

일    시 : 11월 3일(금) 저녁 8시
장    소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헤이그왕립음악원 (Koninklijk Conservatorium)

네덜란드 윌리엄 국왕에 의해 1826년에 설립된 헤이그왕립음악원은 세계 최고, 최대 규모의 資슭?학교로, 그 역사적 전통은 물론 클래식 음악의 출발지인 유럽의 중심에서 깊이 있는 학문의 탐구와 과학적인 분석, 실용적인 응용에 까지 다양한 커리큘럼을 통해 세계 최정상의 고음악 교육 기관으로 전 세계에 많은 예술인을 배출하였다.

음악 역사상 최고의 첼리스트 10인으로 꼽히는 안너 빌스마, 쿠이켄 형제, 암스텔담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수장 톤 쿠프먼, 그리고 최근 내한 연주회를 갖었던 잉글리쉬콘서트의 앤드류 맨쯔 등 당대 최고의 연주자가 헤이그왕립음악원 출신이거나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 함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헤이그왕립음악원은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고음악이 가진 깊이와 감동을 전하는 메신저로서 그 역할을 다할 것이다.


지휘 - 자크 오그 (Jaque Ogg)

하프시코디스트이자 포르테피아니스트이자 또한 지휘자. Gramaphone, Accent, Harmonia Mundi, Channel, Arkiv, Sony, EMI, Philips, Glossae등 유럽의 고음악 주요 음반사에서 만날 수 있었던 Jacques Ogg는 세계 정상급 바로크 오케스트라 Lyra Baroque Orchestra의 디렉터이며, 헤이그 왕립음악원의 교수이다.


악장 – 카티 데브렛제니 (Kati Debretzeni)

소프라노 – 에스더 에빈게 (Esther Ebbinge)

카운터 테너 – 피터 드 그루트 (Peter de Gro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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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아의 리뷰를 다 썼었는 줄 알았는데... 음.. 이제야 쓰게 되는군..)


위에서 추가한다면, 테너는 박승희씨였다는 것... 또 한분은 한국분인데 이름이 기억 나지 않지만, 정말 멋진 목소리를 가진 분이었다.


메시아... 중학교 때.. 메시아 테이프가 있었는데, 내가 산 것 같진 않았고 아마 큰오빠가 어디서 사온 것을 내가 맘에 들어서 계속 들었던 것 같다. 나름대로 메시아 전곡의 가사도 있었고... 지금은 그 테이프가 없어져서... 다시 찾아볼 수도 없고 그게 누구의 연주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난 정말 헨델의 메시아가 마음에 들었었다. 테이프가 거의 망가지기 직전까지 반복해서 들었고 몇몇 곡은 따라 부르면서... 들었었다. 그 땐 미션 스쿨에 다녔고, 종교에 관심도 많았었고... 그래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곡 자체가 워낙 훌륭한 것은 사실인 듯 하다.


이번엔 원전연주로 감상을 한다. 원전악기로. 메시아를.. 헨델이 생각하던 그 음악이 될까... 기대를 했다. 슈클에서 공동구매한 티켓의 합창석을 구매했다. 성악곡을 합창석에서 듣는 것이 얼마나 무리한 짓인지 알면서도... 티켓값의 압박으로 결국 합창석을 신청하고 말았다. 뭐.. 악기 구경하기엔 합창석만한 자리도 없다.. 생각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티켓창구에서 표를 받았는데... 음... 이상하다.. 합창석이 아니라 1층이었다. 내가 분명히 합창석을 부탁했는데....하면서. 에라 모르겠다. 입장을 했다.


자리에 앉아서도.. 분명히 합창석이었는데.. 라는 생각에.. 불안불안.. 결국 다시 창구로 가서 물어보고야 말았다. 저.. 혹시 표를 잘못 주신것 아니신가요? ... 아.. 업그레이드 해주신거에요?... 겨우 안심하고는 자리로 돌아왔다. 주위를 둘러보니, 객석이 반 정도 찰것으로 대충 예상... 앞의 R석으로 이동이 가능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이 꺼지자 마자... 잽싸게 앞으로 이동.. 상당히 무대에서 가까운 자리에서 전곡을 감상할 수 있었다. 야호!


피치가 상당히 낮은 듯 했다. 원전연주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졌던 걸까? 어쨌거나.. 피치는 상당히 낮았고. 하프시코드와 챔발로가 동시에 연주되는 것도 신기했다. 원래 악보가 그런걸까? 오케스트라는 완전히 헤이그 왕립음악원오케는 아닌 듯 보였다. 저번의 카메라타 안티구아 서울의 낯익은 얼굴들이 몇 있었다. 합창단은 모두 백인들이니.. 그쪽 사람들이 맞는 듯했다.


메시아의 곡은 역시 훌륭했고, 아름다왔고, 몇몇 곡은 따라 흥얼거리고 싶을 정도로 친숙했다. (내 옆의 아줌마는 실제로 흥얼거리는 걸.. 내가 째려봐줬다...) 4명의 솔리스트 성악가들도 멋졌는데. 카운터 테너인 피터 드 그루트는 신기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 목소리는 아름답다기 보다는 남자의 가성 느낌인 목소리였는데... 이는 옛날의 카스트라토와는 많이 다른 소리일 듯 했다. 소프라노 에스더 에빈게의 노래도 아름다왔고... 가끔 합창을 할때 따라부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메시아를 즐기고 있는 듯했다. 박승희씨는 월요일 몬테베르디에 이어.. 두번째. 또다른 분...의 목소리는 정말 좋았다. 낮지만 맑은 목소리.


인터미션을 포함... 연주는 거의 11시가 되어서야 끝났다. 앵콜은 물론 없었다. 난 은근히 할렐루야를 기대했지만.. 이미 너무 늦은 시간이었던 듯하다.